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 사업부 단위로 대응 불가능 … 서플라이체인 전체에서 전략 구상
일본 화학기업들이 순환경제 확립을 위해 일제히 조직을 신설하고 있다.
미쓰이케미칼(Mitsui Chemicals)은 오사카(Osaka) 공장의 NCC(Naphtha Cracking Center)에 바이오매스 나프타(Naphtha)를 투입할 계획이다. 먼저 3000톤 정도를 도입하고 추후 수요기업의 의견에 맞추어 조달량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바이오매스 나프타 투입은 기초소재 사업본부가 주도하고 있으나 매스밸런스 방식을 사용해 어떠한 석유화학제품을 바이오화하고 어떠한 사업본부의 수요기업에게 어느 정도 판매할지 등은 단독으로 결정하기 어려운 사안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바이오 원료 사용량에 한계가 있는 만큼 앞으로 투입량을 얼마만큼 확대할 지에 대한 판단도 기초소재 사업본부만이 내리기 어렵다고 파악하고 있다.
일본 화학기업들은 세계적인 탄소중립 트렌드에 맞추어 다양한 방면에서 순환경제 확립을 위한 사업전략을 내놓고 있으나 특정한 분야 사업화에 그치지 않고 서플라이체인 전체에서 접근할 필요성이 있는 사업이 많아 그룹 횡단적 시야가 요구되고 있다.
리사이클 사업에서도 비슷한 요구가 등장하고 있다.
폐플래스틱을 어떻게 회수하고 어떠한 기술을 활용해 어떠한 재활용제품으로 되돌릴지를 기존 사업부 단독으로는 결정하기 어렵고 많은 분야의 노하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쓰이케미칼은 최근 전사적 차원에서 순환경제 관련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사업본부를 오가며 촉매 역할을 할 그린 케미칼 그룹을 설립함으로써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그린 케미칼 그룹은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있지 않으나 수요기업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한 후 어떠한 원료로 어떻게 제조할지를 검토하고 다른 사업본부들의 의견을 정리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미쓰이케미칼은 원료 전환 혹은 유도제품의 그린소재화를 추진함으로써 온실가스 최대 배출원인 NCC를 순환경제 사회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바꾸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그린 케미칼 그룹은 업스트림부터 순환경제를 실시하고 다양한 전략을 세워나갈 계획이다.
사내에 이미 다양한 유망 기술이나 서비스를 갖추고 있으나 부서별로 흩어져 있어 어떻게 융합시킬지 고민하는 화학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아사히카세이(Asahi Kasei)는 4월 출범한 그린 솔루션 프로젝트팀을 신재생에너지 베이스 그린수소와 이산화탄소(CO2) 회수‧이용 등 차세대 기술을 중심으로 사내 활동을 일원화하고 사업화할 수 있는 사령탑으로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탄소중립 핵심소재로 떠오르고 있는 그린수소 제조용 알칼리 수전해 사업화를 위해서는 어느 지역에서 신재생에너지를 조달받고 어디에서 수소를 제조할지, 또 어디에서 주로 소비하도록 할지, 저장‧운반은 어떻게 할지 등을 그린 솔루션 프로젝트가 정하고 있다.
서플라이체인 전체를 고려한 사업모델 구축을 목표로 사내는 물론이고 외부기업이나 학술기관, 정부와 협력하는 창구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츠비시케미칼(Mitsubishi Chemical)은 기존 사업부와 서플라이체인의 틀을 넘어선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2020년 순환경제 실현을 위해 설립했던 사장 직할조직 CE(순환경제) 추진부를 2021년 4월 본부로 옮겼고 스타트업 등 외부의 기술과 기존 보유기술을 융합하며 이노베이션을 창출하고 있다.
스미토모케미칼(Sumitomo Chemical)도 부서 횡단적 체제인 탄소중립 전략 크로스 펑셔널 팀을 출범시키며 에너지 저장 및 절약 기술의 상용화와 탄소순환 리사이클 확립에 도전하고 있다.
종합상사들은 트렌드에 맞추어 조직을 개편하고 있으며 순환경제 트렌드에도 적극 대응하며 그룹 횡단조직을 만들고 있다.
이토추상사(Itochu)는 부문장 직할 화학제품 프로젝트 추진실에 환경 관련 사업 기능을 부가했다. 친환경 소재의 출구전략을 세우고 밸류체인을 구축하기 위해 모든 영업부와 사업회사를 횡적으로 연결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훼미리마트(Family Mart)에게 공급하고 있는 바이오 PP(Polyprolpylene)도 화학제품 프로젝트 추진실이 개별 부서의 노하우 등을 활용해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미토모상사(Sumitomo Corporation)는 기초화학제품‧전자본부를 통해 영업본부 내 횡단 전임조직인 그린케미칼 개발실을 설치했다. 모든 사업부로부터 인재와 노하우를 모으고 순환경제에 도움이 되는 솔루션을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소지츠(Sojitz)도 환경‧생명과학부를 설립하고 기존의 상품별 접근방식에서 벗어나 시장을 중심으로 두고 관련 사업을 집약하고 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