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이 기술 경쟁력 우위를 바탕으로 차세대 스페셜티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스페셜티케미칼은 자동차, 의약품, 소비재 등 다양한 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화학산업 가운데서도 오랜 기간 축적한 기술을 베이스로 다운스트림 시장의 엄격한 니즈에 대응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
특히, 일본 화학기업은 글로벌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는 반도체 회로 형성용 포토레지스트를 비롯해 70여개 분야에서 60% 이상의 점유율을 장악하고 있다.
화학산업은 중국이 LiB(리튬이온전지)용 양·음극재, 분리막, 전해액 등 여러 분야에서 기술 격차를 좁히고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존재감을 강화함에 따라 차세대 기술 개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아울러 탄소중립과 SDGs(지속가능한 개발목표) 트렌드 등에 대응하는 새로운 시장이 대두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스페셜티 시장에 대한 주목도가 올라가고 있다.
일본, 차세대 트렌드 시장 선점 추진
일본 경제산업성은 전체 스페셜티 시장이 1000억엔(약 9300억원)대에 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본기업이 주도하는 대표적인 시장으로 꼽히는 포토레지스트는 원료인 베이스 폴리머, 광산발생제, 용제, 증감제 등에서도 일본기업의 점유율이 높다.
일본이 최첨단 영역에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는데는 반도체 관련기업 및 공급기업과의 교섭과 절충을 통해 연마한 기술력이 근간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스페셜티는 기술 차별화가 가능해 선도기업이 큰 이익을 올릴 수 있으나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신규기업의 진입이 증가하고 기술력을 쫓아오게 된다. 따라서 최첨단 영역에서 위상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차세대 기술을 위한 연구개발(R&D)을 계속하고 일관되게 시장을 선도하는 방침이 기본전략 가운데 하나로 받아들여진다.
2000년대 이후 기술 트렌드는 휴대전화와 광통신, PC 보급으로 △디스플레이 △반도체 △LiB 시장 확대로 이어졌으며 앞으로도 컴퓨터의 발전과 AI(인공지능) 확대를 타고 데이터 사회 및 자동차 전동화 등 CASE(커넥티드·자율주행·공유·전동화) 트렌드가 반도체와 LiB 시장이 크게 성장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2030년 100조엔으로 2020년 대비 100%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화학기업들은 반도체 다음으로 도래할 트렌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23년 과학자들로 구성된 글로벌 순수·응용화학연합(IUPAC)은 화학분야의 이머징 기술 톱 10을 발표했으며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효소 리사이클 기술 △해양 이산화탄소(CO2) 흡수력 향상 기술 △광촉매를 활용한 수소공급기술 등 탈탄소 기술이 다수 이름을 올렸다.
IUPAC는 세계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청정에너지와 충분한 식량, 안전한 음료수를 제공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으며 2030년까지 SDGs 달성에 기여하는 기술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수전해를 통한 수소 생산, 수소로부터 암모니아(Ammonia)와 메탄(Methane)을 합성하는 기술 등 탈탄소 기술은 화학반응 없이 성립할 수 없기 때문에 탈탄소 사회 도래는 화학기업의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화장품, 엔데믹 이후 회복세에 남성용 가세
화장품 시장은 수요 증가와 남성용 수요 증가를 타고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KITA)에 따르면, 2024년 1분기와 2분기 화장품·의약품 등 생활용품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가 각각 103.1, 109.0으로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역시 마스크 착용 규제 완화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엔데믹화의 영향으로 외출기회 및 화장품 사용빈도가 증가하고 인바운드 수요가 되살아나는 등 화장품 시장이 회복기를 맞고 있다.
야노경제(Yano)에 따르면, 2023년 일본 화장품 내수는 2조4500억엔으로 전년대비 3.4% 증가했다. 생산기업들이 원재료 코스트 급등과 화장품 고부가가치화 등을 고려해 단가 상승 전략으로 전환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2조6480억엔과 비교하면 여전히 완전한 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분석됨에 따라 2024년에는 화장품 생산기업들이 인바운드 수요 본격화와 더불어 남성과 고연령층 등 새로운 타깃을 발굴해 재성장의 동력으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스킨케어 시장이 약 50%를 차지하고 있으며 헤어케어가 20% 후반, 메이크업이 20% 초반으로 나누어져 있다.
고가격대 시장은 마스크로 가려지던 얼굴 처짐과 주름 케어 니즈가 늘어나고 고기능 스킨케어 수요가 계속 증가하며, 저가격대 시장은 포인트 메이크 및 베이스 메이크 사용빈도 증가와 인바운드 수요에 힘입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는 남성용이 화장품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젊은 남성을 중심으로 미용에 대한 관심이 커졌으며 코로나19를 계기로 온라인 환경이 급속도로 확산됨에 따라 화장을 하지 않던 남성이 화면을 통해 자기 얼굴에 관심을 갖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
일본 남성용 화장품 시장은 2020-2022년 연평균 2.5% 성장했으며 새로운 수요 획득을 위해 남성용 화장품 뿐만 아니라 젠더프리 화장품 사업을 추진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페인트, 인디아 뜨고 중국 진다!
