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SK 배터리 소송전 중심에 폭스바겐(Volkswagen)에 대한 수주전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은 최근 소송장을 공개하고 LG화학이 “폭스바겐의 미국 전기자동차(EV) 배터리 수주전에서 SK이노베이션이 승리한 것이 LG화학의 사업을 제약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또 LG화학은 소송장을 통해 SK이노베이션이 자사 영업비밀을 침해해 수십억달러대 폭스바겐 공급계약과 잠재고객을 잃게 됨에 따라 손실이 10억달러(약 1조원)를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에 대해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 의혹을 제기하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SK이노베이션의 미국 전지 사업법인 SK Battery America가 있는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LG화학이 언급한 수십억달러대 계약은 SK이노베이션이 2018년 폭스바겐으로부터 수주한 북미용 EV 배터리 물량을 의미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폭스바겐으로부터 선수주받은 배터리를 생산할 미국 조지아 공장 건설에 착수했으며 2025년까지 파우치형 배터리 20GWh 생산체제를 완성할 예정이다.
하지만, LG화학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3월까지 폭스바겐 수주전에 참여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으며 LG 인력을 빼간 후 11월 폭스바겐의 전략적 배터리 공급기업으로 전격 선정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으로 이직한 전 직원들이 폭스바겐 관련제품과 기술을 다루는 곳에서 일했다고 소송장에서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소송은 최근 착공에 돌입한 SK이노베이션 조지아 배터리 공장에 큰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델라웨어주 소송과 함께 진행되고 있는 ITC 소송은 미국으로 수입을 금지하는 소송이어서 만약 SK이노베이션이 패소한다면 공장 완공 후에도 침해 내용에 포함된 원재료나 국내공장에서 생산한 샘플을 미국으로 가져올 때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소송장에서 폭스바겐 관련 기술이 침해내용으로 언급된 만큼 수입금지가 조지아 공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ITC 소송은 일반적으로 당사자 합의를 이끌어내며 끝날 때가 많아 수입금지 조치까지 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델라웨어 법원에 제기된 소송은 결론이 나기까지 2-3년 가량 소요될 것으로 파악되며, ITC에 제기된 소송은 아직 조사개시 결정도 나지 않은 상태이다.
만약 2019년 5월 조사개시 결정이 나면 2020년 상반기 예비 판결 및 하반기 최종 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