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가 석유화학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사우디는 2015년 기준 원유 확인매장량이 세계 전체의 15.7%를 차지해 글로벌 2위를 달리고 있으나 GDP(국내총생산)는 20위 안팎에 머물고 있다.
GDP 성장률은 2010년부터 4%대를 유지하고 있으나 2014년 중반 이후 국제유가가 폭락하면서 재정수지가 적자로 전환되는 등 각종 경제지표가 악화되고 있다. 세입의 대부분을 원유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사우디의 GDP 성장률이 2015년 4.1%에서 2016년 1.4%로 하락한데 이어 2017년 0.4%에 그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우디는 석유 의존도를 낮추면서 산업을 부흥시키고 재정수입을 다원화하기 위해 석유화학 다운스트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비전 2030」으로 경제·사회 개혁 추진
사우디는 2015년 1월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국왕이 서거하고 이복동생인 살만 왕세자가 국왕으로 즉위한 이후 정치·경제 개혁을 급속히 진행하고 있다.
2016년에는 취임 20년이 넘은 알리 알 나이미 석유광물자원부 장관 후임으로 칼리드 알 팔리 보건부 장관을 기용하는 등 내각을 대대적으로 재편했으며 석유광물자원부는 에너지산업광물자원부로 명칭을 변경했다.
알 팔리 장관은 에너지산업광물자원부와 아람코(Saudi Aramco) 회장직을 겸임하고 있으며 살만 국왕의 아들로 대담한 정치·경제 개혁을 이끌고 있는 무하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가까운 관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빈 살만 왕세자는 31세의 젊은 나이로 왕세자 책봉과 동시에 연이어 파격적인 정책을 내놓아 주목받고 있으며 석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경제·사회발전 계획 「비전 2030」을 주도하고 있다.
비전 2030은 활기찬 사회(A Vibrant Society), 번창하는 경제(A Thriving Economy), 야심찬 국가(An Ambitious Nation) 등 3개 주제로 구성돼 있다.
최소 주1회 운동하는 인구 비율을 13%에서 40%로, 기대수명을 74세에서 80세로, 여성의 노동 참여비율을 22%에서 30%로, GDP의 비석유 비중을 16%에서 50%로, 비석유 재정수입을 1630억리얄에서 1조리얄로, 전자정부지수 순위를 36위에서 Top5로 개선하는 등 광범위한 경제·사회 분야에서 다양한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비전 실천방안은 정부조직 개편 지속, 재정균형, 효과적인 프로젝트 관리, 규제 재검토, 합리적 성과평가 시스템 구축, 국부펀드 개혁, 국가 운영방식의 대전환, 민영화 추진 등으로 주제에 따라 프로그램을 구체화하고 있다.
아람코는 석유 이외 부문에서도 글로벌화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해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전략적 변혁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지분 5%를 기업공개(IPO) 형식으로 매각하는 방안을 포함하고 있다.
아람코는 자체 기업가치가 2조-3조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어 IPO가 1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운스트림 강화로 공급과잉 축소
사우디는 터키, 이란에 비해 10년 이상 뒤처져 1985년부터 에틸렌(Ethylene)을 생산하기 시작했으나 Sabic이 유럽 및 미국 메이저와 잇따라 합작을 진행함에 따라 중동 최대의 석유화학 생산대국으로 부상했다.
석유화학제품 생산능력은 2016년 기준 에틸렌 1700만톤, 프로필렌(Propylene) 740만톤, LDPE(Low-Density Polyethylene) 530만톤, HDPE(High-Density PE) 580만톤, PP(Polypropylene) 650만톤, EG(Ethylene Glycol) 760만톤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2014년 기준 공급과잉이 LDPE 350만톤, HDPE 400만톤, PP 470만톤, EG 630만톤에 달했으며 LDPE는 생산량의 80%, HDPE와 PP는 90%, EG는 98%를 수출하고 있다.
사우디는 에틸렌 생산능력을 2005년 700만톤에서 2011년 1400만톤으로 급속히 확대한 이후 생산 증가율이 크게 둔화되고 있으며 프로필렌도 비슷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2016년 가동한 Sadara Chemical을 제외하고는 2020년까지 계획된 신증설이 없어 에틸렌과 프로필렌 모두 생산능력이 정체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PE와 PP는 플래스틱 가공 등 다운스트림이 발전하면서 내수가 신장해 공급과잉 폭이 서서히 축소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Sabic, 미국·중국 중심으로 해외투자 강화
사우디 석유화학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Sabic은 2015년 매출액이 BASF, Sinopec, Dow Chemical에 이어 세계 4위를 차지했다.
2016년에는 국제유가가 약세를 지속함에 따라 매출액이 약 355억달러로 10.2%, 영업이익이 약 73억달러로 5.8%, 순이익이 약 48억달러로 4.6% 감소했다.
사우디에서는 13사가 에틸렌 크래커를 가동하고 있으며 총 생산능력은 1700만톤으로 파악되고 있다.
Sabic 계열은 8사로 전체의 2/3 수준에 달하는 1150만톤을 가동하고 있다.
8사 가운데 Sabic이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 완전 자회사는 2사이고 1980년 Shell과 50대50 비율로 합작 설립한 The Saudi Petrochemical(Sadaf)의 Shell 지분을 2017년 하반기에 8억2000만달러에 인수해 100% 자회사화했다.
Shell은 2016년 영국 천연가스 메이저 BG Group을 인수한 후 국제유가 폭락에 대한 대응 및 재무건전성 체질 강화를 위해 2018년에도 최대 300억달러의 자산을 매각할 계획이다.
Sabic은 Sadaf와 같은 시기에 설립한 석유화학 합작기업 3사에 대해서도 계약을 재검토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Sabic은 최근 해외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ExxonMobil과 함께 셰일가스(Shale Gas)를 활용하는 대규모 석유화학 컴플렉스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중국에서는 Shenhua Ningxia Coal Industry Group과 함께 석탄을 원료로 올레핀(Olefin)을 제조하는 CTO(Coal to Olefin)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Shenhua Ningxia와는 2016년 프로젝트 협정을 체결했으며 총 229억위안을 투입해 합작기업을 설립하고 올레핀을 중심으로 LDPE 등 유도제품 플랜트도 건설할 계획이다.
▶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