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 카본블랙(Carbon Black)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2019년 이후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인디아가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카본블랙 생산기업들은 가동률을 감축하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 타이어 등 수요 회복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유지‧강화하고 있다.
카본블랙은 크게 하드카본과 소프트카본으로 분류되며 하드카본은 SAF(초내마모성), ISAF(준초내마모성), HAF(고내마모성), 소프트카본은 FEF(양압출성), GPF(범용성), SRF(중보강성), FT(미립열분해) 등으로 구성돼 있다.
국내시장, 중국이 인디아 밀어낸다!
국내 카본블랙 수입시장에서는 중국산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국내 카본블랙 수입량은 2019년 3만8798톤으로 전년대비 14.2% 증가했다. 1위 인디아산은 1만3769톤으로 13.6% 감소했으나 중국산이 1만1799톤으로 127.0%, 타이산도 2459톤으로 108.5% 늘어났다.
인디아산은 대부분 일본 시장에 유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재무성 무역통계에 따르면, 일본은 2019년 카본블랙 수입량이 15만6734톤으로 2.2% 감소했다.
최대 수입국인 중국산이 5만2533톤으로 14.9% 감소한 반면, 2위 타이산은 4만7643톤으로 6.8% 증가했고 4위 인디아산이 1만3245톤으로 22.9% 급증함에 따라 감소폭을 제한한 것으로 파악된다.
인디아산 수입 급증은 자동차 판매대수 감소로 수요처를 잃은 과잉물량을 수출에 집중 투입한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인디아는 최근 경기가 둔화되면서 이륜차는 도시부와 지방에서 모두 수요가 감소했고 승용차 역시 자동차 관련 대출을 실시하는 금융기관의 대출이 정체돼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다.
인디아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2019년 일반 자동차와 다목적 자동차, 밴 등 승용차 판매대수는 324만대로 10% 이상 감소했다.
월 기준으로는 정체됐던 10월을 제외하면 매달 전년동월대비 감소세를 나타냈고, 특히 4월부터 9월 사이에는 월평균 10% 이상 줄었다.
스쿠터, 오토바이 등 이륜차 판매대수 역시 2017만대로 10% 이상 급감했다.
2020년 1월에도 승용차와 이륜차 모두 판매대수가 감소세를 나타내 카본블랙 수출을 계속 늘렸으며 일본 수출량이 1133톤으로 21.5% 급증했다.
그러나 한국 수출량은 1월 1438톤으로 19.3% 줄었고 2월에는 164톤으로 83.4% 격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2019년 생산‧수출입 모두 부진
일본 카본블랙 시장은 고무용과 비고무용 수요비중이 9대1 비율을 형성하고 있다.
비고무용은 페인트, 잉크, 플래스틱 착색용 흑색안료 및 전자소재를 비롯한 특수용도에 사용되며 검정색 공업제품에는 대부분 카본블랙이 투입되고 있다.
고무용은 자동차 타이어용이 70%에 달하며 비타이어용도 자동차에 투입되는 기능성 고무부품용이 대부분이어서 자동차 및 타이어에 크게 좌우되고 있다. 
일본 카본블랙협회에 따르면, 2019년 총수요는 78만75톤으로 0.3% 줄어 3년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고무용은 타이어용이 1.8% 늘었으나 일반고무용이 3.1% 줄어 총 0.7% 증가에 그쳤으며 비고무용은 7.9% 감소했다.
생산량은 고무용이 54만8713톤으로 1.9%, 비고무용이 3만2198톤으로 15.8% 줄어 총 58만911톤으로 2.8% 감소했다.
출하량은 고무용이 54만7752톤으로 1.7%, 비고무용이 3만4043톤으로 7.9% 줄어 총 58만1795톤으로 2.1% 감소했고 고무용은 타이어용이 40만8265톤으로 0.9%, 일반고무용이 12만3064톤으로 2.3% 감소했다.
수출량은 최근 증가세를 지속했으나 2019년에는 중국이 1만3063톤으로 14.3%, 타이가 1만4890톤으로 21.4% 급감해 총 5만2921톤으로 8.7% 감소했다.
수입량은 15만6739톤으로 2.2% 줄었다. 인디아 및 타이산 수입량은 증가했으나 중국산이 5만2533톤으로 14.9% 감소했기 때문이다. 중국산은 수입이 정점을 이루던 2014년 9만6000톤에 달했으나 이후 10% 이상 감소세를 계속하고 있다.
