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연제는 수요 회복이 기대되고 있다.
난연제는 2020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과 함께 자동차 관련 용도를 중심으로 수요 부진이 심각했다.
주요 난연제 소비국인 일본은 2021년 일시적으로 일부 수요가 되살아나 시장 회복이 기대됐으나 2022년 다시 감소로 전환됐고 2023년에는 중국 경제 침체 영향까지 더해지면서 수요 부진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자동차와 전자 분야를 중심으로 수요 회복이 확실시되고 있다.
전기자동차(EV) 보급이 확대되며 자동차 소재에 대한 열대책 관련 니즈가 확대되고 차체 경량화를 위해 플래스틱 소재 사용량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5G(5세대 이동통신) 등 차세대 이동통신 보급에 따른 시스템 갱신 움직임 역시 난연제 수요 회복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브롬계, 중국 침체로 TBBPA 수요 격감
브롬계 난연제는 할로겐 프리 니즈가 확대되며 PS(Polystyrene), ABS(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용을 중심으로 인계 난연제로 전환이 진행돼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인계 난연제로 전환이 일단락되며 브롬계 난연제 특유의 뛰어난 난연 효과와 가격경쟁력이 주목받아 일부 기존 용도에서 수요가 회복된 것으로 알려졌다.
브롬계 난연제 대표제품인 TBBPA(Tetrabromobisphenol-A)는 가전 및 전자부품 생산기업들이 공장을 해외로 옮기며 컴파운더, 수지 가공기업들도 함께 이전함에 따라 일본 수요가 2000년대 초반 3만톤 이상을 기록한 이후 꾸준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있던 2009년 수요가 약 1만7000톤으로 급감한 이후 코로나 이전까지 1만2000-1만4000톤 수준에 머물렀고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에는 9000톤으로 줄어 1만톤대가 붕괴됐다.
2021년과 2022년에는 재택근무 체제가 정착되고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며 가전 판매량이 증가함에 따라 한때 코로나 이전 수준을 되찾기도 했으나 2023년 포스트 코로나 전환에 따른 수급 완화, 중국 경기침체 등이 겹치면서 유도제품 수요가 급감해 TBBPA 수요 역시 8000톤으로 전년대비 27%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TBBPA에폭시올리고머 등 동일 계열 난연제도 비슷한 상황이며 브롬계 난연제에 대한 규제는 꾸준히 수요 동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TBBPA는 유럽 REACH 규제에서 고위험성 우려물질(SVHC)로 지정됐으며 규제 시행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TBBPA는 전자기판 제조에 필수적인 난연제로 규제가 진행돼도 생산까지 금지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HBCD, 대체제품 개발 본격화
HBCD(Hexabromocyclododecane) 난연제는 건축용 EPS(Expanded Polystyrene)에 사용됐으나 생산 및 사용이 모두 금지됨에 따라 대체소재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다.
브롬화 부타디엔(Butadiene)-스타이렌(Styrene) 공중합체가 주력 대체소재로 부상했으며 일본 수요는 수년 전부터 1500톤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는 주택 착공건수가 크게 증가하지 않아 수요가 급증하는 일이 없으나 일본 정부가 주택 에너지 절감 기준을 강화하면서 난연성 EPS 사용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수년 안에 수요가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랑세스(Lanxess)는 HBCD 대체제품으로 브롬화 부타디엔-스타이렌 공중합체를 공급하고 있으며, DKS는 Pyroguard SR 130, Manac은 섬유용을 중심으로 EB-70 브랜드로 대체제품 공급에 나서고 있다
스타이렌계 수지용 브롬화 방향족 트라아딘 역시 수요가 800톤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DecaBDE(Decabromodiphenyl Ether)는 EBTBP(Ethylene bis(Tetrabromophthalimide))로 대체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2023년 일본 수요는 5000톤 수준이었다.
