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에 비해 자금과 시간이 상대적으로 덜 드는 진단기술 개발에 뛰어드는 바이오벤처가 늘고 있으며, 대표적 난치병인 암을 예방·치료하기 위한 기술개발에 10여개 벤처가 나서고 있다. 새로운 암 표지인자(해당 암에 걸리거나 걸리기 직전 혈액·소변 등에서 검출되는 특정물질)를 이용해 진단키트를 만들거나 기존 표지인자를 새롭게 이용한 진단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일부기업은 이미 상용화에 성공하고 병원공급 채비를 하고 있어 진단키트가 매출신장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기진싸이언스(대표 김진우)는 1999년 자체 발굴한 새로운 암 관련 유전자를 이용해 간암 진단키트를 개발하고 있다. 개발 유전자는 종양억제 유전자로 알려져 있는 P53을 불활성화해 암을 유발하는 기능을 갖고 있으며 현재 미국유전자은행(진뱅크)에 등록돼 있다. 기진싸이언스는 새로 발굴한 유전자가 만드는 단백질(항원)에 결합하는 간암 특이항체를 만들어 이를 슬라이드에 붙이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여기에 혈액을 반응시키면 발색 정도에 따라 간암 여부를 판별하는 것이다. 현재 강남성모병원에서 임상시험을 마쳤으며 당국 허가를 거쳐 2002년 안에 상품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바이오제멕스(대표 김수웅)는 여러 가지 암을 한꺼번에 진단할 수 있는 키트를 개발중이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연구원이 찾아낸 새로운 암 표지인자를 독점으로 이전받아 응용하고 있는데 기존 기술이 특정 암을 진단하는 것과는 달리 대부분의 암을 진단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 즉, 확보한 표지인자가 대부분 암 환자의 혈액에서 높은 농도를 나타내기 때문에 여러가지 암을 한꺼번에 진단할 수 있다는 논리이다. 일부 혈액암을 제외하고 대부분 암에서 표지인자의 농도가 높게 나와 2002년 안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허가를 거쳐 2003년 상반기에 제품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춘천생물산업벤처지원센터에 입주해 있는 바디텍(대표 최의열)은 최근 간암 진단키트를 개발해 식약청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자가진단 방식으로 개발된 키트는 검사 대상자가 스스로 미세침을 이용해 혈액을 한 방울 추출한 뒤 키트에 반응시켜 간암을 진단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간암 환자에게서만 특이적으로 발견되는 AFP라는 인자가 혈액에 있는 지를 살펴 간암 여부를 알아보는 것이다. 개발 키트는 AFP를 이용한 기존 진단키트가 혈액에서 혈청을 분리한 뒤 진단하는 것과는 달리 혈액 자체를 반응시킨다는 점에서 간편성을 높였다. R&A(대표 정대균)는 유방암과 대장암 진단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2개 암종에서 특이적으로 발견되는 새 표지인자를 발굴하고 여기에 결합하는 항체를 만들어 진단에 적용하고 있다. 검사 대상자 혈액에서 극미량의 혈액을 추출해 혈청을 분리한 뒤 항체를 반응시켜 질병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이다. 한솔바이오텍(대표 양윤정)은 영동세브란스병원 이두연 교수와 공동으로 폐암환자의 혈액에 LCSP 단백질이 있는지를 분석해 폐암 여부를 판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폐암환자의 혈액에만 존재하는 특이 단백질인 LCSP를 발견하고 폐암 진단법에 적용했다. 검사 대상자의 혈액에서 혈청을 분리한 뒤 여기에 LCSP에만 결합하는 항체를 반응시켜 폐암 여부를 판단한다. 한솔바이오텍은 영동세브란스병원에서 160여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한 결과 90%가 넘는 진단 정확도를 확인하고 상용 서비스를 하고 있다. 폐암환자 42명 중 38명을 폐암으로 진단했으며, 정상인 120명 가운데 115명을 정상인으로 판정했다. 한솔바이오텍은 개발기술을 미국이나 유럽에 이전하는 한편 LCSP에 대한 구조분석을 통해 진단키트로 만드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최근 녹십자가 1대 주주로 올라선 바이오메드랩과 다이노나, 굿젠, 바이오포커스, 에스디 등이 암 진단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항원·항체 반응이 아닌 유전자칩을 이용한 기술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Chemical Daily News 2002/06/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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