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은 글로벌 화학기업들에게 전환점이 된 것으로 파악된다.
2018년 글로벌 화학산업은 대체로 호조를 나타냈으며, 아시아 석유화학기업들은 연초 기준으로 고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4-9월 사이에는 수익성이 악화된 곳이 다수였으나 정기보수 집중의 영향이 컸고 실질적으로는 호조를 유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기초소재 위주로 생산능력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국내기업들은 하반기 이후 수익성 개선이 약화되거나 오히려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등 고전했고, 지난 수년 동안 사업구조 개혁에 매진한 일본기업들은 변혁의 성과가 두드러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화학은 영업이익이 2016년 1조9919억원, 2017년 2조9285억원으로 증가했으나 2018년에는 2조3995억원으로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석유화학 기초소재 시황이 악화된 영향이 크며 그나마 전기자동차(EV) 배터리 사업에서 4분기에 처음으로 손익분기점(BEP)을 넘기며 수익성 악화를 방어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16년 영업이익 2조5442억원을 거두며 국내 석유화학 1위로 올라섰던 롯데케미칼 역시 2017년 2조9297억원에서 2018년에는 2조2416억원으로 급감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LG화학에 비해 영업이익 감소폭이 큰 것은 기초소재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어 석유화학 시황 악화에 직격탄을 받았기 때문으로 판단되고 있다.
반면, 일본기업들은 고기능 화학제품 의 수익이 개선되며 전체 영업실적도 양호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설비투자 역시 예년보다 활발히 진행했으며, 주로 배터리나 반도체 소재를 중심으로 신증설 투자 의사를 밝힌 곳이 많았고 대체로 자동차, 정보전자, 헬스케어 등 성장영역에 경영자원을 집중배분한 것으로 파악된다.
M&A(인수합병)를 포함한 전략투자도 급증했다.
M&A는 Takeda Pharmaceutical의 샤이어(Shire) 인수가 특히 주목받았으며 글로벌기업을 대상으로 한 인수가 늘어나고 있다.
Taiyo Nippon Sanso가 6438억엔을 투입해 미국 프렉스에어(Praxair)의 유럽 사업을 인수함으로써 유럽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기 시작했고, 도카이카본(Tokai Carbon)은 341억엔에 미국 카본블랙(Carbon Black) 메이저를 인수함으로써 미국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Asahi Kasei Chemicals(AKC)이 자동차 시트 소재 메이저인 미국 세이지(Sage Automotive)를 1200억엔에 인수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자동차기업에 대한 접근성을 향상시키는데 목적이 있는 인수로 테이진(Teijin), Sekisui Plastics도 유럽 티어(Tier)1 인수를 발표했다.
Mitsubishi Chemical(MCH)이 미국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기업에게 출자하는 등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했다.
디지털 혁명도 진행됐으며 기존에 스마트화가 이루어진 제조현장에서는 가동 관련 빅데이터를 AI(인공지능)에게 분석시키고 효율화하는 유지보수 등에 활용함으로써 사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설비 트러블 징조를 예측하기 위한 기술개발도 진전됐으며, 쇼와덴코(Showa Denko)는 히타치(Hitachi)의 예측진단 서비스 프로그램을 오이타(Oita) 소재 에틸렌(Ethylene) 크래커에 도입하고 운영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화학기업들은 2018년 연구개발(R&D)에도 힘을 쏟았다.
AI로 최적의 조성을 도출해 신소재를 개발하겠다는 발표가 잇따랐으며 앞으로는 로보틱 프로세스 오토메이션(RPA) 도입으로 업무를 개선하는 움직임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디지털기업의 도래라는 의미에서 5G 대응기술 개발도 다수 진행됐다.
고주파 영역에서 통신을 실시하는 5G에 대응하기 위해 커넥터, 기판소재 등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으며 기존 소재에서 신호로스를 저감할 수 있는 저유전손실성 폴리머를 비롯한 신소재 혹은 신기술 대체가 진행되고 있다.
커넥티드카, 자율주행, 공유자동차, 자동차 전장화 등을 의미하는 CASE를 핵심으로 한 자동차산업의 변혁도 소재를 크게 바꾸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적으로는 해양 플래스틱 폐기물 문제가 화학산업의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생분해성 수지, 바이오매스(Biomass) 수지 등에 대한 기대가 확대되고 있으며 플래스틱에서 탈피하자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
다만, 폐플래스틱 발생량을 줄이기 위해 일회용 플래스틱제품 사용량을 줄이는 것은 바람직한 흐름으로 평가되고 있으나 플래스틱제품이야말로 식품로스를 줄이거나 환경부하를 낮추는데 기여하고 있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편의성과 경제성을 모두 감안해 종합적으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일회용 비닐봉지에 대한 세금 부과, 마이크로비즈 사용 금지, 빨대 등 플래스틱 가공 일용제품 사용금지 등에 이어 최근 6000만파운드(약 850억원)에 달하는 지원을 통해 폐기된 식품 포장재 등을 원료로 플래스틱을 재가공하거나 포장소재를 스마트화하는 기술개발을 촉진할 계획이라고 밝히는 등 폐플래스틱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본도 화학 관련 5개 단체가 9월 해양 플래스틱 문제 대응 협의회를 출범시키고 정보 전달, 과학적 검증을 시작했으나 사회시스템 자체를 바꿀 필요가 있다는 판단 아래 다른 산업계의 참여를 촉구하고 있다.
즉, 플래스틱 생산, 가공에서 이용까지 관련된 모든 관계기업들이 참여하는 클린 오션 머티리얼 얼라이언스(가칭)를 2019년 초 출범시켰으며 서플라이체인 전체에서 플래스틱의 지속가능한 사용을 확대하거나 대체소재 개발 및 보급, 리사이클 시스템 정비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