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속가능한 사회 실현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타이 화학산업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타이에서는 최근 플래스틱 리사이클 투자와 화학제품의 원료를 식물 베이스로 전환하는 프로젝트가 잇따르고 있다.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의 진출이 계속되며 2대 대기업 중심으로 구성됐던 화학산업의 균형이 분산돼 이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재생수지‧바이오 투자에 법인소득세 8년 면제
타이 정부는 2021년 1월 농업과 바이오 기술 강화, 자원을 유효하게 활용할 수 있는 순환경제 개념 등을 다룬 BCG(바이오‧순환형‧그린) 경제 구상을 2021년부터 실행하는 5개년 국가전략에 포함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재생수지, 바이오 수지·화학제품을 중점산업으로 설정했으며 타이 투자위원회가 법인소득세를 8년 동안 면제하기로 결정해 발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타이에서는 정부가 BCG 경제 구상을 도입하기 이전부터 재생수지 신증설이 잇따르고 있다.
2020년 12월 프랑스 수에즈(Suez)가 타이법인인 Suez Circular Polymer Thailand를 통해 사뭇쁘라깐(Samut Prakan)에 재생 LDPE(Low-Density Polyethylene)와 LLDPE(Linear LDPE) 2만3000톤 공장을 완공했다.
수에즈가 아시아에 최초로 건설한 재생수지 공장이며 상업가동 직후 바로 차기 증설 계획까지 공개해 주목받고 있다.
2021년에는 PTT Global Chemical(PTTGC), Thai Shinkong,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필름 메이저 폴리플렉스(Polyplex) 등이 재생수지 상업화를 준비하고 있다.
타이는 소비재 생산기업들이 다수 소재해 재생수지에 대한 수요가 상당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현재 식품‧음료 용기에 재생수지를 사용하는 것이 금지돼 있으나 정부가 허가하면 단번에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재생수지, 폐플래스틱 확보 중요하나…
재생수지 확대를 위해서는 원료인 폐플래스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타이 폐기물 처리 메이저인 원파니(Wongpanit)는 총 1970여개 가맹점으로 형성된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활용해 프랜차이즈 형태로 폐플래스틱 회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전국 회수시설에서 사용이 완료된 플래스틱을 수집‧처리하고 압축‧포장까지 거친 폐PET를 파쇄‧세정‧분쇄해 HDPE(High-Density Polyethylene) 등 플레이크 형태로 만들어 재생수지 생산기업 등 수요기업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원파니로부터 폐플래스틱을 공급받고 있는 재생수지 공장들은 원파니가 폐플래스틱 처리량을 계속 확대하며 현재는 정상 가동이 가능한 상태이나 PTTGC 등의 신증설 프로젝트가 잇따르면 원료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타이 정부가 실질적으로 금지해온 폐플래스틱 수입을 다시 허가하기 위해 제도 정비에 나섰으나 일시적 조치에 그칠 것으로 예상돼 중장기적인 원료 수급에는 효과가 없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원료용 폐플래스틱은 조달할 수 있는 양 뿐만 아니라 조달가격도 중요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원파니는 국제유가와 신규(Virgin) 수지 가격을 베이스로 매일 사용 완료 플래스틱 매입가격을 갱신하고 있으며 원료용 플래스틱은 매입가격에 물류‧처리 코스트를 더한 가격으로 공급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플래스틱을 회수하고 있거나 사회적으로 리사이클 시스템이 잘 갖추어진 국가와 비교했을 때 폐플래스틱 조달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PTT‧SCG 투자에 폐플래스틱 가격 안정화 “기대”
재생수지 생산기업들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폐플래스틱 조달량을 일정 수준 유지하는 것은 물론이고 가격도 안정화해야 할 것이 요구된다.
타이 정부도 내무부를 통해 폐플래스틱 회수 인프라 구축에 나섰으나 현재 플래스틱 100% 리사이클법 정비를 추진하고 있는 것은 천연자원‧환경부이고 재생수지 공장은 공업부가 관장하고 있어 범부처적인 조정이 시급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타이 행정부는 예전부터 범부처 협력이 어려운 편이라는 평가를 받아왔으나 PTTGC 등 주요 대기업이 재생수지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앞으로는 변화가 기대되고 있다.
PTTGC는 MR(Mechanical Recycle) 기술을 활용한 재생수지 공장을 2021년 상업 가동할 예정이며 스라나리(Suranaree)공과대학과는 CR(Chemical Recycle)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SCG(Siam Cement Group)는 2021년 초 폐플래스틱을 열분해해 화학원료 모노머로 리사이클하는 실증용 CR 플랜트를 완공했다.
타이 화학산업에서 PTT 그룹과 SCG의 영향력이 막대한 만큼 양사가 재생수지 투자를 강화할수록 정부의 움직임도 유연해지고 빠르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바이오화학, PTT‧SCG 이어 해외기업 투자도 본격화
타이에서는 지속가능한 사회 실현을 위해 재생수지 뿐만 아니라 바이오 화학‧수지 생산도 본격화되고 있다.
