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정부가 차세대 자동차 보급에 속도를 내면서 화학기업들의 적극적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35년까지 판매되는 신규 자동차 전량을 전기자동차(EV)나 하이브리드자동차(HV) 등 친환경 자동차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2025년까지 자동차 판매량의 절반 정도를 자율주행 자동차로 전환할 계획이다.
연료전지자동차(FCV)는 정부 차원에서 개발을 지원했던 전기자동차와 달리 개별지역 단위에서 서플라이 체인을 구축해 주도권을 확보하고 있다.
중국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성장한 가운데 전동화와 친환경화를 주도하고 있어 화학기업들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 제로화 통해 친환경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20년 9월 유엔(UN) 총회 화상연설을 통해 2060년보다 이른 시기에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실질적으로 제로(0)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지구온난화 대책 마련에 소극적이었던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되고 있으나 중국이 세계사회의 환경정책 추진에 탄력을 불어넣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이동이나 물류 수송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하며 차세대 자동차 보급이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의 연설 이후 10월 말에는 중국 자동차엔지니어링학회가 중국 공업정보화부 지시에 따라 에너지 절감 및 신에너지자동차(NEV) 기술 로드맵 2.0 버전을 발표했다.
신규 자동차의 연비 향상과 자동차 분야의 석유 소비량 감축을 위해 2035년까지 신규 자동차 판매량의 절반을 전기자동차와 연료전지자동차 등 신에너지자동차로 바꾸고 휘발유(Gasoline) 등 내연기관 자동차는 모두 하이브리드자동차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즉, 기존의 휘발유 자동차는 실질적으로 제조와 판매를 모두 중단하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도 2020년 11월 베이징(Beijing)에서 실시한 행사에서 2025년까지 자율주행 자동차 판매비중을 50%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자동차기업, 친환경 차종 생산 확대 본격화
자동차기업들도 중국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맞추어 대응을 가속화하고 있다.
베이징자동차(BAIC Motor)가 2025년까지 휘발유 자동차 생산 및 판매를 중단키로 결정했고, 광저우자동차(GAC Motor)도 2025년 신규 자동차 판매대수를 350만대로 확대하는 한편 NEV 생산비중을 20%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폭스바겐(Volkswagen)과 상하이자동차(SAIC Motor)가 합작 설립한 SAIC Volkswagen Automotive는 2020년 10월 상하이(Shanghai)에 전기자동차 전용공장을 완공했다.
지리(Geely) 그룹 산하의 볼보(Volvo)는 2025년까지 글로벌 시장에 판매하는 자동차 가운데 50% 이상을 전기자동차로 생산하고 주력공장인 청두(Chengdu)를 중심으로 중국산 부품 조달을 확대할 방침이다.
테슬라(Tesla)는 2021년 중반부터 상하이에서 전기자동차용 충전기를 생산할 예정이다.
화학기업들도 친환경화 및 전동화 정책에 맞추어 화학소재의 고기능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시장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사이노펙(Sinopec) 관계자는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로는 대응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소재 생산기업도 의식을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전동화를 타고 고무는 뛰어난 내유성을 갖춘 EPDM(Ethylene Propylene Diene Monomer), NBR(Nitrile Butadiene Rubber)보다 실리콘(Silicone)계 선호도가 더욱 높아졌고 엔진 주변 호스가 없어진 대신 제어기기 코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등 변화조짐이 포착되고 있다.
연료전지자동차 모델도시 선정 경쟁 “치열”
중국은 현재 7000대 수준에 그치고 있는 연료전지자동차를 2035년 100만대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전기자동차는 개별기업 단위로 보조금을 지급하며 해외보다 먼저 개발하고 시장 대형화에 성공했으나 연료전지자동차는 지역 단위로 산업체인을 구성하는 색다른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주목된다.
상하이는 2023년까지 추진할 연료전지자동차 발전계획을 2020년 11월 공표했다. 생산액을 1000억위안(약 16조원)으로 확대하고 버스나 물류용 자동차, 대형 트럭 등 상용차를 중심으로 1만대를 보급하며 수소충전소도 시내에 100곳을 개설할 방침이다.
자딩구(Jiading), 칭푸구(Qingpu), 임항신구 등을 중점지역으로 선정했고 중국 정부가 지정하는 모델 도시로 선정되는 것을 목표로 육성할 예정이다.
중국 정부는 2016년 10월 에너지 절감 및 신에너지자동차 기술 로드맵을 통해 2025년까지 연료전지자동차 생산량을 5만대로, 충전소는 300곳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기존의 구매 보조금 정책으로는 산업체인이나 인프라를 육성할 수 없었고 중국만의 핵심기술이나 부품 개발이 진척되지 못한 원인이라고 판단하고 2020년부터는 모델 도시를 선정한 후 장려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전환했으며 지역 단위로 산업발전 지원에 주력하고 있다.
