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라이매스 김병철 대표를 만나 회사가 그리고 있는 탄소중립산업의 청사진을 들어봤다.
Q. 트라이매스를 한마디로 소개한다면?
A. 트라이매스는 버려지는 폐기물을 수소‧메탄올(Methaneol)‧시멘트 원료로 바꾸는 자원순환형 에너지‧소재기업입니다. 쉽게 말하면 지금까지 돈을 들여 버리던 것을 다시 필요한 원료로 만들어내는 일을 합니다.
예시로 저희가 보는 폐의류나 폐목재는 사실 쓰레기가 아닙니다. 탄소와 수소를 가지고 있는 하나의 자원이에요. 이걸 가스화하면 합성가스가 나오고 여기서 수소를 생산하거나 메탄올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폐기물에서 생산한 수소를 저희가 개발하고 있는 저탄소 시멘트 공정에 다시 투입합니다. 시멘트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계 가스 역시 버리지 않고 회수해 메탄올 생산에 활용하고요. 가스화 이후 남는 애시도 포졸란계 시멘트 소재로 다시 쓸 수 있습니다.
폐기물 하나가 들어오면 수소가 되고, 메탄올이 되고, 다시 시멘트 원료가 되는 겁니다. 버릴 게 거의 없는 구조를 만드는 거죠.
Q. 여러 사업 중 가장 핵심적으로 개발하는 기술은?
A. 크게 보면 탄소 네거티브 시멘트와 청정 메탄올입니다.
시멘트 쪽은 정부과제를 수행하고 있고, 메탄올 쪽은 TIPS에 선정돼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처음부터 시멘트 회사가 되겠다고 시작했다기보다는 탄소 문제를 보다 보니까 시멘트에 들어오게 된 거예요.

시멘트는 탄소를 정말 많이 배출합니다. 보통 시멘트 1톤을 만들면서 상당한 양의 CO2가 발생한다고 보시면 돼요. 더 큰 문제는 이게 연료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Q. 시멘트에서 탄소가 왜 많이 발생할까요?
A. 시멘트의 원료인 석회석이 CaCO3 잖아요? 이걸 높은 온도로 올리면 CaO가 되고 그 과정에서 CO2가 빠져나옵니다.
그런데 그 높은 온도를 만들려면 또 유연탄 같은 연료를 계속 태워야 해요. 그러니까 석탄을 태우면서 한 번 나오고 석회석 자체가 화학적으로 분해되면서 또 나오는 겁니다.
발전소 같은 경우에는 연료를 태운 배기가스가 굴뚝으로 모이니까 거기서 CO2를 포집하자는 접근이 가능해요.
그런데 시멘트 공장은 다릅니다. 공정이 굉장히 개방돼 있고 여기저기에서 가스가 발생하거든요. 마지막 굴뚝에 장치를 하나 단다고 모든 탄소가 잡히는 구조가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처음부터 생각했어요.
“이건 뒤에서 잡을 문제가 아니라 앞에서 공정을 바꿔야 한다.”
Q. 기존 탄소포집설비(CCUS)만으로 한계가 있다는 의미일까요?
A. 저는 그렇게 봅니다.
시멘트 생산설비보다 탄소포집설비가 더 비싸지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어요. 시멘트라는 제품 자체가 톤당 가격이 굉장히 낮거든요.
그런 산업에 수천억원짜리 포집설비를 하나 더 붙이라고 하면 기업 입장에서는 “그래서 이걸 해서 돈을 어떻게 벌라는 거냐”가 되는 거죠.
게다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공정 중간에서 이미 CO2가 계속 발생합니다.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희는 탄소가 나온 다음에 잡는 게 아니라 화학반응 단계부터 바꿔보자고 접근했습니다.
Q. 글로벌 시멘트 업계도 이미 탄소를 줄이기 위해 여러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요?
A. 맞습니다. 그런데 지금 글로벌 시장의 가장 큰 흐름은 쉽게 말하면 “포틀랜드 시멘트를 덜 쓰자”예요.
포틀랜드 시멘트를 줄인 만큼 점토라든지 플라이애시, 고로슬래그 같은 다른 물질을 섞자는 거죠.
포틀랜드 시멘트 자체에서 CO2가 워낙 많이 나오니까 아예 사용량을 줄이겠다는 접근입니다.
그런데 저는 반대로 생각했습니다.
“포틀랜드 시멘트에서 CO2가 안 나오게 만들면 그냥 계속 쓰면 되는 것 아닌가?”
Q. 결국 기존 시멘트를 새로운 소재로 대체하는 게 아니라 생산방식을 바꾸겠다는 거네요.
A. 그렇죠.
건설산업이 생각보다 굉장히 보수적인 산업입니다. 왜냐하면 사람 목숨하고 연결돼 있으니까요.
어떤 새로운 물질을 가져와서 “이게 친환경이니까 건물 한번 지어봅시다”라고 쉽게 말할 수 있는 산업이 아닙니다.
포틀랜드 시멘트가 지금까지 살아남은 것도 오랜 시간 성능을 검증받았기 때문이에요. 제가 자주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포틀랜드 시멘트가 1800년대에 나온 기술이잖아요. 빅토리아 여왕 시대에 나온 공법입니다. 우리 역사로 생각하면 굉장히 오래전에 만든 방식으로 아직까지 시멘트를 만드는 셈이에요.
