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P 사업 인수로 생산능력 대폭 확대 … 정유와 수직계열화는 과제
글로벌 화학 메이저 이네오스(Ineos)가 PTA(Purified Terephthalic Acid), 초산(Acetic Acid) 메이저로 부상했다.
이네오스는 2020년 6월29일(현지시간) 영국 BP의 석유화학사업을 50억달러(약 5조3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합섬원료인 PTA와 초산 분야에서 세계적인 메이저 지위를 보유했던 BP로부터 사업을 인수함으로써 설립 30년이 되지 않는 이네오스가 단번에 아시아 지역의 메이저로 등극하게 됐다.
이네오스가 인수하는 BP의 석유화학 생산설비는 P-X(Para-Xylene) 160만톤, PTA 630만톤, 초산 250만톤 플랜트 등이며 PTA, 초산은 생산능력 베이스로 50%가 아시아‧태평양에 집중돼 있다.
이네오스는 BP 사업 인수를 계기로 석유화학제품 수요가 상당한 아시아 지역에서 영향력을 대폭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BP는 그동안 PTA 부문에서 기술 라이선스 사업을 통해 생산능력 기준 600만톤 이상에 기술을 공여해왔다.
PTA는 제조공정 중 물 사용량이 많은 화학제품 가운데 하나이지만, BP가 개발한 기술은 배수량을 75% 저감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중국 산둥성(Shandong)의 250만톤 설비에 기술을 라이선스했다.
BP는 저탄소 중심으로 사업방향을 바꾸고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장기화로 악화된 재무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석유화학사업 매각을 단행했다.
다만, 2019년 기준 석유화학사업 영업이익이 4억달러로 정유, 윤활유까지 포함한 전체 영업이익 64억달러에 비하면 10%에도 미치지 않는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BP는 2015년부터 세계 석유화학산업이 호황을 누리던 때 적절히 투자하지 못함으로써 2017년 이후 영업이익이 계속 감소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네오스는 에틸렌(Ethylene) 생산능력 480만톤, PE(Polyethylene) 330만톤, 페놀(Phenol) 190만톤 플랜트 등을 가동하고 있으나 아시아‧태평양 지역에는 기초화학제품 공장이 없으며 스타이렌(Styrene)계를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해왔다.
인디아 구자라트(Gujarat)에서는 PS(Polystyrene), SAN(Styrene Acrylonitrile)을 생산하고 있고, 타이 라용(Rayong)에서는 ABS(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와 SAN을 생산하고 있다. 생산능력은 각각 10만톤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닝보(Ningbo)에서 PS 플랜트를 가동하고 있으며 2023년 완공을 목표로 ABS 60만톤 투자도 추진하고 있다.
이네오스는 독일 바스프(BASF)와 영국 ICI, 미국 다우케미칼(Dow Chemical), 벨기에 솔베이(Solvay) 등으로부터 사업을 인수해 기초화학제품에서 파인케미칼, 수지 컴파운드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함으로써 종합화학기업으로 성장했다.
BP와는 이네오스 전신 자체가 과거 BP의 화학사업 일부를 인수하기 위해 설립됐던 만큼 밀접한 관계이며 전체 석유화학사업 인수도 원만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정유공장 확보는 과제로 파악되고 있다.
이네오스는 사업규모가 큰 유럽에서는 정유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나 새롭게 확보한 아시아 지역에서는 정유공장을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PTA와 초산 사업을 인수해도 기존 스타이렌계와 시너지를 창출하기 어렵다는 평을 받고 있다.
BP는 독일 소재 에틸렌 크래커도 정유공장과 일체 운영하고 있다는 이유로 매각대상에서 제외했다.
석유화학은 수직계열화가 중요한 만큼 이네오스가 또다른 M&A(인수합병)에 나설지 주목된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