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적으로 재생 디젤(Diesel) 투자가 활성화되고 있다.
글로벌 최대 메이저인 네스테(Neste)를 시작으로 석유정제기업들이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쉘(Shell)은 최근 유럽 최대 공장 건설을 결정했다. 2024년 가동을 목표로 네덜란드 로테르담(Rotterdam) 인근 페르니스(Pernis) 정유공장에 82만톤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운수 부문에서는 탈탄소화 움직임에 따라 바이오연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재생디젤 시장은 2020년 약 600만톤에서 2030년 2000만톤으로 10년 동안 3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 베이스와 동일하게 활용 가능
재생디젤은 HVO(Hydro-treated Vegetable Oil), HDRD(Hydrogenation Derived Renewable Diesel)가 있으며 바이오 디젤인 FAME(Fatty Acid Methyl Ester)와는 구분되고 있다.
재생디젤과 FAME는 모두 식물유, 폐식용유, 동물성 유지 등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생산하나 재생디젤은 유지를 메탄올(Methanol)과 반응시키는 FAME와 달리 유지를 석유정제에서 사용하는 수소화 처리를 통해 생산하고 있다.
구조는 기본적으로 석유 베이스 디젤과 비슷하고 기존 디젤엔진, 유통‧급유시설에 그대로 도입할 수 있으며 공정을 추가해 제트연료로도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FAME는 석유 베이스 디젤에 비해 저온에서 잘 굳고 원료 유지 종류에 따라 산화 안정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제기되고 있다.
유럽은 탈탄소 사회를 견인차로 바이오 연료를 주목하고 있어 재생디젤 수요 증가가 확실시되고 있다.
유럽위원회는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55%로 상향 조정한 가운데 2021년 7월 목표 달성을 위한 계획을 담은 기후변화 대책 패키지 Fit for 55를 발표함으로써 운수 분야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을 28%로 끌어올리고 바이오연료는 17%로 자동차 전동화에 따른 재생전력 10-12%를 상회하는 목표를 설정했다.
재생디젤은 핀란드 네스테가 리드하고 있다.
네스테는 2007년 핀란드 포르보(Porvoo)에서 세계 최초로 재생디젤 생산을 시작했으며 현재는 네덜란드, 싱가폴에서 약 320만톤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앞으로 싱가폴 공장을 증설해 2023년까지 총 생산능력을 약 450만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유럽‧미국서 정유공장 전환 잇따라…
재생디젤은 액체연료로 성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생산할 때 정유공장의 수소화 정제장치를 활용할 수 있는 이점이 부각되고 있다.
반면, FAME는 화학제품 제조 프로세스를 채용함으로써 정유공장에서 대응하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된다.
세계 최초로 정유공장을 재생디젤 공장으로 전환한 이태리 에니(Eni)는 2014년부터 베네치아(Venezia) 정유공장에서 재생디젤을 생산하고 있으며 바이오매스 원료를 연평균 36만톤 처리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2019년에는 젤라(Gela) 정유공장도 바이오 리파이너리로 전환했으며 처리능력이 75만톤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2024년 베네치아 공장 생산능력을 42만톤으로 확대하는 등 2050년까지 총 처리능력을 500만-600만톤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프랑스에서는 토탈에너지(Total Energies)가 라메드(La Mede) 정유공장을 전환해 2019년부터 재생디젤 50만톤을 생산하고 있다.
북미에서는 발레로에너지(Valero Energy)가 투자한 다이아몬드그린디젤(Diamond Green Diesel)이 미국에서 2개 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2021년 말까지 총 생산능력을 약 95만톤에서 220만톤으로 확대했고, 2023년에는 No.3 150만톤 공장을 신규 건설해 약 370만톤 생산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필립스66(Phillips 66)은 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 정유공장을 재편해 재생디젤을 포함한 바이오연료 생산공장으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원유처리는 중단하고 폐식용유, 유지, 그리스, 대두유로 연료를 생산할 계획이며 전처리 장치는 신규 건설하고 수소화 분해장치 및 물류 인프라는 재이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공장이 많이 소재하고 있는 캘리포니아는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에 비해 40%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어 석유정제를 계속하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된다.
