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석유화학 메이저들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체질을 대폭 강화하고 포트폴리오를 개혁하는 것이 요구되고 있으나 최근 영업실적 호조에 안주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아시아 석유화학시장에 저가 중동산이 유입되고 미국 셰일가스(Shale Gas) 베이스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나 과감한 사업재편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일본은 2015년 일부 메이저들이 구조조정을 시행했으나 올레핀(Olefin) 사업체질이 아직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플랜트의 노후화와 엔지니어링의 고령화가 해결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석유화학제품은 대부분 국가 안전상 자급이 불가피한 만큼 산관이 협력해 서플라이체인을 최적화하기 위한 사업재편이 요구되고 있다.
에틸렌-PE 현물가격 “역전현상”
에틸렌(Ethylene)과 PE(Polyethylene) 현물가격은 2015년부터 역전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PE는 원료인 에틸렌 가격에 가공 코스트 및 마진을 추가해 가격을 형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2015년 상반기부터 동남아시아 현물가격이 에틸렌을 하회하거나 마진이 대폭 악화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레핀 생산기업들은 사상 최대의 영업실적을 올리고 있다.
2014년 타이완 플랜트 트러블에 따른 가동중단 장기화로 에틸렌 수급이 타이트해져 시세가 급등했기 때문으로, 싱가폴 스팀 크래커의 트러블 및 화재 발생과 중국에서 2015년부터 가동 예정이었던 석탄 베이스 대형 MTO(Methanol to Olefin) 설비의 가동이 대폭 지연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CTO(Coal to Olefin) 플랜트는 2017년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할 예정이나 중국 경제 침체에 따라 수요가 부진하고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대에서 50달러를 수준으로 폭락했기 때문에 채산성이 악화돼 가동시기가 불투명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 셰일가스 베이스 올레핀 플랜트도 비슷한 이유로 경쟁력이 떨어져 가동개시가 대폭 지연되고 있다.
그러나 2016년 OPEC(석유수출국기구) 회원국들이 러시아 등 비회원국과 함께 8년만에 감산에 합의함에 따라 셰일가스 베이스 올레핀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수요 맞춤형 생산으로 수익 안정화
최근 세계 에틸렌 수급이 타이트한 상태를 나타내고 있는 것은 일시적인 것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일본은 2015년 에틸렌 생산능력이 658만8000톤으로 2016년 에틸렌 및 PE 수출량 약 100만톤이 0이 됐다고 가정하면 가동률이 85%로 떨어지고 고정비 부담이 가중돼 채산성이 급격히 악화하는 생산기업이 속출하기 때문에 일본 화학기업들은 수출 제로 상황에서 수익을 유지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Mitsubishi Chemical(MCH)은 2014년 Kashima 소재 에틸렌 39만톤 크래커 가동을 중단했으며 Asahi Kasei Chemicals(AKC)은 2016년 2월 Mizushima 소재 44만톤 크래커를 폐쇄했다. Sumitomo Chemical(SCC)도 2015년 38만톤 크래커 가동을 중단했다.
그러나 대부분 에틸렌 수요 감소에 대한 대응책이 불충분해 엔화 강세에 따른 범용 유도제품의 수입 증가에 대비하는 것이 요구되고 있다.
현재 트럼프노믹스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에 따라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반동으로 엔화가 강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석유화학 메이저들은 2016년 영업실적 호조로 풍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나 수요에 맞는 생산체제를 정비함으로써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석유정제와 수직통합 가능성
일본기업이 구입하는 나프타(Naphtha) 가격은 수입 나프타 가격을 베이스로 포뮬러를 통해 일률적으로 결정된다.
석유기업의 원가와 연관돼 있지 않고 나프타 생산기업간 경쟁이 없어 시장 원리가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코스트 절감 노력의 필요성이 의문시되고 있다.
또 RING(석유 컴플렉스 고도통합 운영 기술조합), 정유산업 구조개선 사업 등을 통해 체질이 강화되고 코스트 절감을 위한 신기술이 탄생으나 각각 독립된 개별기업이기 때문에 완전한 일체운영, 원료 믹스의 최적화, 재고 압축면에서 한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코스트 절감을 목표로 과감한 통합효과를 내기 위한 최종적인 솔루션은 나프타 생산기업과 에틸렌 크래커간 장벽을 제거하는 것이 요구된다.
Tonen Chemical, JX에너지는 이미 일체화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에서 우위에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세계적으로도 대형 에틸렌 크래커는 대부분 ExxonMobil, Shell, Sinopec, Sabic, Reliance 등 종합 에너지기업이 보유하고 있으며 일본은 석유정제기업들이 경제산업성의 정책에 따라 종합 에너지 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체제를 구축하고 있어 에틸렌 생산기업의 통합에 따른 시너지가 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플랜트 노후화 대책도 시급…
일본은 에틸렌 크래커 대부분이 1960년대 후반에서 1970년대 전반에 건설돼 가동개시로부터 50년 이상 경과한 것이 많아 노후화에 따른 트러블 발생이 늘어나고 있으며 유지·보수비용도 가중되고 있다.