PTTGC는 일본 미츠비시케미칼(Mitsubishi Chemical)과 합작으로 식물 베이스 생분해성 수지인 바이오 PBS(Polybutylene Succinate)를 세계에서 최초이자 유일하게 상업 생산하고 있으며, 바이오 화학제품 전문기업인 Global Green Chemical(GGC)을 통해서는 메틸에스터 등을 공급하고 있다.
GGC는 타이 제당 메이저 Kaset Thai International Sugar(KTIS)와 나콩사완(Nakhon Sawan)에 바이오 컴플렉스를 건설하는 합작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2021년 4분기 완료할 No.1 프로젝트에서는 바이오 에탄올(Ethanol)을 상업화하며 이후 추진하는 No.2 프로젝트에서는 PLA(Polylactic Acid), 바이오 숙신산(Succinic Acid) 등을 상업 생산할 예정이다.
SCG도 바이오 수지 연구개발(R&D)에 착수했으며 아직 상업화에 성공한 품목은 없으나 파트너 후보와 사업화 조사(FS)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CG는 2025년까지 재생수지와 바이오 수지 판매량을 약 20만톤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이밖에 프랑스 토탈(Total)과 네덜란드 코비온(Corbion)의 합작기업인 토탈코비온PLA(Total-Corbin PLA)가 라용(Rayong)에서 PLA 7만5000톤 플랜트를 가동하고 있으며 최근 유럽‧미국 판매량이 급증함에 따라 차기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 
바이오 디젤 생산기업인 Energy Absolute는 2020년 8월 라용에서 팜유 베이스 열전도성 상전이소재(PCM: Phase Change Material) 2만3500톤 공장을 상업 가동했다.
2021년 3월에는 일본 스타트업인 Spiber가 라용에 사탕수수와 카사바를 원료로 투입해 미생물 발효 프로세스로 인공구조 단백질 소재를 양산하는 플랜트를 완공했다. 2021년 말 상업 가동할 계획이다.
다만, 바이오 화학제품은 공급이 확대되고 있는 반면 내수 성장은 다소 둔화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토탈코비온PLA를 비롯한 기존기업의 생산제품은 대부분 수출용이며 타이의 내수는 충분한 수준이 아닌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PLA 관련 사업타당성 조사를 실시해온 PTTGC는 바이오 컴플렉스 가동을 앞두고 내수 창출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중소기업‧벤처기업 진출 잇따라…
화학기업들은 세계적으로 바이오 화학‧수지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 아래 원료 경쟁력이 우수한 타이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현지 석유 생산기업인 Bangchak은 2020년 8월 바이오 화학제품 생산 자회사 WIN Ingredients를 설립했으며 2020년 12월 미국 합성생물학 스타트업 Manus Bio와의 합작기업으로 전환해 바이오 합성의 사업타당성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식품 포장소재 등을 공급하는 종합기업 Srithepthai는 PHA(Polyhydroxyl Alkanoate) 등을 유력 후보로 바이오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중소기업들도 진출 기회를 노리고 있으며 화학상사인 UAC Global은 일본 화학기업과 협력을 통해 사업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타이 공업부도 바이오 수지와 바이오 화학제품, 바이오 의약품 관련 정보와 데이터를 집약해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바이오 수지‧화학제품 사업화 및 신제품 개발을 지원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연계하기 위한 것으로, SME 등 신규 진출기업이 계속 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화학산업의 균형 잡힌 발전에도 기여…
타이 화학산업은 1973년 타이만에서 천연가스가 발견되며 태동하기 시작했다.
풍부한 천연가스 자원을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석유화학 컴플렉스 건설 프로젝트가 잇따라 부상했고 PTT와 SCG, 일본 미쓰이(Mitsui)물산과 현지은행 등이 앞장서 타이 최초의 석유화학 프로젝트를 실시해 1989년 에틸렌(Ethylene) 등 기초화학제품과 PE(Polyethylene) 등 유도제품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이후 확대기와 1997년 아시아 통화위기 타격, 통합‧합병 등 재편을 거쳐 타이 석유화학은 PTT와 SCG 2개 그룹에 집약됐다.
현재도 화학산업은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고 업스트림인 에틸렌 크래커는 PTT와 SCG가, 다운스트림인 유도제품 생산설비는 주로 일본 화학기업들이 가동하는 구조가 자리를 잡고 있다.
에틸렌 생산능력이 동남아 최대일 정도로 석유화학산업 기반은 잘 갖추어진 편이나 중소기업들은 성장여력이 충분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만, 타이 정부가 경제 성장을 위해 농업대국으로서 확보한 원료 우위성을 활용해 바이오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고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등이 대거 등장해 성장을 주도하게 된다면 전체 화학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속가능한 사회 실현 및 순환경제 이행과 함께 화학산업의 균형잡힌 발전을 위해서도 바이오산업 육성이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