일본 페인트 생산기업들은 내수 회복에 한계를 느끼고 아시아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있다.
페인트는 자동차, 건축, 공업, 목공 등 다양한 현장에서 사용하기 때문에 관련 분야의 경기가 수요를 좌우하는데 최근 코로나19 및 원재료 가격 상승 영향으로 페인트 시장도 침체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도료공업협회에 따르면, 2023년(1-12월) 생산량은 147만톤으로 자동차·선박 등 공업용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으나 2019년 164만톤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환경대응 및 기술 혁신에 따른 새로운 수요 발굴, 신흥국 사업기회 획득 등 시장 변화에 대응해야 할 필요가 증가하고 있다.
일본 역시 한국과 마찬가지로 저출산 및 고령화의 영향으로 인구가 감소하고 있으며 내수 시장은 이미 성숙시장으로 접어들어 범용 분야에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페인트 생산기업들은 고부가가치 및 환경대응형 신제품 개발에 뛰어들었으며, 특히 수성 페인트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앞으로도 뿌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식물 베이스 바이오매스 페인트 역시 개발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대응 트렌드가 가속화됨에 따라 바이오매스 페인트가 표준이 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관련기업들은 타의적으로라도 개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페인트는 기술 발전과 동시에 요구되는 기능에도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기술 혁신이 계속되면서 배터리·모터용 등 새로운 수요가 대두할 것으로 예상되고 자동차 구조가 쇄신됨에 따라 공급기업과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도 크게 변화하고 있다.
글로벌 페인트 생산기업들도 새로운 OEM과 공급기업에게 적극적으로 채용을 제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기업들은 해외시장 전략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톱티어인 일본페인트(Nippon Paint)가 인디아에서 매각했던 사업장 2곳을 재인수했으며, 간사이페인트(Kansai Paint) 역시 인디아에서 자동차용 페인트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페인트 생산기업들 역시 인디아를 비롯한 신흥국 시장에 주력하고 있으며 리스크 회피 측면에서 중국을 떠나 동남아시아로 생산기지를 이전·신규 건설하는 트렌드가 두드러지고 있다.
잉크, 수요 감소 본격화로 시장 재편
일본 인쇄잉크 산업계는 여전히 코로나19의 영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프셋잉크를 비롯한 정보·미디어계 수요가 대폭 위축됐으며 주요 생산기업은 구조개혁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사카타잉크스(Sakata Inx)와 같은 메이저나 생산능력을 보유한 준 메이저가 시장 구도의 캐스팅보트를 쥘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일본의 인쇄잉크 생산은 25만9520톤으로 5.9%, 평판잉크는 5만9792톤으로 8.3%, 볼륨이 가장 큰 그라비아잉크도 12만톤 이하로 감소해 전체 잉크 판매액은 2594억엔으로 2.7% 줄었다.
잉크 생산기업들은 공통적으로 내수와 맞는 최적생산을 위해 얼라이언스를 활용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회사명을 artience로 변경한 도요잉크(Toyo Ink SCHD)는 신문잉크를 외주 전환하는 방법으로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으며 남은 과제로 오프셋 윤전잉크 최적화를 추진하고 있다.
DIC(Dainippon Ink & Chemical)와 사카타잉크는 상업용 오프셋 윤전잉크 및 신문잉크 사업에서 업무제휴를 개시해 양사의 생산·물류 설비 활용도를 개선할 계획이다.
준메이저는 메이저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개방적인 설비 활용 전략을 추진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도쿄잉크(Tokyo Printing Ink)는 매엽잉크에 리소스를 투입하지 않고 여전히 경쟁력이 있는 오프셋 윤전잉크 시장에서 공급안정 수요를 흡수할 방침이다.
안정적이던 그라비아잉크 시장에서도 변화 조짐이 나타남에 따라 Dainichiseika Color & Chemicals는 2021년에 가동한 반도(Bando) 공장의 잉여 생산능력을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라비아잉크는 바이오매스 도입과 리사이클 시스템의 일환으로 탈묵기능을 활용해 새로운 환경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유럽과 미국이 음료용 캔의 환경적성을 재평가함에 따라 관련 사업기회가 기대되고 있다.
사카타잉크는 미국 수요기업에 대한 CVC(기업형 벤처캐피털) 활동을 통해 잉크젯잉크를 활용한 소로트 인쇄를 검토하고 있으며 내수 시장 재진출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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