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활동 재개로 PVC 현물가격 상승 … 자동차‧가전은 재가동 지연
아시아‧태평양 화학 시장은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중국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시행했던 봉쇄령을 해제하고 경제활동을 재개하면서 그동안 심각한 수준으로 감소해온 화학제품 수요가 되살아나고 있으며 화학기업은 물론 수지 가공기업들도 원료 재고 확충에 나섬으로써 최근 화학제품 선물가격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은 현재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유일하게 현물 거래량을 소화할 수 있는 시장이며 동남아 지역의 모노머와 수지 모두 중국 수출이 활기를 되찾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동남아에서는 베트남이 4월 말 봉쇄령을 해제했으나 주요 산업 가운데 하나인 섬유산업은 폴리에스터(Polyester) 수요 회복이 더뎌 가동률이 여전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5월3일부터 봉쇄조치 완화 1단계에 돌입한 타이는 사무실 출퇴근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자동차, 사무기기에 사용하는 합성수지는 거래량이 여전히 극소량에 그치고 있다.
수요가 완전히 되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동남아 에틸렌(Ethylene) 크래커들은 높은 수준의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고 합성수지, 합성고무도 생산설비 구조상 가동률을 50% 이하로 낮추는 것이 어렵다는 이유로 크게 감축하지 않아 공급과잉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동남아 화학기업들은 중국의 경제활동이 재개됨에 따라 중국 수요 회복을 고대하고 있으며 실제로 중국 수출이 상당수준 재개되면서 선물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중국 선물시장에서는 폴리올레핀(Polyolefin), PVC(Polyvinyl Chloride), PTA(Purified Terephthalic Acid), MEG(Monoethylene Glycol) 등이 거래되고 있으며 5월12일에는 전반적으로 하락했지만 PTA 등 일부는 상승세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역상을 통해 선물을 구매한 후 현물을 판매하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고, 앞으로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 아래 화학제품 현물 재고를 확충하는 수요기업들이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레핀, 아로마틱(Aromatics), SM(Styrene Monomer), MTBE(Methyl tert-Butyl Ether) 등 액체 화학제품은 최근 연안부의 탱크 저장능력이 점차 부족해지고 있다.
일부 석유화학제품은 구매를 희망하는 수요기업이 있어도 탱크가 없어 거래가 취소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서플라이 체인 전체를 볼 때 석유화학‧합성수지 생산설비가 계속 높은 가동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수지 가공을 비롯한 미들스트림, 자동차와 가전 등 최종 다운스트림의 가동률이 여전히 낮아 공급과잉 우려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액체 화학제품 탱크의 저장능력과 관련된 정확한 정보가 없다는 점도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반면, 합성수지는 페트로차이나(PetroChina)와 사이노펙(Sinopec)이 PE(Polyethylene), PP(Polypropylene) 재고 통계를 정기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양사는 폴리올레핀 재고가 4월 말 75만톤에서 5월 둘째주 95만톤으로 늘어났으나 5월 말 85만톤 수준으로 줄어들어 과잉을 우려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건축용을 중심으로 화학제품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건축자재, 파이프 등에 사용하는 PVC는 5월 초 건설공사 재개와 가성소다(Caustic Soda) 하락 등으로 전해설비 가동률이 낮아짐으로써 반등했다.
아울러 건축자재, 페인트에 투입되는 메타크릴수지 거래가 증가하면서 원료인 MMA(Methyl Methacrylate) 가동률이 상승했고 중국 MMA 생산설비 대부분이 아세톤(Acetone)을 원료로 사용하는 ACH 공법을 채용하고 있어 아세톤 급등으로 이어졌다.
아시아‧태평양 PVC 시장은 3월 이후 인디아가 전국적으로 대대적인 봉쇄령을 내리면서 수입을 줄이자 800달러대 중반에서 600달러대 중반으로 폭락한 바 있다. 인디아는 PVC 수입량이 200만톤에 달하며 주로 일본산과 타이완산을 수입하고 있다.
아시아 PVC 시황을 좌우하고 있는 타이완 포모사플래스틱(FPC: Formosa Plastics)은 PVC 공급과잉이 심화됨에 따라 선도적으로 계약가격을 대폭 인하했고 중국에 수출하는 미국산도 5월 초 520-530달러로 전월대비 170-180달러 폭락했다.
PVC는 중국이 봉쇄령을 해제하면서 수요가 회복되고 있는 반면 대규모 증설투자가 없고 가성소다 하락으로 중국의 전해설비 가동률이 낮아지면서 PVC 생산량이 감소한 영향으로 현물가격이 5월 말 700달러대 중반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자동차를 비롯해 가전, 사무기기 공장 재가동이 늦어지면서 폴리올레핀, EP(엔지니어링 플래스틱), ABS(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 등은 수요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