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분사에 대한 최종 입장정리에 들어갔다.
국민연금은 10월27일 오후 3시 서울 모처에서 주주권 행사와 관련해 주요 사안을 논의하는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를 열고 LG화학의 배터리부문 물적분할에 대한 입장을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 LG화학 배터리 사업 분사를 둘러싸고 개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 사이의 입장이 뚜렷하게 대비되고 있어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결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배터리부문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LG화학에 투자한 만큼 물적분할에 반대하고 있으나 기관 투자자들은 장기적으로 볼 때 타당한 결정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의결권 자문사 가운데 서스틴베스트를 제외한 모두가 물적분할에 찬성을 권고했으며 국민연금은 권고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의결권에 대한 입장을 결정할 방침이다.
국민연금은 6월 말 기준으로 LG화학 지분율이 10.72%로 2대 주주이며 보유 지분율이 10% 이상이거나 국내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보유 비중이 1% 이상인 상장사에 대해 의결권 행사 결과를 사전에 공시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국민연금이 대부분의 의결권 자문사가 권고한 대로 LG화학의 물적분할에 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의결권을 행사할 때 내부적으로 수탁자책임실에서 논의할 수 있음에도 외부 산하기구인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에 결정을 요청한 만큼 외부 전문가들의 시각도 중요하게 고려하겠다는 의미로 분석되고 있다.
즉, 자문사들의 권고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해외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는 LG화학이 투자를 확대하면서 재무구조가 부담돼 국제 신용등급이 강등됐지만 신설 배터리 법인은 독자적으로 자금 조달을 할 수 있어 물적분할은 합리적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글래스루이스도 신설 배터리 법인인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의 100% 자회사가 되는 만큼 경제적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찬성을 독려했다.
상장회사협의회 부설 독립기구인 지배구조자문위원회 또한 물적분할이 장기적으로 LG화학의 가치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연금은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의 직후 입장을 공개할 예정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LG화학이 배터리 사업을 물적분할한다고 발표한 9월17일부터 10월7일까지 12거래일 동안 8227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 주주들도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인적분할이 아니라 LG에너지솔루션을 100% 자회사로 두는 물적분할 방식을 택한 것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그동안 배터리 사업의 성장성을 보고 LG화학에 투자했으나 물적분할 후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하면 기존 주주의 주식가치가 희석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