TPM(Total Productive Maintenance) 등 기존 설비 보전 시스템이 현재 상황에 적합하지 않게 된 점도 하나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플랜트 노후화와 마찬가지로 작업자의 고령화도 심화되고 있다.
일본은 저출산·고령화에 따라 1999년 노동인구가 감소세로 전환했으며 2035년에는 인류 역사상 최초로 인구의 20%가 75세 이상인 초고령화 사회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디아 및 브라질의 석유화학 플랜트는 외국인 노동자가 많기 때문에 사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일환으로 컴퓨터를 활용한 자동화가 진전되고 있으며 설비 보전 시스템도 일본에서 아직 매뉴얼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반면 전자화가 진전되고 있다.
최근 해외에서는 컴퓨터를 이용해 일원 관리하는 CMMS (Computerizing Maintenance Management System)가 일반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아울러 석유화학산업이 글로벌화됨에 따라 발전형인 설비자산관리(EAM) 시스템이 발전설비, 석유 정제설비, 터널, 교량 등 공공시설 분야에 채용되고 있다.

IoT·AI 시대에 맞는 협업 필요
일본은 에틸렌 제조 코스트가 중국 등에 비해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15년 이래 싱가폴에서 Shell, ExxonMobil의 공장에서 설비 트러블이 잇따르고 일본에서 생산 차질이 발생함에 따라 코스트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플랜트가 노후화하는 가운데 인적 자원도 고갈되고 있어 EAM 도입 등이 시급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본은 연료유 평가가 높아 용역비가 경쟁국가에 비해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석유정제와의 일체화에 따라 원료를 다양화하며 코스트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요구되고 있다.
AI(인공지능) 기술 도입도 요구되고 있다.
석유화학 플랜트에는 운전 제어를 위해 DSC(분배 제어 시스템)를 채용하고 있으며 각 공정에 상당수의 디바이스를 설치하고 있다.
기존에는 공정마다 입력 모듈에서 출력 모듈로 정보가 송신되고 출력기기로 원료 및 용역 유량, 압력, 운전 온도가 설정된 프로그램을 통해 제어가 이루어졌다.
앞으로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위험 예지, 기기의 효율 저하 방지, 최적조건에서의 운전 지원 등이 이루어질 것으로 파악된다.
생산현장의 인력부족 문제가 심화되고 있어 AI 기술을 실용화하는 것이 시급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석유화학 플랜트의 위험 예지 등에 관한 AI 기술은 숙련 작업자 수준에는 미치지 않으나 외국인 노동자가 많은 해외의 플랜트에서는 채용이 조속히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안전문제 등에 따라 방대한 데이터 분석이 필요하고 개발을 위해 상당의 리소스를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관련기업간 협업이 요구되고 있다.
서플라이 체인 공유화로 코스트 절감
석유화학기업들은 원료, 중간제품, 완제품, 패키지 등 물류에 관한 서플라이 체인을 공유화함으로써 코스트 절감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품질 스펙이 비슷하기 때문에 가스, 액체, 모노머 등의 스와프가 이전부터 이루어지고 있다.
탱커 등의 대여도 빈번히 이루어지고 있으나 해운기업 수, 선박 수가 여전히 많기 때문에 석유·석유화학기업 주도로 공동운항을 통해 합리화를 도모할 여지가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에틸렌, 프로필렌 등은 운전조건을 바꾸고 원료도 변경해 수요에 맞는 생산을 실시하고 있으나 C4 유분 이하는 부산물이기 때문에 수요에 맞게 공급되고 있지 않다.
생산계획에 C4 이하 유분의 수요를 반영하고 있는 사례도 적어 유도제품 생산기업의 잉여재고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타디엔(Butadiene) 등은 가격이 급등락하며 국제유가 변동에도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C4 유분 이하의 마진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에틸렌, 프로필렌 이외 유분 수요도 종합적으로 반영해 유도제품 생산기업과 함께 생산계획을 세우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추출공법 부타디엔은 공급부족에 빠질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합성공법 등 추출공법 이외의 부타디엔 제조기술은 실용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으나 상업화에는 큰 리스크가 수반된다.
Mitsubishi Chemical, Asahi Kasei Chemicals 등은 현재 상업화 기술을 완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스크를 최소화하며 기술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리파이너리를 포함한 관련기업들이 상업화 개발을 추진하는 것이 효율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하나 기자: lhn@chemlocus.com>
표, 그래프: <동남아의 에틸렌 및 PE 현물가격 변화(2016), 일본의 에틸렌 생산능력(2017), 국제유가 변화(2014-2016), 글로벌 LiB 시장동향, 일본의 석유정제 사업재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