국내 섬유기업들은 수익성 악화가 심화되고 있다.
국내기업들은 AN(Acrylonitrile), CPL(Caprolactam), MEG(Monoethylene Glycol), PTA(Purified Terephthalic Acid) 등 합섬원료 가격이 상승했으나 폴리에스터(Polyester), PA(Polyamide), 아크릴(Acryl) 등 합성섬유에 가격을 반영시키지 못해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폴리에스터 섬유는 장섬유가 주로 범용이며 단섬유가 산업용으로 사용됨에 따라, 특히 장섬유 생산기업들이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폴리에스터 장섬유 생산량은 2015년 79만6247톤으로 대한화섬 10만800톤, 휴비스 6만4800톤, 코오롱패션머티리얼 7만9200톤, 효성 5만9033톤, 롯데케미칼 3만2898톤, 성안합성 7만5800톤, 도레이첨단소재 4만2626톤으로 파악된다.
단섬유는 65만5950톤으로 휴비스 39만6000톤, 도레이케미칼 18만7950톤, 태광산업 7만2000톤이며 휴비스가 압도적으로 생산량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PA 섬유는 크게 의류용, 카펫 및 커튼 등 생활제품용, 에어백 및 타이어코드 등 산업용으로 구분되며 생산량은 2015년 20만4819톤으로 코오롱패션머티리얼 4만8600톤, 효성 9만1860톤, 롯데케미칼 1만899톤, 태광산업 4만5360톤으로 나타났다.
아크릴 섬유는 스웨터, 스포츠, 원피스 등 의류용으로 사용되며 폴리에스터 채용에 밀려 생산량이 2006년 252만톤에서 2008년 187만톤으로 급감했으며 2015년 기준 181만톤을 생산한 것으로 파악된다.
폴리에스터, 원료가격 반영했으나…
폴리에스터 섬유는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국내 합성섬유 수요비중은 폴리에스터 섬유가 70%, PA 및 아크릴 섬유가 30%를 차지하고 있다.
폴리에스터 섬유는 다른 합성섬유에 비해 원료가격이 낮고 범용성을 가져 의류, 비의류 구분하지 않고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그동안 저가공세를 앞세운 중국·인디아산 유입이 확산되는 가운데 원료가격 상승까지 겹치며 수익성 악화가 심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원료인 PTA와 MEG의 가격이 폭등함에 따라 원사 가격을 2016년 12월부터 2017년 3월까지 매월 kg당 100원씩 인상했다.
PTA 가격은 2016년 11월 톤당 705달러, 12월 741달러, 2017년 1월 770달러, 2월 781달러로 4개월 동안 76달러 상승했다.
원료인 P-X(Para-Xylene) 가격의 상승과 중국의 정기보수 일정까지 겹쳐 상승세를 지속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P-X는 2016년 11월 909달러, 2017년 2월 1030달러로 100달러 이상 상승했다.
MEG도 2016년 11월 845달러, 12월 1016달러, 2017년 1월 1083달러, 2월 1088달러로 4개월 동안 243달러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관계자는 “원료가격 상승세에 맞추어 원사가격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의류기업들이 시장 침체를 이유로 거부감을 표하고 있어 마진을 개선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휴비스, 중국 증설로 폴리에스터 수익 악화
휴비스는 중국이 2013년부터 폴리에스터 섬유를 증설함에 따라 영업실적에 직격탄을 맞았다.
휴비스는 2016년 매출이 1조1435억원으로 전년대비 5.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51억원으로 55.1% 격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의 91%를 폴리에스터 섬유에 의존하고 있는 가운데 원료가격 상승과 의류기업들의 경영 악화로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휴비스는 폴리에스터 단섬유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수익성 개선을 위해 고부가제품 개발이 요구되고 있으나 신규사업을 추진하지 않고 있어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
휴비스 관계자는 “신규사업을 추진할 계획이 없다”며 “주력 사업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휴비스는 신규사업이었던 접착제 소재 LMF(Low Melting Fiber)가 경쟁기업들의 신규증설로 공급과잉 상황을 맞아 영업실적이 악화된 바 있다.
코오롱패션머티리얼, 2017년 감산 안한다!
코오롱패션머티리얼은 중국으로부터 폴리에스터 원사 주문이 늘어나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은 강력한 환경규제 정책을 통해 석탄 채굴을 제한함에 따라 PTA와 MEG 가격이 상승해 폴리에스터의 마진이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산 폴리에스터는 한국산보다 10-20% 가격이 낮았으나 2016년부터 MEG 가격이 급등해 코스트 경쟁력이 하락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코오롱패션머티리얼 관계자는 “수입제품 가격이 올라가면 수요기업들이 한국산 채용을 확대할 것”이라며 “2017년 수출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생산량을 감축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폴리에스터 공급과잉이 심화됨에 따라 2017년 생산량 20%를 감산할 계획이다.
