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이 니콜라(Nikola) 악재로 시달리고 있다.
제2의 테슬라(Tesla)로 주목받아온 미국 전기트럭 스타트업 니콜라가 기술 사기 논란에 휩싸이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이어 미국 법무부로부터도 조사를 받게 됐다.
니콜라 사기 논란은 미국의 금융분석기업 힌덴버그리서치(Hindenburg Research)가 9월10일 니콜라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하며 “2018년 공개된 니콜라 원 주행영상은 언덕에서 자동차를 굴려 달리는 것처럼 조작했다”면서 “니콜라는 수소 배터리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폭로하면서 시작됐다.
힌덴버그리서치는 니콜라의 수소 생산·인프라 담당 임원 트래비스 밀턴이 건설 하도급 출신이어서 전문성이 없고 수소연료전지 기술도 볼보(Volvo) 자회사 파워셀 에이비(Powercell AB)로부터 받은 것에 불과할 뿐 허풍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어 공매도 투자기관인 시트론리서치(Citron Research)도 니콜라가 주장하는 수소·전기차 기술은 사기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니콜라가 반박 보고서를 공개했으나 문제가 된 2018년 영상에 대해 기어박스·배터리·인버터는 작동했고 기능성 배터리와 기타 부품이 장착돼 있지만 자체 동력으로 추진한다고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밝혀 조작 의혹을 사실상 일부 시인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각종 의혹이 제기된 이후 미국 법무부와 연방검찰이 니콜라 혐의 조사를 시작했으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도 조사에 합류했다.
미국에서 법무부와 연방검찰·증권거래위원회가 함께 조사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며 형사소송에 이어 민사소송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방검찰은 니콜라가 6월 공개한 전기 및 수소 동력 세미트럭의 핵심기술이 허위라는 혐의를 포착하고 조사하고 있다.
사기 논란이 커진 가운데 니콜라에 투자한 한화그룹은 만약 니콜라가 상장 폐지되면 대부분 투자금을 날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한화는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한화솔루션)을 통해 2018년 11월 총 1억달러(약 1178억원)를 니콜라에 투자해 지분의 6.13%를 확보했다.
최근 수소경제 활성화를 선도하기 위해 그린수소 관련 청사진을 발표한 바 있고 니콜라를 중심으로 수소 밸류체인을 구상할 계획이었기 때문에 상당한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미국 자동차기업 GM(제너럴모터스)도 니콜라 지분 11%를 확보했으나 투자 없이 니콜라에 생산설비를 대여해주는 조건으로 받은 지분이어서 타격이 없을 것으로 파악된다.
니콜라 투자를 주도한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동관 부사장은 김승연 한화 회장의 장남으로 그룹의 유력한 후계자이며 평소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아 미국의 지인으로부터 니콜라를 소개받아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