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학제품 생산‧소비량 최초로 감소 … 인프라 투자 침체 본격화
중국 석유‧화학산업은 2022년 사상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으며 최종이익이 2년 연속 1조위안(약 195조원)대를 유지한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경기침체로 화학제품 생산과 소비가 2000년대 들어 처음으로 감소했고 고도 경제성장이나 거대 인프라 투자가 이어지던 시대는 끝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석유‧화학산업은 2022년 최종이익이 1조1300억위안으로 전년대비 약 3.0% 감소했으나 매출액 2000억위안 이
상 대기업의 최종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13.4%에 달해 중국 경제에서 석유‧화학산업의 존재감이 강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석유‧화학공업연합회(CPCIF)에 따르면, 중국은 2022년 말 기준 원유 정제능력이 9억2000만톤으로 일일 850만배럴 수준이고 에틸렌(Ethylene) 생산능력은 4675만톤으로 집계됐다.
원유 정제능력과 에틸렌 생산능력 모두 미국의 일일 1800만배럴 및 4500만톤을 제치고 명실상부하게 세계 1위로 등극했다.
다만, 석유‧화학산업 수익을 에너지 개발과 정유, 화학제품 등 부문별로 나누었을 때는 큰 변화가 눈에 띈다.
업스트림 원유‧가스 부문은 세계적인 에너지 가격 급등을 타고 호실적을 거두었다. 매출액이 1조4900억위안으로 32.9% 급증했고 최종이익은 3552억위안으로 114.7% 폭증함으로써 매출액 대비 이익률이 23.8%에 달했다.
반면, 정유와 화학제품은 원료가격 급등으로 수익 악화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정유 부문은 최종이익이 229억위안으로 87.6% 격감했고, 특히 하반기 적자가 이어져 전체 이익률이 0.4%에 그쳤다. 화학제품 부문 역시 최종이익이 7289억위안으로 8.1% 감소하고 4분기 적자를 기록함으로써 이익률이 7.6%에 머물렀다.
페트로차이나(PetroChina), 사이노켐(Sinochem), 중국해양석유(CNOOC), 켐차이나(ChemChina) 등 국영 4사는 합계 매출액이 8조3000억위안, 최종이익은 5300억위안으로 각각 석유‧화학산업 전체의 50%를 차지했다.
CPCIF는 앞으로 석유‧화학산업의 성장을 유지하고 이노베이션을 가속화하기 위해 민간기업의 위상을 확대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화학제품 수요 둔화도 우려하고 있다.
CPCIF에 따르면, 최근 20년 동안 화학제품 생산량과 소비량이 꾸준히 증가했으나 2022년에는 유기‧무기화학제품과 합성수지‧섬유 등 주요 화학제품 생산량이 0.4% 감소했다. 무기화학제품은 소비량이 1.5% 줄었고 전제 감소 폭이 큰 편은 아니나 2000년대 들어 처음 줄어든 것이어서 충격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CPCIF는 화학기업들이 수요 감소와 공급난, 시장의 기대가 줄어드는 삼중압력에 직면한 것으로 분석하고 생산능력 과잉도 문제이지만 신규시장 개척이나 공급구조 개혁 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2022년 수요 감소는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중국 경제가 2020년까지 10년 동안 연평균 7%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성장했으나 앞으로 10년 동안에는 성장률 5% 수준의 온건한 성장 유지가 최대일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과거 중국 경제 성장을 견인해온 정부 주도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는 더 이상 활성화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속도로와 고속철도 총길이가 이미 각각 12만km, 4만km에 달하는 등 세계 최장수준이며 도시마다 국제공항이 있을 뿐만 아니라 지방도시에도 초고층 빌딩이 줄지어 들어서 있을 만큼 인프라 투자가 충분히 진행됐고 고령화와 부동산 정책 조정으로 추가 투자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이다.
이에 따라 건설용 화학제품 수요는 급감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고 단열재, 페인트 등 건설 및 인프라 관련 화학제품은 공급과잉 전환이 확실시돼 관련 생산기업들의 조기 구조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중국 화학산업은 경제 및 시장 변화, 수요 둔화에 대응해 저탄소형 경영 전환, 서플라이체인 안정화, 생산제품 하이엔드화 등을 추진함으로써 신규시장 개척에 나서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CPCIF는 하이엔드화를 위해서는 전자, 항공‧우주, 방위산업에 공급하는 화학제품의 양적‧기술적 부족을 해소할 수 있는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서플라이체인 안정화나 배출량 감축을 위해서는 국제협력이 필수적이어서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을 통한 유럽과의 협력이나 RCEP(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 가입국, 한국‧일본과의 연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이산화탄소(CO2)와 폐플래스틱 배출 감축을 목표로는 AEPW(플래스틱 폐기물 제거 연합) 등 국제기구나 유럽‧미국‧한국‧일본 산업계와의 교류 확대가 요구된다. (강윤화 책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