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석유화학 사업은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나빠지고 있다.
매일경제에 따르면,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2026년 상반기 매출원가율이 평균 98.6%에 달해 수익을 올리기 힘든 구조로 정부와 사업재편 협약을 맺은 10개 석유화학기업 중 9곳의 상반기 적자가 총 1조8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에서 원가가 99%에 육박해 영업이익을 올리기 힘든 구조라는 것이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80-100달러로 강세를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나프타가 톤당 800-900달러에 달하고 있으나 공급과잉이 심각해 원료 가격을 전가할 수 없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NCC는 상반기 마진이 톤당 176달러에 불과해 손익분기점 250-300달러를 크게 밑돌았고, 에틸렌·프로필렌도 일시적으로 강세를 나타냈을 뿐 약세를 지속했다. 합성수지, 합섬원료는 더 심각한 상태이다.
그렇다면, 국제유가가 60-70달러 수준으로 떨어지면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을까? 수급이 어떻게 돌아가느냐에 따라 다르겠으나 당분간은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국제유가가 약세로 돌아서면 나프타 역시 떨어질 것이 분명하나 석유화학은 당분간 공급과잉이 개선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중국 경기가 당장 개선되기 어려워 중국이 폴리머, 중간원료를 중심으로 수출을 확대할 것이 분명하고,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이 에틸렌 생산능력을 25% 수준 감축해 1000만톤 이하로 줄인다 해도 중국이 2030년경 에틸렌 생산능력을 1억톤 수준으로 확장할 계획이어서 글로벌 공급과잉이 장기화할 것이 분명하다.
일부 석유화학기업들이 당장은 어렵지만 2-3년 후 사이클이 개선되면 호황이 다시 찾아올 것이라는 믿음이 허황된 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중국 경기가 살아난다고 해도 중국이 신증설을 멈추지 않는 한 공급과잉이 해소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핵심 석유화학 단지를 중심으로 메이저들이 석유정제부터 시작해 일관생산체제를 갖추어 생산성을 높이고 대신 공정이 노후화돼 있거나 생산성이 떨어지는 설비를 폐쇄함으로써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또 내수 중심에서 수출 확대로 전환함으로써 글로벌 시장 장악을 시도하고 있다.
따라서 석유화학 사이클 변동을 믿고 경쟁력 강화를 소홀히 하면 낭패를 볼 가능성이 우려된다. 즉, 3-4년 후 호황 사이클을 기대하고 생산성 개선을 주저해서는 절대 아니 된다는 것이다. 나프타가 절대적 공급과잉으로 전환되지 않는 한 원가가 떨어질 가능성이 없다는 측면에서 획기적으로 생산성을 개선할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중국이 전기자동차 공급을 확대하면서 원유 소비량이 9% 정도 줄어들었다는 보도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석유정제가 사양 사업화되면 나프타 공급이 줄어들 것이 명확해 에탄을 중심으로 원료를 대체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중국도 신규 크래커를 건설할 때 에탄 사용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특히, 수익성이 떨어지는 범용 석유화학제품 생산에서 벗어나 고부가 석유화학 유도제품 개발을 적극화하고 반도체·자동차·배터리를 중심으로 첨단 소재 생산을 적극 확대할 것이 요구된다.
반도체는 호황 사이클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논란이 많으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국기업들의 신증설 투자가 계속되고 AI용 데이터센터 건설이 붐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패키징을 중심으로 후공정용 소재 개발·생산을 적극 확대할 필요가 있다. 패키징은 일본에 이어 중국이 강세를 나타내 더 밀리게 되면 반도체의 경쟁력을 끌어내릴 수 있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중국 수요가 뒷받침돼 올렸던 과거의 호황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스스로의 노력으로 생존할 수 있는 방도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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