알버말(Albemarle)은 DecaBDE 대체제로 범용수지용 폴리머 타입 Saytex Alero를 개발했으며 유럽, 미국, 아시아에서 수요기업 평가를 마쳐 2024년 상업생산할 예정이다.
다만, 캐나다는 EBTBP 난연제를 규제 대상으로 정할지 검토하고 있다.
브롬계 난연제는 전체적으로 수요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된다. 주요 용도 중 가전과 사무기기 수요는 회복될 가능성이 낮고, 특히 중국 경기침체 때문에 해외 수요도 부진한 것으로 파악된다.
인계, 친환경 수요 노린 신제품 개발 “활발”
인계 난연제는 할로겐 프리라는 점에서 1990년대부터 브롬계를 대체하며 수요가 급증했고 안정적으로 시장이 형성돼 있다.
브롬계나 무기계보다 설계자유도가 높고 종류가 많아 생산기업들은 더욱 높은 난연성과 수지 적합성, 뛰어난 환경특성을 소구하며 신제품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아데카(ADEKA)는 축합 인산에스테르계 난연제 최대 메이저로 Adeka Stab 브랜드를 통해 다양한 난연제를 공급하고 있다.
인산에스테르계는 인계 난연제 중 수요량이 가장 많고 PVC(Polyvinyl Chloride)에 널리 사용되는 모노머형과 고분자량에 휘발성이 낮은 축합형으로 구분되고 있다.
주력제품 Adeka Stab FP-600은 할로겐 프리에 다이옥신이 생성되지 않아 EP(엔지니어링 플래스틱)용으로 주로 사용되고 있다.
또 Adeka Stab FP-900L은 높은 난연성과 BPA(Bisphenol-A) 프리라는 점에서 뛰어난 환경성이 호평을 받으며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폴리올레핀(Polyolefin)용으로 공급하고 있는 팽창성 Adeka Stab FP-2000는 수지에 배합하면 브롬계 난연제를 사용했을 때에 비해 연기와 일산화탄소(CO) 발생량을 대폭 감축할 수 있어 미국 UL로부터 2017년 인증 마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deka Stab FP-2500S는 GFRPP(Glass Fiber Reinforced Polypropylene)용 난연제로 가전, 전기자동차 분야에서 채용이 증가하고 있다.
5G 보급 따라 초고속통신용 니즈 대응
다이하치케미칼(Daihachi Chemical)은 할로겐 프리 인산에스테르계 및 축합 인산에스테르계 난연제 공급에 주력하고 있다.
EP용으로는 액체계 축합형 인산에스테르 CR-741과 분체계로 취급이 용이하고 내가수분해성과 내열성, 저유전성 등의 특징을 갖춘 PX-200 등을 글로벌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최근 할로겐 프리 지방족 인산아디데이트계 난연제 Daiguard-850을 출시했으며 목재용 난연제 SR-2500 시리즈와 저유전 특성을 가져 5G 등 데이터 통신 고속화에 적합한 SR-3000 등은 샘플 공급을 진행하고 있다.
PP(Polypropylene) 수지용 인계 난연제 개발에도 성공해 성형제품용 SR-8031, 시트용 SR-8040 등을 출시했으며 2개 신제품 모두 할로겐 프리에 뛰어난 난연성을 가졌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SR-8031은 자동차 관련 부품, SR-8040은 PP 시트용을 중심으로 제안을 진행하고 있다.
DKS는 타이완 Chinyee Chemical과 연계해 할로겐 프리 인계 난연제 신제품 PQ-60을 개발하고 판매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PQ-60은 인 함유량이 높으며 저극성에 열팽창성이 낮고 저유전성, 내수성을 그대로 유지한 채 난연성을 발휘할 수 있어 5G 등 고속통신 기기용 채용이 본격화되고 있다.
앞으로는 브롬계 난연제 Pyroguard 시리즈에 인계 난연제 PQ-60을 더해 다양한 니즈에 대응할 방침이다.
