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화학물질은 특허 심사통과 제한이 요구되고 있다.
유해화학물질의 특허는 인체에 대한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출원이 거절된 사례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파악됨에 따라 특허심사 과정에서 인체 유해성을 고려해 출원을 제한하는 제도적 장치가 요구되고 있다.
화학물질은 사용목적 및 용도에 따라 다수의 정부부처에서 소관업무별로 관리하고 있어 사고 예방·대처가 미흡했으나 최근에는 화학물질평가법(화평법)·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시행으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화관법은 유해화학물질을 유독, 허가, 제한, 금지, 사고대비 물질 등으로 구분하고 생산, 수입, 판매, 보관·저장, 운반·사용을 단계별로 규제하고 있다.
아울러 유독물질의 생산·판매는 환경부 허가가 필요하며 금지물질은 시험·연구·검사용에 한해 제한적으로 사용을 허용하는 등 엄격한 관리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화학물질 특허 심사에서는 그동안 무분별한 출원이 지속되고 있어 규제 강화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허청 따르면, 화관법의 유독·금지물질에 해당하는 화학물질을 사용한 특허출원 신청은 1997-2016년 약 2만3692건에 달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유독물질 2만3469건, 금지물질 223건으로 생명공학, 의약·화장품, 유무기화합물, 고분자 등 화학 관련 특허출원 29만2145건 가운데 8.1%를 차지하고 있다.
특허법 32조는 공중 위생을 해치는 발명의 특허등록을 거절하도록 규제하고 있으나 유해화학물질 심사에는 적용되지 않아 무분별한 출원이 잇따르고 있다.
가습기살균제의 원료로 투입된 PHMG (Polyhexamethylene Guanidine), PGH(Phosphorescence Green Host), CMIT(Chloromethyl Isothiazolinone), MIT(Methyl Isothiazolinone) 관련 특허출원은 569건이었으며 SK케미칼의 CMIT, MIT 살균제 특허출원도 101건에 달했다.
하지만, 특허등록이 거절된 사례는 20년 동안 총 30건으로 식품 24건, 생명공학 6건 등에 불과하며 유해화학물질과 무관한 분야의 출원이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화학물질을 특허로 출원하면 심사 과정에서 유해성·위해성과 관련해 환경부 등 관계기관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며 “유해화학물질 특허심사를 강화하도록 특허법 개정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특허청은 화평법·화관법 시행으로 유해화학물질의 인체 위해성이 문제시되면 환경부가 지정한 전문시험기관에 대한 의견문의 절차, 위해성 정보 공유 등을 심사단계에 추가함으로써 특허 등록요건을 강화하고 있다.
은나노물질은 인체 위해성이 밝혀짐에 따라 특허출원이 급감한 사례로 주목되고 있다.
은나노물질은 살균, 멸균, 항균이 뛰어나 생활용품에 광범위하게 사용됐으나 인체에 침투하면 유해인자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특허등록이 불가하도록 규제되고 있다.
의류, 신발, 세탁기, 젖병, 치약, 칫솔 등 생활용품에 은나노물질을 적용한 특허출원은 2005년 112건에서 2013년 2건으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과거에는 화학물질의 인체 위해성 입증이 어려워 특허등록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쉽지 않았으나 화평법·화관법 시행으로 특허 등록요건이 강화돼 특허 제한에 대한 인식도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화학물질 적용제품에 관한 특허출원은 전문기관이 인체 위해성 여부를 확인하고 위해성이 밝혀지면 특허출원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