모델 도시로 선정되면 4년 동안 최대 17억위안(약 2720억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있으나 연료전지자동차를 1000대 이상 생산하고 수소충전소는 15곳 이상을 정비해야 한다.
상하이 뿐만 아니라 장쑤성(Jiangsu)의 쑤저우(Suzhou), 저장성(Zhejiang)의 자싱(Jiaxing), 베이징(Beijing), 톈진(Tianjin), 광둥성(Guangdong)의 포산(Foshan), 광저우(Guangzhou), 쓰촨성(Sichuan)의 청두(Chengdu), 충칭(Chongqing) 등이 모델 도시 선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쓰촨성은 2020년 9월 발표한 수소에너지산업 발전계획(-2025년)을 통해 수자원과 천연가스가 풍부한 청두와 충칭을 함께 발전시키는 방안을 발표했다.
다른 지역보다 앞서 연료전지자동차 서플라이 체인을 형성하고 있는 상하이나 광둥성과 달리 청두와 충칭은 내륙지방에 있어 수소 제조 및 저장에서 강점을 나타내며 차별화를 기대되고 있다.
중국은 연료전지자동차가 상용차를 중심으로 보급되기 시작하고 정부는 물류용 자동차나 버스 주행용 인프라 정비 여부를 모델 도시 선정의 조건으로 설정하고 있다.
일본, 중국 육성정책 최대 수혜자로…
도요타자동차(Toyota Motor)는 2020년 6월 중국기업 등 5사와 함께 상용차를 대상으로 한 연료전지 시스템 연구개발(R&D) 전문기업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도요타자동차는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연료전지 마이크로버스 Coaster를 100만대 이상 투입할 예정 아래 수지제 탱크 등 인증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의 연료전지자동차 보급정책으로 일본이 큰 수혜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연료전지자동차를 생산할 뿐만 아니라 공급과 관련 부품 노하우를 모두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는 2017년 중국의 수소 생산량이 2140톤에 달했으나 2016년 기준으로는 석탄 베이스가 62%에 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재생가능에너지로 제조하는 그린수소 활용에 주력하고 있어 청정수소 제조 및 활용기술을 갖추고 있는 일본기업들에게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마루베니(Marubeni)상사와 JGC는 NEDO 프로젝트 수행기업으로 선정돼 중국 국영 대기업인 주화(Juhua) 그룹과 함께 부생수소를 사용하는 공장을 저탄소화하기 위한 사업타당성 조사에 착수했다.
세계 최대 수소 생산량을 자랑하는 중국이지만 부생수소 이용률이 70% 정도에 머무르고 있어 추진하는 프로젝트로, 가성소다(Caustic Soda) 제조과정이나 석탄가스화를 통해 부생되는 수소를 유효하게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다면 다른 공장에도 적용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와타니산업(Iwatani)은 랴오닝성(Liaoning)의 다롄(Dalian)에 이어 2021년에는 저장성 자싱에 수소 충진압축설비를 건설할 예정이며, 지방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수소 스테이션 정비에 맞추어 2개 설비를 통해 공급체제를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화학소재 생산기업 중에서는 도레이(Toray)가 수소탱크에 사용하는 탄소섬유와 전극 기재용 카본 페이퍼 기술을 통해 사업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아사히카세이, 중국 특화 마케팅으로 시장 선점
일본 아사히카세이(Asahi Kasei)는 중국 시장의 변화에 맞추어 마케팅 전략을 바꾸고 있다.
2020년 8월 중국에 오토모티브 사업 추진실에 해당하는 기차시장부를 설치하고 자동차 사업을 횡단적으로 분석한 브랜딩과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
아사히카세이는 수지, 섬유, 고무 등 소재 뿐만 아니라 LSI(대규모 집적회로), 센서, 배터리 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동차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중국 기차시장부에서는 일본과 동일하게 완성차기업이나 티어(Tier) 1에 접근하기 위해 자체 생산제품을 탑재한 콘셉트 카 AKXY를 활용하고 있으며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한 중국의 특성에 맞추어 새로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2020년 말에는 수요기업의 창구역할을 할 자동차 관련사업 횡단적 웹페이지를 개설했고, 1개 소재를 중점적으로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유하고 있는 소재를 폭넓게 홍보하기 위해 웹페이지 내부에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
2021년 봄에는 중국의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인 위챗(Wechat)과 공동으로 운영하는 계정을 개설하고 SNS를 커뮤니케이션 창구로 활용할 예정이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