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급과잉 전환에 1000달러로 급락 … 중국 가동조정에 마루젠까지
MEK(Methyl Ethyl Ketone)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아시아 MEK 가격은 2020년 3월 중순 톤당 1000달러로 2019년 말에 비해 100달러 정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프타(Naphtha)가 톤당 500달러에서 200달러로 대폭락한 영향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중국의 공급과잉도 하방압력으로 작용함으로써 나프타가 상승으로 전환하거나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 이상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
유럽과 미국의 수급이 타이트해지고 있어 수출을 확대하면 아시아 수급이 개선돼 소폭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으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아시아에서 유럽, 미국, 중남미로 확산되고 있어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MEK는 용제로 사용하면 수지 용해성이 뛰어나 페인트, 잉크, 접착제 등의 원료로 투입되고 있다.
MEK는 2019년 11월 1000달러를 형성한 후 수요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미국이 정기보수와 설비 트러블 등으로 생산을 줄인 유럽산 대신 아시아산 수입을 확대한 영향으로 12월 1100달러로 상승했다.
2020년 들어서도 한동안 1100달러대 초반 수준을 유지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기업들이 가동을 중단했음에도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수요가 격감함으로써 공급과잉으로 전환돼 하락세가 불가피했다.
또 감산에 돌입했던 중국기업이 3월 초부터 가동률을 높이며 재고가 크게 늘어난 것 역시 하락요인으로 작용했고 중국 투기세력이 한국, 동남아의 저가제품을 대량 구매했다는 소문 역시 하락세를 부채질했다.
중국에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당분간 수요 부진이 이어지는 반면 공급은 계속 안정돼 공급과잉 양상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럽‧미국의 수급타이트가 아시아 수급 개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으나 희망섞인 기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영국 이네오스(Ineos)가 독일공장을 2019년 가을부터 정기보수하고 있고 설비 트러블을 이유로 2020년 1월에도 불가항력을 선언함으로써 유럽가격이 급등했고 유럽산을 대량 수입해온 미국에서도 급등현상이 나타났으나 유럽, 미국 수요처들이 3월 중순부터 가동을 중단함으로써 오히려 공급과잉 전환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다.
미국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아시아산 수입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코로나19 사태로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유럽은 이네오스, 셸(Royal Dutch/Shell), 엑손모빌(ExxonMobil) 3사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며 미국에도 수출하고 있어 일부 설비에서 트러블이 발생하면 바로 수급이 타이트해지는 구조적 약점을 내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마루젠석유화학(Maruzen Petrochemical)은 유럽 MEK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마루젠은 일본 시장이 성숙화돼 더이상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고 해외에서 판로를 개척하고 있으며 유럽을 아시아와 미국의 뒤를 잇는 주요 판매처로 육성하기 위해 최근 유럽 수요기업 발굴을 본격화하고 있다.
마루젠은 일본 최대의 MEK 메이저로 치바(Chiba)에서 17만톤 플랜트를 가동하면서 아시아 각국에 수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2015년부터 무역상사를 통해 미국에도 수출하고 있다.
미국은 자동차나 주택을 소비자가 직접 꾸미는 DIY(Do it Yourself) 문화가 정착돼 있기 때문에 페인트용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앞으로는 유럽으로도 판로를 확대함으로써 안정적인 수익원을 여럿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치바 플랜트는 2019년 MEK, 합성수지 및 화학제품 원료로 사용되는 DIB(Diisobutylene) 탱크 용량을 확대했으며 인근 코스모오일(Cosmo Oil)의 정유공장에서 유휴설비였던 1만리터급 탱크를 MEK용으로 전환해 기존 MEK 탱크 일부를 DIB용으로 교체함으로써 2가지 화학제품 생산량을 확대하고 정기보수에 맞춰 재고를 확충할 수 있는 기동적인 시스템을 마련했다.
MEK 원료는 자회사인 Keiyo Ethylene이 가동하고 있는 스팀크래커에서 생산한 에틸렌(Ethylene)과 코스모오일 정유공장에서 제조한 C4 유분을 투입하고 있으며 외부에서도 일부 조달하고 있다.
MEK는 외부 조달을 포함해 14만톤을 생산할 수 있으며 현 설비능력을 유효하게 활용해 생산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연구개발(R&D) 부문에서는 MEK 수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개발에 착수했으며 C4 유분 저장탱크 등 원료 조달 인프라를 확충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