일본 카본블랙 시장은 1990년대 후반부터 증가세를 지속하던 수입이 동북지방 대지진 이후 감소세로 전환됨에 따라 2016-2018년 생산이 증가했으며 수출은 리먼 브라더스 사태 당시에도 극심한 침체 없이 증가세를 유지했으나 2019년에는 생산과 수출입 모두 감소세를 나타냈다.
2020년에는 내수가 0.6%, 수출이 0.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동차 및 타이어가 코로나19의 영향을 피하지 못하고 있으나 최근 들어 중국에서 자동차 생산이 회복되고 있어 카본블랙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 카본블랙 생산기업들은 2019년 상반기까지 높은 가동률을 유지하면서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최근에는 가동률을 85% 수준으로 감축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판매가격 결정방식 변경 움직임…
카본블랙은 가격 결정방식에 대한 재검토가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카본블랙 생산기업들은 원료유 가격에 연동해 판매가격을 결정하는 방식을 채용하고 있으나 석유계 원료유 가격지표인 MOPS가 2019년 후반부터 대폭 변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본블랙의 원료는 석탄계와 석유계로 분류되며 석탄계는 콜타르(Coal Tar)를 증류한 크레오소트유(Creosote Oil)를, 석유계는 원유유분 가운데 가장 중질인 잔유(Bottom Oil)를 베이스로 생산하고 있다.
MOPS는 2019년 7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연장 합의, 중동 탱커 공격, 9월 사우디 석유시설 폭격 등이 발생함에 따라 급등세를 나타냈으나 가을 이후 하락세로 전환됐다.
2020년 들어서도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연료유 규제, 사우디와 러시아의 감산 합의 파기, 코로나19 확산 등의 영향으로 하락세를 지속해 2019년 봄 톤당 430달러 수준에서 200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IMO 규제는 카본블랙 원료유로 이어지는 중유 수요 감소를 일으켜 MOPS 가격 폭락을 유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IMO는 2020년 1월부터 선박 연료유의 황 함유량 상한선을 3.5%에서 0.5%로 대폭 강화했다.
2015년부터 특별지정 배출규제해역(ECA)에 적용하고 있는 기준을 일반해역에도 적용하는 것으로 중유는 선박연료용 수요가 약 40%를 차지하고 있으나 대부분 경유로 대체돼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MOPS를 기준으로 카본블랙 가격을 결정하는 방식이 실태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부상하면서 기준유종을 원유로 변경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반면,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곳도 나타나고 있다.
국제유가 역시 최근 리스크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으로, WTI(서부텍사스 경질유)는 4월20일 선물가격이 이례적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나 5월 이후 OPEC 가입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비가입국이 감산을 시작하고 미국‧유럽이 일부 경제활동을 재개함으로써 배럴당 42-45달러대를 계속하고 있다.
따라서 카본블랙 생산기업들은 원료유 가격 변동에 대응한 스프레드 확보방안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대기오염 심화로 안전성 논란 재점화
카본블랙은 안전성에 대한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2013년 초미세먼지가 사회문제로 부상하면서 나노물질인 카본블랙이 주목받았다.
초미세먼지는 입자크기가 2.5마이크로미터 이하인 먼지로 일본에서는 2009년 9월 정부가 기준을 설정했으나 2013년 초 중국에 따른 대기오염으로 농도가 상승함에 따라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일본 카본블랙협회는 2013년 12월 카본블랙의 안전성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하고 “오랜 역사를 지닌 카본블랙은 안전성에 대한 시험결과를 보유하고 있고 농도 등에 대한 규제도 시행되고 있다”며 “크기가 나노미터 단위라는 이유로 다른 나노물질과 동일시하거나 안전규제를 강화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당시에는 안전성 논란이 큰 문제로 발전하지 않았으나 최근 일본 후생노동성이 화학물질에 대한 새로운 리스크 평가를 주도하면서 카본블랙에 대해서도 실태조사를 진행해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조사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일본 카본블랙협회는 최근 카본블랙이 나노물질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카본블랙은 입자크기가 나노미터 단위이지만 실제로는 입자끼리 융착해 연결된 사슬 또는 불규칙한 사슬 모양으로 갈라진 복잡한 응집형태(1차 응집체)를 최소단위로 존재하고 있고 제품화할 때 비산 방지를 위해 펠릿 형태로 성형하거나 분말 형태로 겉보기 밀도를 높임에 따라 인체에 들어가면 1차 응집체가 물리적으로 응집된 2차 응집체로 변화해 분해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본 카본블랙협회는 가로세로 높이가 각각 10-100나노미터로 정의되는 나노물질에 카본블랙은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1차 응집체는 형태가 다양하나 크기가 100나노미터 이상인 것이 50% 수준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