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유‧나프타 폭등에 수요 둔화 … 동남아‧중국, 가동률 조정 대응
중국과 동남아시아 석유화학기업들이 에틸렌(Ethylene) 크래커 가동률을 낮추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국제유가 및 나프타(Naphtha) 가격이 폭등했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른 중국 상하이(Shanghai) 봉쇄가 장기화되면서 중국 수요가 줄어들고 있고 동남아 수요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 에틸렌 현물가격은 4월 초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폭등했으나 이내 하락세로 전환되면서 나프타를 원료로 사용하는 스팀 크래커들은 가동률 유지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싱가폴에서는 엑손모빌(ExxonMobil)이 4월 말 스팀 크래커 1기의 가동을 일시 중지했고, 일본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2년 이상 총 12기의 스팀 크래커 가동률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했으나 최근 수출 수요가 감소하면서 가동률 감축이 불가피해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아시아 에틸렌 현물가격은 2월 말 시작된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유가 및 나프타 가격이 폭등함에 따라 함께 상승했으며 4월 초에는 CFR NE Asia가 톤당 1300달러대 후반으로, CFR SE Asia는 1400달러대로 폭등했다.
그러나 4월 중순 이후 WTI(서부텍사스산 경질유)와 두바이유(Dubai)가 모두 배럴당 100달러대를 유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수요 둔화에 따른 영향이 확대돼 5월 말에는 CFR SE Asia 1125달러, CFR NE Asia는 1675달러로 폭락했다.
나프타는 동북아 오픈스펙(CFR)이 3월 톤당 1000달러를 상회했으나 5월 말 880달러 수준으로 하락했다.
OPEC(석유수출국기구) 및 주요 산유국으로 이루어진 OPEC+가 6월 대규모 감산 결정을 연기하면서 국제유가와 나프타 가격이 당분간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동남아에서는 크랙 마진(에틸렌-나프타 스프레드)이 손익분기점 기준인 300달러를 크게 밑돌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말레이지아 페트로나스(Petronas Chemicals)는 ECC(Ethane Cracking Center) 가동률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으나 NCC(Naphtha Cracking Center)는 가동률 유지에 고전하고 있다. NCC는 3월 한때 가동률을 70% 정도로 낮춘 바 있다.
싱가폴 주롱섬(Jurong)에서 NCC 2기를 가동하고 있는 엑손모빌은 4월 말 에틸렌 생산능력 90만톤의 No.1 크래커 가동을 중지했고 재가동 시점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정기보수를 위한 가동중단은 아니며 유도제품 수요 둔화로 일시 가동중단을 강행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타이에서는 PTT Global Chemical(PTTGC)이 연초 에틸렌 생산능력 50만톤의 NCC를 완공했으나 유도제품 수요 감소로 신규 크래커를 포함해 총 5기의 스팀 크래커 가동률을 높이지 못하고 있다.
풀가동에 따른 에틸렌 상업판매량이 수만톤에 달해 PE(Polyethylene) 등 유도제품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으로 4월 말 기준 평균 가동률을 80% 이하로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타이 SCG(Siam Cement Group) Chemicals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생하기 전까지 에틸렌 크래커 2기를 풀가동했고 국제유가 상승으로 가동률을 소폭 낮추었으나 5월 초까지도 90%대를 유지했다.
동남아에서는 2022년 에틸렌 크래커 2기의 가동이 예정돼 있다.
페트로나스는 5-6월 말레이 반도 남단의 조호르주(Johor) 펭게랑(Pengerang)에서 PIC 프로젝트에 따른 에틸렌 생산능력 120만톤의 NCC를 가동할 계획이다.
베트남 남부 롱손(Long Son)에서는 SCG Chemicals이 5-6월경 신규 폴리올레핀(Polyolefin) 플랜트 시험가동에 착수할 예정이어서 연말 이전에 에틸렌 생산능력 110만톤의 NCC를 가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상하이 봉쇄를 서서히 완화할 예정이나 1개월 이상 이어진 봉쇄 조치로 화동지역을 중심으로 화학제품 수요가 둔화돼 가동률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사이노펙(Sinopec)과 페트로차이나(PetroChina)는 에틸렌 가동률을 5월 초 70-80% 수준으로 유지한 것으로 파악된다. 양사가 정기적으로 발표하는 중국 폴리올레핀 재고는 5월 초 기준 86만톤으로 적정수준이나 크래커 가동률 하락의 영향을 받아 5월물 합성수지 오퍼가격은 인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화학제품 가격은 동남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동남아는 최근 중국산 PP(Polypropylene), PVC(Polyvinyl Chloride) 수입을 확대하고 있으며 페트로나스와 SCG Chemicals의 신규 가동이 수급 완화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