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PC 50만톤 가동하며 과잉 심화 … 효성, 베트남 생산차질로 적자
PP(Polypropylene)는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수출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케미칼이 HPC(Heavy Feed Petrochemical Complex)를 가동하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PP 현물가격은 2022년 초 톤당 1100달러 안팎에서 출발해 상승세를 계속했으나 2월 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120달러 수준으로 폭등했음에도 불구하고 3-4월 톤당 1200달러 중반에 머물렀다. 특히, 프로필렌(Propylene)이 1190-1310달러까지 치솟으면서 PP-프로필렌 스프레드는 손익분기점은커녕 마이너스 50달러까지 떨어졌다.

중국 정부가 제로코로나 정책을 고집하면서 도시 봉쇄를 장기화함으로써 수요 감소가 불가피했기 때문으로, 2022년 말까지도 공급과잉이 해소되지 않아 연말에는 900달러 수준으로 바닥권을 형성했다.
연말에는 중국 수요 위축 우려, OPEC(석유수출국기구)+ 감산 정책에도 실제 원유 생산량이 증가한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74달러 선까지 하락함에 따라 프로필렌이 약세를 장기화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PP-프로필렌 체인이 상호 작용하면서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아시아 PP 시세는 2023년 1월11일 라피아(Raffia) 및 인젝션(Injection) 그레이드가 CFR FE Asia 913달러, IPP Film 및 BOPP는 923달러, 블록 코폴리머(Block Copolymer)는 933달러를 형성했다.
국내 PP 생산기업들은 최근 원료가격 상승과 중국 수요 위축으로 일제히 가동률을 낮추며 감산체제에 돌입했다.
PP 생산능력이 636만1000톤으로 2021년보다 52만9000톤 증가했으나 수출이 부진하기 때문이다. 현대케미칼이 50만톤을 신규 가동했고, SK지오센트릭은 2만9000톤을 증설했다.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PP 생산량은 2021년 12월 51만8275톤으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으나 2022년 10월에는 33만1346톤에 그쳤다. 국내수요는 11만5000-15만5000톤 사이를 오가며 증감을 반복했으나 수출량은 2022년 1월 24만9636톤을 고점으로 감소세를 나타냈고 11월에는 13만4607톤에 불과했다.
현대케미칼이 2022년 10월 중순부터 HPC를 상업가동하면서 PP 생산량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케미칼은 PP 공칭능력이 월 4만톤이나 수익 개선이 더뎌 가동률을 빠르게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케미칼은 2021년 12월 HPC 상업가동 준비를 마쳤으나 석유화학제품 불황을 이유로 상업가동 일정을 수차례 연기한 바 있고, HPC 가동과 함께 기업공개(IPO)를 준비했으나 결국 IPO는 무기한 연기하고 HPC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PP 가격은 10월 중순 약 1000달러를 형성했고 PP-프로필렌 스프레드가 125-160달러로 확대됐으나 HPC 가동 및 중국 수요 회복 불확실성 영향으로 11월 초 930달러로 떨어졌다.
국내 시장 관계자는 “PE(Polyethylene), EVA(Ethylene Vinyl Acetate) 등 다른 폴리올레핀(Polyolefin)은 설 연휴 전부터 무역상들의 문의가 들어오고 있으나 PP는 계속 생산을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효성화학은 PP 시장 위축으로 영업실적이 큰 타격을 받아 고전하고 있다.
효성화학은 2022년 3분기 매출이 702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1398억원으로 적자 전환했으며 2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국내 PP 매출은 2760억원으로 3.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64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으며, 베트남 PP 사업은 매출이 1557억원으로 28.8% 증가했으나 영업적자는 756억원으로 확대됐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국 봉쇄로 PP 수요가 감소하면서 PP(호모 그레이드)-프로판(Propane) 스프레드가 3분기 톤당 89달러로 69.0% 축소됐고, 베트남 현지에서도 저가의 중국 및 한국산 유입으로 판매가격 인하가 불가피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신용평가는 석유화학제품 시황 둔화, 자회사 가동 차질에 따른 수익성 저하, 대규모 투자 완료 이후 성과 가시화 지연으로 확대된 재무 부담을 이유로 2022년 12월 효성화학의 신용등급 전망을 A/부정적, A2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PP 수급과 스프레드, 삼불화질소(NF3)의 수익성 개선, 이어 베트남 PDH(Propane Dehydrogenation) 가동 정상화와 영업 안정화 여부를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ICIS에 따르면, 국내 주요 수출국인 중국은 2000년부터 PP 수요가 증가하며 글로벌 소비를 주도했으나 2020년 글로벌 수요의 40%를 차지한 후 2022년에도 40%에 그치며 침체를 예고하고 있다. 2000-2022년 글로벌 PP 가동률은 87%에 달했으나 2023년에는 76-78%에 불과할 것으로 예측된다.
PP 생산기업들은 마진 악화가 심해지자 정기보수가 홍수를 이루고 있다.
에쓰오일은 온산 소재 PP 40만5000톤 플랜트를 3월10일-4월25일, 한화토탈은 대산 111만7000톤 플랜트를 2분기에 정기보수할 예정이다. (홍인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