인디아는 최근 폴리에스터 증설을 추진하고 있지만 대부분 내수 충당용이어서 아시아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판단된다.
코오롱패션머티리얼은 폴리에스터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지만 코오롱인더스트리가 타이어코드 등으로 고부가화함에 따라 수익성 악화를 상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효성, 원사 수익성 악화로 고부가화 추진
효성은 폴리에스터 장섬유 생산량이 국내 4위에 달하는 가운데 원료가격 상승으로 섬유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016년에도 고부가화 섬유제품으로 수익성을 개선해 매출 11조9291억원, 영업이익 1조163억원을 달성함으로써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계 시장점유율 32%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스판덱스(Spandex)가 섬유부문 수익성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효성의 스판덱스 브랜드 「크레오라」는 DuPont이 개발한 「라이크라」보다 점유율이 2배 수준 높을 정도로 장악력이 막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 관계자는 “중국산 스판덱스가 저가 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효성은 가격과 품질에서 우위를 차지해 2010년부터 세계시장 1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타이어코드 시장에서도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해 범용 섬유사업의 적자를 상쇄하고 있다.
타이어코드는 타이어 내부를 보완하는 섬유로 고온·고압을 견딜 수 있는 강도와 안전성을 갖추어야 하기 때문에 폴리에스터, PA, 아라미드(Aramid) 등이 투입되고 있다.
효성은 1978년 독자기술 개발에 성공했고 2000년 초반 기술력을 인정받아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효성 관계자는 “수요기업들이 직접 타이어코드를 생산하기도 하지만 효성은 원료부터 생산까지 수직계열화가 가능해 코스트 경쟁력이 월등히 높다”고 강조했다.
PA, 고부가제품 투입이 답이다!
PA 섬유는 저렴한 폴리에스터가 범용제품 시장을 잠식해 수익 창출이 어려운 것으로 파악된다.
폴리에스터 섬유는 기능성이 PA보다 낮지만 가격이 50% 수준으로 저렴하고 첨가물 혼합 및 코팅 등 후처리를 통해 비슷한 품질을 구현할 수 있다.
이에 따라 PA 섬유는 대부분 폴리에스터 섬유로 대체돼 강도와 흡습성을 요구하는 기능성 의류 등 고가제품에만 채용되고 있다.
PA 섬유는 내구성과 흡습성이 우수해 점퍼 및 아웃도어용 의류에 많이 투입됐으나 최근 아웃도어 시장 침체로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
PA 섬유는 원료 CPL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수익이 악화돼 이중고를 겪고 있다.
CPL 가격은 2016년 11월 톤당 1666달러, 12월 1850달러, 2017년 1월 2368달러, 2월 2388달러로 4개월 동안 722달러 폭등했다.
PA 생산기업들은 2월 판매가격을 인상할 계획이었으나 구체적인 일정과 인상폭을 밝히지 않고 있다.
PA는 섬유용 수익성이 악화됨에 따라 고부가제품에 투입을 확대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2016년 11월23일 베트남 소재 타이어코드 공장을 신규건설했으며, 효성은 PA를 타이어코드에 투입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다.
아크릴섬유, 고부가제품 상용화 “난관”
아크릴 섬유의 고부가제품인 탄소섬유는 상용화가 무의미해지고 있다.
탄소섬유는 아크릴 섬유를 고온에서 소성해 생산하는 고부가 산업용 섬유로 효성과 태광산업이 섬유 고부가화의 일환으로 상업생산하고 있으나 일본산이 장악하고 있어 수요가 부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탄소섬유는 자동차, 우주·항공 분야에서 채용되고 있으나 일본산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요가 많은 자동차용 소재 시장에서도 국산이 외면당하고 있어 품질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국내 자동차기업 가운데 국산 탄소섬유를 채용하고 있는 곳은 전무하며 아직 품질 테스트만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탄소섬유 시장은 공급량이 10만톤에 달하는 가운데 수요가 5만톤에 불과해 공급과잉이 극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한 자동차, 압력용기 및 플라스틱 보강제 탄소섬유는 제조코스트가 높아 수익 창출이 어려운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태광산업은 장기적으로 범용 탄소섬유가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생산비용을 낮추기 위한 R&D(연구개발)를 이어간다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태광산업은 탄소섬유 생산능력이 1500톤에 달하지만 실제 생산량은 40-50% 수준이며 10%는 연구개발용으로 투입하고 있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탄소섬유는 판매보다 R&D를 통해 코스트를 절감하고 품질을 개선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효성은 수익성이 좋은 우주·항공분야에 탄소섬유 공급을 시도하고 있으나 시장진입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우주·항공분야에 탄소섬유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기술인증이 필요하고 고급 그레이드를 생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요기업이 원하는 수준의 고급 그레이드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전용 생산라인이 필요하지만 효성은 전용 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관계자는 “국내 탄소섬유 생산기업들은 전용 생산라인을 갖추지 않았다”며 “전용 생산라인이 없으면 고급 그레이드를 생산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