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유가‧코로나19 타격 상당 … 설비투자 축소에 구조재편으로 대처
아시아‧태평양 화학기업들이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고 있다.
동남아, 인디아, 중동지역 화학‧에너지 메이저들은 국제유가 폭락과 화학제품 스프레드 축소,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른 경제활동 위축 등으로 타격을 받아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이 투자를 줄이고 있고 프로젝트를 일시 중단하는 곳도 등장하고 있으며 추후 구조재편이 본격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아람코(Saudi Aramco)는 석유정제‧화학제품 사업 매출액이 1122억S리얄(약 32조2000억원)로 전년동기대비 8.6% 감소했고 EBIT(이자 및 세전 이익)는 마이너스 190억S리얄(약 6조1000억원)로 적자 전환됐다.
국제유가 폭락과 석유제품-화학제품 스프레드 축소 등이 적자 요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말레이지아 국영 페트로나스(Petronas Chemical) 역시 1분기 매출이 38억9100만링깃(약 9600억원)으로 5.7% 감소했고 순이익은 4억9300만링깃(약 1390억원)으로 40.0% 급감했다.
매출액의 60%는 가동률 100%를 달성하고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한 올레핀‧석유화학 사업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올레핀‧석유화학 사업 순이익은 시황 악화 등으로 마이너스 1700만링깃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비료‧메탄올(Methanol) 사업에서 순이익이 3억5900만링깃으로 호조를 누림으로써 전체적으로 적자를 피할 수 있었다.
페트로나스와 아람코가 50대50으로 합작한 정유‧석유화학 컴플렉스 RAPID는 3월 발생한 디젤수소화장치(탈황장치) 화재사고 영향으로 5월 말까지도 가동을 중단한 상태이다. 사고가 발생한 설비 외에 다른 생산설비들은 피해를 입지 않았으나 재가동 시기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아시아 시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수요가 위축된 상태에서 Pengerang Refinery & Chemical(PRefChem)이 정상 가동하면 공급과잉이 확대돼 수익성 악화가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인디아 릴라이언스(Reliance Industries), 타이 PTT Global Chemical(PTTGC)과 SCG Chemicals, 사우디 사빅(Sabic)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고, 특히 PTTGC와 사빅은 순이익이 적자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최대 화학 메이저인 Chandra Asri Petrochemical(CAP)은 영업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으나 다른 곳과 비슷한 상황으로 추정되고 있다.
화학기업들은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봉쇄령, 시황 하락, 무역마찰 등의 영향으로 시장환경이 조기에 개선되기 어려워 2분기까지도 수익성 악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환경 악화로 구조재편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주장도 등장하고 있다.
일례로 PTT 그룹은 정유‧화학에서 사업 범위가 겹치는 자회사인 PTTGC와 IRPC의 통폐합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타이는 PTTGC와 SCG Chemicals이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강점이 높은 평가를 받으며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화학기업들의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나 최근 일부 기초원료 공급이 어려워졌고 환경규제도 강화되고 있어 투자 열풍이 약화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IRPC는 경기악화를 이유로 아로마틱(Aromarics) 증설 투자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PTT 그룹은 과거에도 PTTGC와 IRPC 통합을 검토한 적이 있기 때문에 조기에 경기회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합병을 중심으로 그룹 차원에서 최적‧효율화된 방향으로 투자계획을 재검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LG화학, 롯데케미칼, SK이노베이션 등이 1분기에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 고전하고 있고 2분기에는 영업이익 급감에 그치지 않고 적자 전환이 우려되고 있다.
다만, 에쓰오일은 1분기에 1조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나 원유 재고손실을 1분기 영업실적에 반영함으로써 2분기에는 적자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