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수요 47만5000톤 전망 … 롯데알미늄, 8만4000톤 체제로 확장
알루미늄(Aluminium) 생산기업들이 사업 다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알루미늄 생산기업들은 최근 중국발 공급과잉이 심화되면서 양극박 등 고수익 사업 비중을 확장하는 한편 신규 사업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은 글로벌 알루미늄 생산능력의 약 60% 가까이를 장악하고 있으며 2023년 가동률을 높게 유지하면서 33만8000톤에 달하는 초과공급을 야기했고 2024년에도 초과공급량이 25만톤을 상회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알루미늄은 최근 전기자동차(EV) 시장이 성장하면서 중량이 무거운 배터리를 탑재하는 대신 차체를 경량화하고자 하는 수요가 확대됨에 따라 자동차 1대당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다.
유럽 알루미늄협회에 따르면, 자동차 1대당 알루미늄 사용량은 2006년 121kg 수준이었으나 2023년 205kg으로 대폭 증가했고 앞으로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LiB(리튬이온전지) 생산기업들이 3원계 배터리 중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배터리를 주력 생산하며 양극박용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호재로 기대된다.
LiB 양극박은 양극재를 코팅하는 소재이며 알루미늄으로 제조할 때는 알루미늄을 20마이크론 이하로 매우 얇게 가공해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된다.
양극박은 2차전지 소재 중 비중이 약 2%에 불과하나 NiB(나트륨이온전지), 전고체전지 등 포스트 LiB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성장성 및 수익성이 높은 분야로 평가된다. 글로벌 시장은 2020년 9만2000톤에서 2021년 13만5000톤으로 성장한데 이어 2025년 47만5000톤으로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알루미늄 생산기업들은 최근 배터리 시장 성장에 발맞추어 양극박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동일알루미늄은 2023년 4월 압연기 1개 라인을 추가하며 양극박 생산능력을 3만5000톤으로 확대했고 2026년 상반기 상업가동을 목표로 신규 압연기 3개 설치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동일알루미늄은 1989년 설립돼 식품, 의약품과 내외장 건축자재용 알루미늄 압연제품 생산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2차전지용 양극박을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에게 공급하고 있다.
삼아알미늄은 2023년 10월 평택 양극박 생산라인을 4개에서 6개로 증설하고 생산능력을 2만7000톤에서 4만톤으로 확대했다.
동원시스템즈는 아산공장에 351억원을 투자해 양극박 전용 압연기를 추가 도입하고 있다. 현재는 식품포장용 알루미늄박과 배터리용 양극박을 함께 생산하나 신규 전용 압연기 도입 이후에는 기존 생산라인도 양극박용으로 전환해 관련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롯데알미늄은 롯데케미칼과 미국 켄터키에 양극박 3만6000톤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안산 1만2000톤, 헝가리 3만6000톤과 함께 총 8만4000톤 체제로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2023년 말 2차전지 양극박 및 일반박 사업부문을 롯데알미늄비엠으로, 캔‧연포장‧골판지‧생활용품과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병 사업부문을 롯데알미늄피엠으로 각각 분할 설립하는 내용을 공시하고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했으며 2024년 2월 주주총회를 통해 분할 대상 사업을 제외한 나머지 부문은 존속기업인 롯데알미늄이 맡기로 했다.
알루미늄 생산기업들은 양극박 이외 사업에서도 외부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롯데알미늄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 당시 의료기기 제조업 허가를 획득하고 의약품 냉장고 및 냉동고 제조 등 헬스케어 사업에 진출했다.
PET병 사업에서는 롯데케미칼, 삼성웰스토리와 함께 친환경 식품포장 용기 개발에 나서고 있다. 롯데알미늄은 롯데케미칼이 제조한 CR(Chemical Recycle) PP(Polypropylene), PET 소재로 용기를 개발하며, 삼성웰스토리가 유통을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르웨이 하이드로(Hydro)는 최근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유럽 알루미늄 가동률이 저조해짐에 따라 알루미늄 제련공정을 100% 탈탄소화할 수 있는 할제로(HalZero) 기술을 개발했다.
할제로는 전기분해 단계에서 탄소와 염소를 폐쇄 루프(Closed Loop)에 가두고 산소만 배출하는 기술이며 2025년 세계 최초의 무탄소 알루미늄 생산을 실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도요알루미늄(Toyo Aluminium)이 식품 신선도를 장시간 유지할 수 있는 특수 알루미늄 필름을 개발했고 화장품, 의료기기 분야까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필름 내 주입해둔 무기 입자가 식품 내 수분과 반응해 수소 분자를 발생시키고 식품 산화를 막는 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윤화 책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