필립스66은 바이오 리파이너리 전환을 결정하고 캘리포니아의 탄소연료 기준에 맞추어 당국의 승인을 얻은 후 2024년 초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식용 작물 활용으로 지속성 확보가 관건…
재생디젤은 원료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바이오연료 이용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유럽은 식품으로도 사용되는 원료의 수송연료 투입비율을 7%로 제한하고 있다.
폐식용유, 동물유지 베이스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1.7%로 제한하고 있으나 조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증명되면 상향 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시점에서는 식용유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문제가 되고 있다.
쉘은 페식용유, 폐 동물성 유지, 농업잔사 등을 원료로 이용하고 있는 가운데 유채기름 등 식용 식물유도 보완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원료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이후에는 사용을 중단할 예정이나 신규 생산돼 식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팜유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
토탈에너지는 유채, 팜, 해바라기 등 각종 식물유가 재생디젤 원료의 60-70%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네스테는 재생에너지 원료 조달체제를 글로벌화하고 동시에 미국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2021년 9월 미국 최대의 바이오매스 공급기업 어그리트레이딩(Agri Trading)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어그리트레이딩은 북미, 유럽에서 동물성 지방 폐기물, 폐식용유, 옥수수유를 포함한 식물유를 공급하고 있다.
네스테는 바이오매스 회수를 포함한 어그리트레이딩의 대규모 물류‧판매망과 2020년 인수한 페식용유 회수‧재생기업 Mahoney Environmental의 시너지를 최대화함으로써 2025년까지 원료를 모두 폐기물과 잔사물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태리 에니는 2023년까지 팜유 사용 중단을 결정했고, 원료 조달을 확대하기 위해 2018년 젤라에 조리 후 폐기물을 처리해 유분을 얻는 파일럿 플랜트를 가동했으며 베네치아에 폐식용유 처리 15만톤 설비를 건설하기 위해 2019년부터 사업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
제한 없는 톨유 활용도 확대
북미에서는 제한이 없는 톨유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
톨유는 펄프를 생산할 때 발생하며, 특히 연목에서 셀룰로스(Cellulose)를 얻는 단계에서 생성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핀란드 UPM은 2015년 세계 최초로 핀란드 라페란타(Lappeenranta)에서 톨유를 수소화해 재생디젤을 생산하는 13만톤 플랜트를 가동했다. 최근에는 핀란드 코트카(Kotka), 네덜란드 로테르담을 대상으로 No.2 50만톤 플랜트를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스웨덴 최대의 에너지 메이저 프림(Preem)은 2015년 스웨덴 예테보리(Gothenburg)에서 톨유, 폐식용유 등을 원료로 사용하는 재생디젤 14만톤 공장을 가동했고 2021년 생산능력을 20만톤으로 확대했다.
2024년에는 뤼세실(Lysekil)에 84만톤 플랜트를 신규 건설하는 등 2030년까지 총 440만톤 생산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핀란드 에너지 메이저인 St1은 2022년 가동을 목표로 스웨덴에 재생디젤 20만톤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최근 Swedish Cellulose(SCA)와 합작 운영에 합의했다. SCA가 원료 톨유를 공급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LG화학, 단석산업과 재생디젤 HVO 합작
LG화학은 국내 최초로 대산에 재생디젤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바이오디젤을 생산하고 있는 단석산업과 합작으로 2024년까지 HVO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생산능력은 공개하지 않았으며 2022년 본계약을 체결하기로 했으나 단석산업이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HVO는 폐식용유, 팜 부산물 등 식물성 원료를 수첨시켜 생산하는 차세대 바이오 오일이며 저온에도 얼지 않아 자동차 연료유, 항공유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LG화학은 HVO를 자동차 연료로 투입하는 것이 아니라 SAP(Super Absorbent Polymer), ABS(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 PVC(Polyvinyl Chloride) 등 화학제품 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단석산업은 미국과 유럽에 바이오디젤을 수출하고 있으며 LG화학과의 합작을 통해 HVO 사업에 본격 진출하며 고부가가치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