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여파로 수요 10% 상실 우려 … 장기적 안목에서 투자해야
석유화학산업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그동안 겪은 바 없는 불황에 직면한 것으로 파악된다.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목적으로 물류와 사람들의 이동을 제한함으로써 소비가 위축됐고 코로나19 발생 초기에는 가시화되지 않던 소재 수요 급감 등의 부작용이 점차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차를 비롯해 가전 용도는 단순히 최종소비자 수요가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전방산업에서 서플라이 체인 단절로 부품을 조달받지 못해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등 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수요가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IHS Markit은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2.7%로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동차 생산대수는 코로나19 사태가 3분기에 수습된다는 가정 아래에서도 전년대비 25-30%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다른 산업계도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례로 일본은 1-2월 LDPE(Low-Density Polyethylene)를 비롯한 4대 합성수지 출하량이 전년동기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심리가 냉각되면서 최종제품 수요가 둔화됐고 석유화학제품 내수 감소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3월 이후에는 정부의 긴급사태 선언 영향을 받아 자동차 공장의 가동중단이 잇따르면서 플래스틱 수요가 급감했다.
플래스틱 소비량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거대 용도인 포장소재 분야 역시 외출자제 명령으로 테이크아웃용 수요는 급증한 반면, 음식점과 백화점 등의 임시휴업 및 영업시간 단축 조치가 이어지면서 전체 수요는 위축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IH Markit은 코로나19 영향으로 글로벌 석유화학 수요의 10%, 즉 1개월치 이상이 상실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과거 리먼 브라더스 사태도 실물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 바 있으나 감염병이 세계 각국으로 확산된 현재와 같은 상황은 겪어본 적이 없다는 점에서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아울러 코로나19 종식이나 사태수습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도 불확실성을 극대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부 시장 관계자들이 코로나19 사태가 수습된다면 수요가 한번에 폭발적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반대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소비를 억제하는 패턴이 당연시될 정도로 자리를 잡는다면 경제가 생각만큼 쉽게 회복되지 못할 것이라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즉,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시장은 그동안 예측했던 것과는 전혀 다르게 형성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코로나19와 별개로 최근 몇년 동안 전기자동차(EV)가 보급되면서 휘발유(Gasoline) 수요가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고 EV 시대가 본격화되면 휘발유를 중심으로 석유제품 수요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유기업들의 석유화학 사업 진출이 진행되고 있고 원유에서 석유화학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Crude Oil to Chemicals(COTC) 기술 적용도 기대되고 있다.
COTC는 연료유를 줄이고 석유화학제품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며 중국이 중심이 돼 상업생산설비 건설에 나서고 있다.
석유화학산업은 코로나19로 위기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속에서 석유화학 사업에 진출하거나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하는 정유기업들과의 본격적인 경쟁에도 대비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장기적으로는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어떠한 상황이 찾아오더라도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범용화학제품을 대량 생산하는 방식은 위기에 취약하다는 점에서 스페셜티 중심으로 구조개혁을 가속화하고 헬스케어, 에너지 등 미래 성장이 기대되는 사업을 확대하며 관련 인재를 육성하는 등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투자하는 자세가 요구되고 있다.
과거 불황기에는 산업계 재편과 인수합병(M&A)을 통해 극복하려는 화학기업들이 많았다는 점에서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구조재편, 인수합병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