그만큼 오래 검증됐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보면 공정 혁신이 그만큼 없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죠.
그래서 아예 새로운 시멘트를 만들겠다는 게 아니라 “포틀랜드는 그대로인데 CO₂만 없애보자”는 겁니다.
Q.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인가요?
A. 저희는 시멘트 생산공정에 수소환원 개념을 적용합니다.
기존 공정에서는 CO2 형태로 배출되던 탄소를 공정 안에서 다른 형태의 가스로 전환시키고 밖으로는 수증기가 배출되는 구조를 만드는 겁니다.
그리고 중요한 게 하나 더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계 가스를 그냥 버리지 않습니다. 수소와 다시 결합하면 메탄올로 전환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시멘트에서 탄소를 줄이는 동시에 또 하나의 제품을 만드는 거죠. 메탄올로 안 만들더라도 가스 자체를 연료원으로 다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 시멘트 공장은 1년 365일 유연탄을 태워서 고온을 만들잖아요. 저희 공정에서 만들어진 가스를 다시 연료로 돌릴 수 있다면 유연탄 사용도 줄일 여지가 생깁니다.
Q. 시멘트에 필요한 수소는 어디에서 확보하나요?
A. 바로 그 부분 때문에 저희 기술이 폐기물하고 연결됩니다.
수소가 아무리 좋은 에너지원이라고 해도 비싸면 산업에서 못 씁니다.
그래서 저희는 폐의류, 건설현장의 폐목재, 농업계 폐기물 같은 유기성 폐자원에서 수소를 뽑아내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폐의류도 국내에서 엄청나게 버려집니다. 건물을 철거하면 폐목재도 계속 나오고요.
건설현장에서 나온 목재는 콘크리트가 붙어 있거나 못이 박혀 있어서 일반적인 방식으로 재활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걸 그냥 버리지 말고 가스화해서 수소로 만들자는 겁니다.
Q. 폐기물이 실제로 산업 원료가 될 수 있다는 것일까요?
A. 충분히 가능합니다.
예를 하나 들어볼게요.
버섯을 재배하려면 톱밥 같은 배지를 사용합니다. 그런데 버섯을 키우고 나면 그 배지는 계속 폐기해야 합니다. 버섯은 재배주기도 짧으니까 굉장히 지속적으로 나와요.
이런 것도 결국 유기성 자원입니다. 폐의류도 마찬가지고 폐목재도 마찬가지예요.
지금까지는 ‘이걸 어떻게 처리하지?’라고 생각했다면 저희는 반대로 “여기서 뭘 뽑아낼 수 있지?”라고 보는 겁니다. 쓰레기라기보다 원료에 가까운 셈이죠.
Q. 그렇게 생산한 수소를 이용해 메탄올까지 만들 수 있다는 말씀이죠?
A. 그렇습니다. CO2와 수소를 결합하면 메탄올을 만들 수 있습니다.
현재 청정 메탄올을 만들려면 보통 재생에너지로 수소를 생산하고, 별도로 CO₂를 포집한 뒤 두 가지를 결합하는 방식이 거론됩니다.
그런데 재생에너지 전기가 아직 비싸고 수소도 비싸고, CO₂를 포집하는 데도 돈이 듭니다. 그러면 모든 원료에 비용이 붙어요.

저희는 폐기물에서 수소를 만들고, 시멘트 공정에서 탄소계 가스를 확보하니까 원료 구조 자체가 달라집니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이 방식이 산업화되면 청정 메탄올의 생산원가를 상당히 낮출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Q. 대표께서는 가격 경쟁력을 상당히 강조하는 것 같네요.
A. 굉장히 중요합니다.
저는 친환경 제품이라고 해서 무조건 비싸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정부가 보조금을 계속 집어넣어야만 살아남는 산업은 결국 한계가 있어요.
기존 제품이 100원인데 친환경 제품은 500원입니다. 그런데 환경을 위해서 400원을 계속 정부가 대주겠다고 하면 언제까지 가능하겠습니까.
결국 사업이 되려면 환경적으로도 좋으면서 경제성도 맞아야 합니다.
저희가 목표로 하는 것도 그겁니다.
탄소를 줄였으니까 비싸게 사달라는 게 아니라 “탄소도 줄였는데 가격도 기존 제품과 경쟁할 만하다”는 수준까지 가야 산업이 움직입니다.
Q. 현재 청정 메탄올 시장도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고 보십니까?
A. 그렇죠.
제가 보는 가장 큰 허들은 가격입니다.
현재 그레이 메탄올은 상당히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데 청정 메탄올은 생산방식에 따라 훨씬 비싸질 수 있습니다.
배에서 메탄올을 친환경 연료로 쓰자고 해도 가격 차이가 너무 크면 결국 보조금이나 규제에 의존해야 하거든요.
저희는 폐기물을 원료화하고 기존 산업공정에서 나오는 탄소까지 활용하면 이 가격을 상당히 낮출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아직 실증을 통해 확인해야 하는 수치이지만, 친환경 메탄올을 기존 그레이 메탄올과 경쟁 가능한 수준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다음편에 이어서…(최재혁 기자: cjh@chemloc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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