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를 위시한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다.
OPEC 회원국들은 2023년 12월 회의에서도 2024년 일평균 100만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연장할 계획이나 2023년 국제유가가 OPEC+의 감산에도 불구하고 크게 상승하지 않았으며 경기와 전쟁 등 외부요인이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됨에 따라 실효성에 의문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에서 3번째로 많은 석유를 생산하는 앙골라는 2023년 12월 들어 OPEC의 감산 정책이 국가 이익과 부합하지 않는다며 OPEC을 탈퇴하기에 이르렀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런던원유거래소(ICE)의 브렌트유(Brent) 선물유가는 2023년 1월 배럴당 80달러 초반에서 시작해 3월 중순 70달러대로 떨어졌으며 4월 한때 87달러대로 반등한 이후 다시 하락해 6월12일 연중 최저가인 71.84달러로 떨어졌다.
9월27일 연중 최고가인 96.55달러를 기록했으나 100달러 고지를 돌파하지 못하고 10월 초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하락해 12월27일 79.65달러로 80달러선이 다시 무너졌다.
IEA(국제에너지기구)는 미국 등 비OPEC+ 국가들이 생산량을 확대함에 따라 2024년 OPEC+의 글로벌 석유 시장 점유율이 역대 최저수준인 51%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OPEC의 영향력 감소는 미국의 원유 생산량 확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에 따르면, 미국은 2023년 글로벌 석유 생산의 21%를 차지해 사우디 13%, 러시아10%를 합한 것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미국은 원유 생산량이 1324만배럴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2024년에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겠다고 공약했으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정책을 전환했고 석유 산업계가 생산량을 빠르게 확대했으며 원유 생산량이 증가함에 따라 내수 유가가 안정화되고 외교적으로 사우디에 대한 의존이 감소했다.
대선을 앞두고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원유 생산 확대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판단됨에 따라 OPEC의 영향력은 더욱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도 2023년 석유·가스 생산량이 3억9000만톤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국가에너지국에 따르면, 중국은 2023년 원유 생산량이 2억800만톤으로 2022년 대비 300만톤 이상 증가했으며 7년 연속 1000만톤 이상 성장세를 유지했다. 천연가스 생산량 역시 2300억입방미터로 7년 연속 100억입방미터 이상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중국은 셰일가스(Shale Gas) 탐사·개발에도 나서 신장(Xinjiang) 위구르(Uyghurs) 자치구와 헤이룽장성(Heilongjiang), 산둥성(Shandong) 등 국가급 시범구역 3곳과 칭청(Qingcheng) 셰일유전 건설에 속도를 냈으며 장쑤성(Jiangsu) 북부에서도 상용화 실험을 진행하며 셰일가스 생산량이 사상 최대인 400만톤을 넘었다.
중국은 세계 2위 석유 소비국으로 약 70%를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나 유럽 수출이 막힌 러시아가 중국 공급을 확대하면서 소비량을 충당하고 있으며 2023년 러시아의 석유 수출 가운데 약 50%가 중국으로 보내진 것으로 알려졌다. (윤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