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화학산업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호황과 불황이 교차했고 탄소중립이라는 대명제 앞에 고개를 숙여야 했다.
코로나19는 2020년 초 중국에서 시작해 전 세계를 휩쓸었고 델타 변이가 자리를 잡으면서 팬데믹으로 끝나는가 싶더니 오미크론 변이가 급습함으로써 2022년에도 코로나19를 벗어나기 힘들어지고 있다.
화학산업은 코로나19 탓에 마스크용 부직포를 비롯해 칸막이용 아크릴판, 고무장갑용 라텍스 등이 호황을 만끽했고 검사키트, 주사기용 소재도 2년간 재미가 짭짤했다.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가 백신으로 떼돈을 벌어들인 것은 공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화이자를 비롯해 글로벌 제약 메이저 3사는 코로나19 백신으로 수백조원을 벌어들이고도 모자라 특허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저개발 국가들을 코로나19 취약지역으로 남겨둠으로써 2-3년 더 백신과 치료제로 막대한 수익을 챙길 궁리에 빠져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국내 화학산업도 코로나19에 따른 명암과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수준에서 70-80달러로 폭등하면서 석유화학, 정유기업들은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석유화학제품을 사용하는 플래스틱 가공기업, 정밀화학기업들은 원료 코스트를 감당하지 못해 아우성을 치고 있다.
실제 코스트를 반영하지 못해 적자를 내고 있는지는 확실치 않으나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지나치게 폭등함으로써 손실의 위험성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더군다나 예측을 불허할 정도로 폭등과 폭락을 반복함으로써 중소기업들은 대응능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었고 주먹구구식 경영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그렇다고 국제시세를 무시하고 저가에 공급해달라고 요구할 수도 없으니 난감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미국이나 유럽, 일본과 같이 장기계약 거래에 의존하지 않고 현물 거래에 집중함으로써 상호 위험부담을 회피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석유화학기업들이 대량 거래에 익숙해진 것도 문제로, 수요가 크지 않은 중소기업들은 막막한 것이 현실이다. 석유정제가 코너에 몰리자 석유화학을 치고 들어오면서 상호 협력을 시작했듯이 석유화학과 플래스틱, 석유화학과 정밀화학, 생명공학, 바이오가 협력을 통해 미래를 개척하는 자세가 아쉽다.
최근 석유화학기업들이 해외 신기술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 정답이 아닐까 생각된다. 군소기업이나 중소기업 타령을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기술을 개발하고 힘을 길러 얕잡아볼 수 없도록 하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탄소중립이나 플래스틱 리사이클은 편차가 더욱 심해 논란 자체가 차단된 느낌이다.
대기업들은 탄소중립을 외치면서 플래스틱 리사이클을 적극화하겠다고 나서고 있으나 중소 화학기업들은 탄소중립이라는 단어 자체가 생소할 정도이고 플래스틱 가공기업이 수두룩하지만 리사이클에는 관심도 없고 여력도 없다. 과연 탄소중립과 플래스틱 리사이클을 온전히 실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탄소중립에 앞서가고 있는 유럽은 직·간접 배출량과 함께 가치사슬에서 발생하는 모든 간접 배출량을 포함해 넷제로를 실행해가고 있다. 온실가스 직접 배출량에 에너지 생성과정의 배출량, 다운스트림 배출량을 모두 포함한다는 것으로 업‧다운스트림 협력 없이는 탄소중립 실현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말해주고 있다.
국내 화학산업은 상호 협력을 통해 공존하면서 미래를 개척하는 자세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