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피아이씨, 영업적자 111억원 … 에쓰오일도 수익 악화
PO(Propylene Oxide)는 스프레드 축소 및 공급부담 확대로 침체가 심화되고 있다.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국내 PO 시장은 SK피아이씨글로벌과 에쓰오일이 양분해 과점하고 있으며 생산능력은 SK피아이씨글로벌 울산공장 31만톤, 에쓰오일 울산공장 30만톤 등 61만톤으로 파악된다.
생산능력 국내 1위 SK피아이씨글로벌은 2020년 2월 SKC 화학부문 물적분할로 설립돼 PU(Polyurethane) 원료용 PO 및 유도제품 PG(Propylene Glycol) 등을 생산하고 있다. 
SKC는 1991년 국내 최초로 PO 상업생산에 성공한 후 세계 최초로 친환경 HPPO(Hydrogen Peroxide PO) 상업화에 성공하며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다. HPPO는 과산화수소에서 산소 분자를 분리해 프로필렌(Propylene)에 붙여 PO를 만드는 공정으로 물 이외 부산물, 유해물질이 나오지 않는 특징이 있다.
SK피아이씨글로벌은 PO 원료 프로필렌을 SK지오센트릭에서 공급받고 있으며 PO 생산량은 상당부분을 다운스트림인 PG 생산용으로 투입하거나 SK피유코어에게 PPG(Polypropylene Glycol) 원료로 공급하는 등 계열사 사이에 수직계열화 체제를 확립하고 있다.
PG는 폴리올(Polyol) 원료, 산업용 용제, 의약품, 식품, 화장품 등에 첨가제로 사용되며 PPG는 최종적으로 자동차 소재용, 전자용, 건축용 등 다양한 용도의 PU 제조에 투입되고 있다.
SK피아이씨글로벌은 2021년 주력제품 PO 스프레드 확대, 건축·자동차 소재용 PU 수요 증가, 미국 한파에 따른 경쟁기업 생산차질, 국제유가 상승을 타고 영업이익이 3322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2022년 고유가로 프로필렌 가격이 상승한 반면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 및 신증설 등에 따른 수급 악화로 PO 판매가격 하락이 계속되며 PO 스프레드가 직전 불황기였던 2019-2020년을 하회하는 수준으로 축소됨에 따라 2023년 1분기에는 111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가전‧전자‧건설 등 최종 전방산업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중국을 중심으로 한 PO 신증설 영향이 당분간 이어지면서 단기‧중기적으로 수익성 악화가 계속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SK피아이씨글로벌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고부가 친환경 PG 판매 확대 및 DPG(Dipropylene Glycol)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고부가 PG는 보습성 및 향을 머금는 특성을 활용해 식‧음료, 의약품 등 다양한 용도로 공급하고 있으며, DPG는 다양한 PG 유도제품 중 부가가치가 가장 높은 소재라는 점을 강조하며 화장품, 퍼스널케어, 향수 원료용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SK피아이씨글로벌은 글로벌 DPG 시장이 30만톤으로 성장함에 따라 2022년 세계 최초로 친환경 고부가가치 DPG 생산을 위한 3만톤 단독 플랜트를 준공함으로써 생산 및 공급 효율성을 개선한 바 있다.
또 고부가 PG 판매 확대를 위해 2023년 하반기 글로벌 물류 포스트를 8곳으로 늘려 북미‧유럽 등 고부가가치 시장에서 안정적인 공급자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PO 생산능력 2위 에쓰오일은 2023년 2분기 영업이익이 36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7.9% 격감했다.
정제마진이 급락한 가운데 대규모 정기보수 비용과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 관련 영업적자가 반영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석유화학 사업은 신증설 영향과 PP(Polypropylene) 및 PO 수요 회복 지연으로 수익성 개선 폭이 제한됨에 따라 영업이익 820억원을 기록했다.
에쓰오일은 비정유 사업에서 PP, PO 등 올레핀 계열 사업 기반을 점차 강화하고 있으나 최근 신증설 물량 유입, 원료가격 급등에 따라 스프레드가 축소되고 글로벌 경기침체로 수요 둔화가 이어짐에 따라 수익성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수익성 제고를 위해 2018년 5조원을 투입한 1단계 석유화학 프로젝트의 후속단계인 샤힌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기존 주력사업인 석유정제에서 석유화학으로 포트폴리오 재편을 가속화하고 있다.
샤힌 프로젝트는 에쓰오일 대주주 아람코(Saudi Aramco)가 창사 이래 최대 투자액인 9조2580억원을 투입하는 계획이며 세계 최초로 TC2C(Thermal Crude to Chemical) 기술을 적용한 스팀 크래커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설비를 건설함으로써 2026년 하반기 최대 320만톤의 석유화학제품을 상업 생산할 계획이다.
TC2C는 정유공장에서 나오는 저가 중유제품을 화학제품 원료로 전환하는 공정이며 2026년 상업 가동하면 복합마진이 현재 대비 배럴당 4.5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를 통해 국제유가에 좌우되는 정유 사업 비중을 69%로 줄이고 석유화학 비중은 기존 12%에서 25% 수준으로 2배 이상 확대할 예정이다. (김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