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사드 보복이 석유화학으로 확대되지는 않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보복이 전략적 실수라는 주장과 한반도 전략의 일환이라는 주장이 충돌하고 있다.
중국이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그룹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는 가운데 3월 중순에는 석유화학까지 보복의 손길을 뻗치는 것이 아닌지 긴장했으나 이후 별다른 변화가 감지되지 않아 석유화학으로 확산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중국이 일시적으로 한국산 석유화학제품 구매를 중단함으로써 간접적으로 압력을 행사하는데 그친 것인지, 아니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석유화학으로까지 확전을 준비하고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
중국이 공급부족으로 수입이 불가피한 석유화학으로 보복을 확대할 의지는 없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이지만 아시아 석유화학제품 수급에 따라서는 언제든지 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측면에서는 주의와 함께 철저한 대책이 요구된다.
폴리머는 수급에 따라 언제든지 수입을 중단할 수 있고 중국이 롯데케미칼이 수출하는 PP에 대해 구매를 중단했다는 설이 파다하게 퍼지고 있다. 모노머 역시 당장은 대체가 불가능하고 수입을 중단하면 중국의 피해가 매우 클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함부로 보복 대상으로 삼지는 않겠지만 3월 중순과 같이 일시적으로 한국산 구매를 중단할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그렇다고 LG화학, 롯데케미칼 등이 추진하고 있는 에틸렌, 프로필렌 증설을 통해 범용 석유화학제품 생산을 확대하는 것은 아무런 대응책도 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중국에게 꼬리를 잡힐 가능성이 크다는 측면에서 중국의 어떠한 대응에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고부가가치 그레이드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일본이 중국과 분쟁을 겪을 때 처음에는 크게 당황했으나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던 것도 중국이 수입하지 않고서는 어찌할 수 없는 차별제품을 중심으로 생산체제를 전환했고 전자, 자동차, 신에너지 소재는 일본이 글로벌 시장을 장악함으로써 중국의 견제에 크게 신경 쓰지 않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근본적인 문제는 중국의 한반도 전략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하는 문제로 요약된다.
황병태 전 중국대사는 중국이 사드 갈등과 관련해 한국에 경제적 보복조치를 취하는 것은 전략적 실수라는 견해를 피력했다고 한다. 한국산을 수입한 후 70%는 가공을 거쳐 미국, 유럽 등으로 수출한다는 측면에서 무역보복에 따른 경제적 피해는 중국이 더 크고, 더군다나 사드 배치는 한국의 사활적 이익이 달린 문제여서 중국의 압박이 강해도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중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미국의 중국 포위 전략으로, 한반도에 대한 사드 배치를 필두로 일본의 사드에 요격미사일을 장착하고 필리핀에까지 사드를 배치할 것으로 판단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념할 대목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중국이 한반도의 군사적 균형을 맞추기 위해 북한이 핵미사일을 개발하고 ICBM 발사에 성공토록 암암리에 도와주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경제력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 한국을 견제하면서도 일본과 미국의 태평양권 방어망을 무력화시키거나 최소한 위협적 존재로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UN의 북한제제에 동참하면서도 북한의 활로를 열어주는 이율배반적 행동에 나서는 까닭이라는 것이다. 미국이 보복에 나설 것을 충분히 감지할 수 있는데도…
중국의 한반도 전략을 냉철히 간파함과 아울러 중국의 보복에 의연히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는 각고의 노력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