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대 석유화학·정유기업은 온실가스 감축 계획이 국제적 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평가된다.
기후환경단체 기후솔루션은 멈춰선 탄소중립: 한국 석유화학기업의 길 잃은 약속 보고서를 통해 에쓰오일, SK이노베이션(SKI), LG화학, 롯데케미칼, GS칼텍스 등 5대 석유화학·정유기업의 온실가스 감축 계획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SK이노베이션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고 LG화학, 롯데케미칼, GS칼텍스, 에쓰오일이 뒤를 이었으나 1위를 차지한 SK이노베이션도 국제기준에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석유화학 및 정유산업은 2023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이산화탄소(CO2) 환산 약 6820만톤에 달했다.
석유화학산업 배출량은 5200만톤, 정유산업은 1620만톤으로 국내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2022년 6억5450만톤)의 약 10%를 차지한 것으로 파악된다.
에쓰오일은 온실가스 배출량 명세서를 기준으로 약 950만톤을 배출해 최다 배출량을 기록했고 GS칼텍스와 LG화학은 각각 850만톤, 800만톤 수준으로 집계됐다.
기후솔루션은 주요 배출원인 석유화학기업들이 막대한 책임이 있음에도 온실가스 감축 계획의 구체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책임을 다하기 위해 관련 보고서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관리 계획 등을 발표하고 있으나 구체적 계획이 없어 실질적인 감축으로 이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5곳에 대해 △온실가스 배출량 관리 △온실가스 저감 계획 △에너지 전환 관련 투자 △전과정 평가 전략(LCA) △탄소배출권 확보 전략 △ISCC 등 인증서 확보전략 등 6개의 국제기준으로 평가했다.
평가 결과 SK이노베이션이 24점으로 1위였고 LG화학(22점), 롯데케미칼(19점), GS칼텍스(16점), 에쓰오일(13점) 순으로 파악됐다.
SK이노베이션은 탄소배출권 확보와 스코프3 배출량 관리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으나 전반적인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실행 및 대응 전략은 미흡한 것으로 평가된다.
최하위 에쓰오일은 감축 계획이 매우 제한적일 뿐만 아니라 스코프3 산정과 전과정 평가 전략이 부재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노진선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국내 석유화학·정유기업들의 감축 전략은 선언적 수준에서 벗어나 구체적인 실행력을 갖추어야 한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저탄소제품의 경쟁력을 확보할 뿐만 아니라 탄소중립 시대에 적합한 지속가능성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자발적인 노력과 더불어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며 “기후위기 대응과 국가 경제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필수 과제”라고 덧붙였다.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