산코(Sanko)는 포스파페난트렌(Phosphaphenanthrene)계 난연제 HCA와 유도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HCA는 열안정성이 우수하고 비중이 낮아 에폭시수지(Epoxy Resin) 반응형 난연제로 채용이 확대되고 있다.
무기계, 원료가격 급등에 규제 압박까지…
무기계 난연제 대표제품인 삼산화안티몬(Antimony Trioxide)은 브롬계 난연제와 조합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으며 높은 난연성을 갖추어 할로겐 구조를 갖춘 수지에는 단독으로 사용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Nihon Seiko와 Yamanaka Sangyo, Tohko Sangyo 등이 생산하고 있으며 수요는 브롬계 난연제와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2021년과 2022년에는 코로나 영향이 약화돼 잠시 회복됐으나 2023년에는 6900톤으로 20% 급감했다.
브롬계 난연제나 인계 난연제와 동일하게 주요 용도인 자동차, 가전, 사무기기, 주택자재 관련 수요가 부진하고 중국 경기침체가 더해진 영향으로 수요가 감소한 것이며 단기적으로는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안티몬지금 가격은 최근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안티몬광석 공급량이 적고 중국이 태양광 패널용으로 안티몬산소다를 사용함에 따라 안티몬 수요가 증가한 가운데 운임이 상승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앞으로 난연제 수요가 되살아난다면 안티몬 수급타이트가 더욱 심화되고 안티몬지금 가격이 추가 급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산화안티몬은 2017년 일본 정부가 특정화학물질장애예방규칙에서 규제 대상으로 지정함에 따라 취급 사업자에 대한 공조설비 설치 및 작업환경 측정이 의무화된 상태이다.
삼산화안티몬 생산기업은 마스터배치와 과립상제품, 습윤 타입등을 개발하며 분진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유럽은 RoHS 지령에서 삼산화안티몬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할로겐 난연제와 조합해 리스크 평가‧재검토를 진행하고 있으며 삼산화안티몬 단독으로는 사용해도 괜찮다는 판단이 내려졌기 때문에 규제 대상에서 벗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무기계 난연제 중 수요량이 많은 수산화마그네슘과 수산화알루미늄은 투입 용도가 다양화되고 있다.
수산화마그네슘은 내열성이 뛰어나 주로 높은 온도에서 성형된느 가공제품에 투입되고, 수산화알루미늄은 충진필러로 투입돼 섬유 카펫 백코트제, FRP(Fiber Reinforced Plastic)제 욕조, 전선 절연용 애자 등에 사용되고 있다.
케이씨, 보헤마이트로 글로벌 4위 등극
케이씨(대표 고상걸·권홍빈)는 일본에 국내 난연제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
케이씨는 2월 일본 도쿄(Tokyo)에서 개최된 Battery Japan 2024에 참가해 고부가 보헤마이트(Boehmite)와 특수 알루미나(Alumina) 등을 출품했다.
케이씨를 포함해 국내 11사가 코트라(KOTRA)와 한국배터리산업협회의 지원을 통해 한국관 전용 부스를 설치하고 차별화한 기술력을 선보인 것으로, 케이씨는 양극재 원료로 출력성과 안정성을 향상하며 방열 갭 필러 및 접착제로도 사용하는 슈퍼파인 수산화알루미늄(Aluminum Hydroxide)을 선보였다.
슈퍼파인 수산화알루미늄은 전고체전지의 양극재 소재로 활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 2차전지 소재 사업에서 발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케이씨는 2012년에 건설한 보헤마이트 공장을 2020년 증설해 매년 3000만달러의 수출실적을 기록하고 있으며 보헤마이트 분리막 매출은 2017년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케이씨 관계자는 “Battery Japan 2024를 통해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제고하고 핵심소재 사업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케이씨는 보크사이트 원광 베이스 알루미늄 화합물을 제조하는 유일한 국내기업으로 알루미늄 화합물은 전기·전자산업부터 환경산업, 배터리산업, 철강산업 등 전반적인 산업 분야에 핵심원료로 사용한다.
