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희비가 교차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은 2019년 4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소송을 제기했으며 당초 2020년 10월26일 최종판결이 나올 예정이었으나 12월10일로 연기된 상태이다.
일부 시장 관계자들은 ITC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최종판결 일정을 미루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조지아는 대통령 선거에서 최대 격전지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이 ITC의 조기패소 판결대로 패소한다면 미국으로 배터리 셀부터 모듈, 팩, 부품, 소재 반입이 금지돼 사실상 미국에서 사업을 영위할 수 없게 되고 2000명 이상에 달하는 고용창출 효과도 무효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즉 SK이노베이션에게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ITC가 SK이노베이션에 패소 판결을 내려도 거부권을 행사해 ITC의 수입금지 명령을 무효화할 수 있고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델러웨어 연방지방법원에서만 영업비밀 침해 여부를 두고 법정분쟁을 벌이게 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ITC가 SK이노베이션에 패소 판결을 내린다는 가정 아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결정을 무효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조지아 배터리 공장이 문을 닫으면 공화당 지지층이 많은 테네시의 전기자동차(EV) 공장도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LG화학은 ITC가 패소 판결을 유지한다는 가정 아래 거부권 행사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조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소송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LG화학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해도 ITC 판결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장승세 LG화학 전지사업본부 경영전략총괄 전무는 10월27일 WSJ에 트럼프는 한국 분쟁에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Trump Should Stay Out of Korean Dispute)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10월13일 WSJ에 실린 칼럼니스트 홀맨 젠킨스의 기고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년 동안 무역정책을 포기하고 지적재산권을 가로챈 곳을 처벌에서 보호할 것이란 근거없는 결론을 내렸다”고 반박했다.
이어 “매우 위험한 선례를 남길 수 있으며 SK이노베이션이 언급한 일자리 창출 약속 역시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