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저널 2021.04.05

메이저, 범용 중심 중소기업 인수 경쟁 … 일본페인트, 재편 본격화
페인트 메이저들이 성장영역으로 부상한 건축용 내‧외장 페인트 분야에서 중소기업 인수를 가속화하고 있다.
페인트 메이저들은 자동차용 수요가 한계점에 다다름에 따라 성장성을 회복하기 위해 인수합병(M&A)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일본페인트(Nippon Paint)가 한때 인수를 검토했던 핀란드 Tikkurila를 사이에 두고는 미국 PPG와 네덜란드 악조노벨(AkzoNobel)이 경쟁하고 있다.
일본페인트는 페인트 매출액 기준으로 글로벌 4위이며 오스트레일리아 페인트 생산기업 인수와 아시아 합작기업의 완전 자회사화 등을 통해 사업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EPS(주당 이익) 향상을 필수 기준으로 설정하고 사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범용 페인트 분야에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건축용 등 범용 페인트는 부가가치가 높지만 개발 코스트가 대거 소요되는 자동차용 페인트와 비교했을 때 코스트 효율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싱가폴 Wuthelam으로부터 인수한 인도네시아의 범용 페인트 생산기업은 영업이익률이 30%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용 페인트는 글로벌 시장의 절반을 메이저 10사가 장악하고 있고 나머지 절반은 중소기업들이 경쟁하는 구도여서 메이저들이 사업 확장을 위해 중소기업 인수를 적극화하고 있다.
PPG는 유럽에 포장용 페인트, 코팅제 등을 공급하고 있는 Tikkurila를 11억5000만달러(약 1조1900억원)에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악조노벨도 Tikkurila 인수전에 뛰어들며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일본페인트도 Tikkurila 인수를 검토했으나 막판에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Tikkurila가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지역이 핀란드, 스웨덴, 러시아, 폴란드와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이어서 일본페인트가 관리하기에 지리적으로 멀기 때문이다.
범용 페인트는 주요 소비국 근처에서 생산해 바로 공급하는 것이 일반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를 잡고 있어 앞으로도 아시아‧태평양을 중심으로 M&A를 추진할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EPS 향상을 고려해 투자 가치가 있다면 다른 지역에서도 M&A를 추진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PPG가 Tikkurila에 이어 독일 VersaFlex 인수에까지 나선 점도 주목하고 있다.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페인트 메이저들은 범용 페인트 뿐만 아니라 자동차용 페인트를 포함한 공업용 분야에도 주력하고 있어 투자영역 확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셜윈윌리엄스(Sherwin-Williams)는 북미‧중남미의 건축용 페인트 사업을 주력으로 영위하고 있으나 2017년 공업용 페인트 생산기업인 Valspar를 인수하며 사업영역을 확대한 바 있다.
공업용 포트폴리오를 확보함으로써 미주지역 범용 페인트에만 의존하던 사업구조에서 탈피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일본페인트는 2019년 자동차용 페인트를 포함한 공업용 매출이 2200억엔, 건축용을 포함한 범용 페인트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2020년에는 매출이 7600억엔에 달했다.
2020년에는 범용 페인트 생산을 담당하는 오스트레일리아 자회사의 영업실적이 반영됐고 2021년에는 인도네시아 사업도 반영할 예정이어서 전체 매출에서 범용 페인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페인트는 자동차용 페인트 사업을 혁신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2020년 10월 자동차 페인트 사업의 조직개편 계획을 공개했다. 아시아 합작기업을 100% 자회사화하고 인도네시아 사업의 수익과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추진할 방침이다.
2021년 1월 북미 자동차 페인트 사업 재편을 완료했고 앞으로는 유럽에서도 재편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자동차용은 글로벌화가 필수적이라는 측면에서 지역 간 연동성을 높이고 신규 채용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일본페인트는 페인트 메이저들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셜윈윌리엄스는 건축용에 공업용을 더했고, 악조노벨은 신차용 페인트와 거리를 두는 등 사업 형태별로 독자성이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해 좋은 점은 받아들이는 방식을 연구하고 있다.
다른 페인트 메이저들은 철도와 항공기 등을 공업용 분야의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설정하고 있다.
철도는 디지털 기술 도입으로 사고가 줄어들고 있고, 항공기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큰 타격을 받는 등 용도별로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강윤화 선임기자)
<화학저널 2021년 4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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