전기·전자 분야에서는 케이블, 와이어 등에 친환경 난연제로 사용하며 환경 분야에서는 부유물을 제거하는 정화 공정에서 응집제로 활용하고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백색도, 투명도, 광택, 밝기를 높이기 위한 유리 강화용 필러로 적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차전지 분야에서는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등의 출력을 높이는 양극활물질 원료, 분리막의 안정성을 향상하는 코팅제, 열전도율을 높이는 방열 갭 필러 등으로 사용하며 철강 분야에서는 내화물과 구조세라믹스 원료로 활용한다.
케이씨는 40만톤의 분체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초미분 수산화알루미늄 생산능력은 글로벌 4위를 차지하고 있고 입도와 순도에 따라 범용, 초미분으로 구분한 14종의 수산화알루미늄을 제조하고 있다.
또 내열 안정성을 강화한 200, 300, 700, 1500 나노미터 등 4종의 보헤마이트와 알루미나를 생산하고 있다.
케이블‧배터리‧디스플레이 적용 기대
보헤마이트는 일반적인 수산화알루미늄에 비해 높은 표면적과 미세한 기공경을 가지고 있는 활성 알루미나로 반도체 인쇄회로기판(PCB)의 필러, 고온용 수지 첨가제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촉매지지체, 화장품 및 의약품 원료 등 광범하게 활용한다.
KB 시리즈 보헤마이트는 슈퍼파인(Super Fine) 수산화알루미늄을 원료로 특수 공정을 거쳐 생산하며, 고온의 가공 공정에서도 사용가능한 환경친화적 할로겐프리 난연제로 유독성 가스나 매연이 발생하지 않고 내아킹성과 내트래킹성이 매우 우수해 고온용 수지 첨가제와 LiB(리튬이온전지) 분리막 코팅용 원료로 사용한다.
할로겐계 난연제는 비용이 저렴하고 플래스틱에 첨가했을 때 사출 성형이 쉽다는 장점이 있으나 브롬(Br) 등 유독성 물질을 사용해 인체에 유해한 환경호르몬이 발생하고 소각할 때 다이옥신 등 독성가스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H 시리즈는 수요기업의 요구에 따라 별도 공정으로 제조한 수산화알루미늄 초미분제품으로 백색도가 높고 전기전도도와 흡유량이 낮은 특성이 있으며, 난연제로 사용하면 온도가 상승하면서 물분자만 방출해 전기 절연재로 널리 사용하고 NCMA, NMA(니켈·망간·알루미늄)와 같은 양극활물질의 원료로써 배터리 출력을 향상한다.
케이씨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상·하수 처리제와 제올라이트(HSZ: High Silica Zeolite) 등의 범용 화학제품 기초 원료를 비롯해 인조대리석, 세라믹, 내화물 등 첨단 신소재 원료를 국산화했으며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맞추어 고순도 알루미나를 비롯한 다양한 고부가제품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2023년 11월에는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2023년 세계일류상품 및 생산기업으로 선정돼 글로벌 기술력과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최근 글로벌 난연제 시장은 브롬계 난연제가 인체유해성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화학물질 규제 국제협약인 스톡홀름협약에서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으나, 아직 대체물질이 개발되지 않아 사용금지가 유예되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 뉴클레오엑스는 2023년 10월 생물 유래 물질인 ATP(Adenosine Triphosphate)를 사용해 친환경 난연 소재를 개발했으며 ATP를 화학적으로 합성해 분말 형태로 제조했다.
이정헌 뉴클레오엑스 대표는 성균관대 바이오·나노 소재 연구실에서 ATP의 난연성을 확인해 세계 최초로 학술 논문에 게재했으며 2020년 생체 유래 난연제 원천기술과 관련해 국내외 특허를 출원하고 2022년 뉴클레오엑스를 창업했다. (강윤화 책임기자: kyh@chemlocus.com) (김진희 기자: kj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