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석유화학을 과연 누가 인수할 것인가? 만약 호남석유화학-LG화학 컨소시엄이 인수한다면 인수의 타당성은 있고, 인수 후에는 어떻게 정지작업을 벌일 것인가? 현대석유화학의 매각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석유화학, 아니 한국 화학산업계 최대의 화두가 아닌가 생각된다. 현대석유화학 매각작업에서는 우선협상 대상자로 LG화학과 호남석유화학 컨소시엄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호남석유화학은 IMF 외환위기 직후부터 건실한 경영구조 및 모그룹 롯데의 현금 동원능력을 바탕으로 현대석유화학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는 점에서 최우선 적격자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LG화학은 큰 그림을 그리기 좋아할 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뛰어들어 의아스러운 면이 없지 않으나 국내 최대의 화학기업이라는 점과 호남석유화학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는 점에서 인수자격이 문제되지는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석유화학 매각 1차 입찰에는 국내에서 호남석유화학-LG화학 컨소시엄, SK, 동양제철화학 등 3곳, 해외에서는 북미 석유화학기업 Koch Industries, 미국계 투자회사인 Ripplewood, JP Morgan Capital 등 3곳이 참여해 인수제안서를 제출했으나, 2차 입찰에는 SK 및 동양제철화학이 불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해외에서는 누가 참여했는지 확실치 않은 상태이다. 따라서 입찰 참가자가 적거나 호남석유화학-LG화학 컨소시엄이 단독으로 입찰했다면 유찰되거나 재입찰 절차를 밟아야 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듯 싶다. 물론 주간사인 Goldman Sachs 및 채권 은행단이 결정할 문제이나 경쟁이 제한적이면 지나치게 낮은 가격을 제시할 가능성이 없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우선협상 대상자가 선정되는 대로 정밀실사를 거쳐 11월말께 매입가격 등 매입조건을 확정하고 매각-인수계약을 체결하며, 가능하면 매각가격 등을 조속히 확정해 2002년 안에 매각절차를 마무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현대석유화학은 2002년 상반기에 9153억원의 매출과 601억57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경영실적이 획기적으로 개선돼 인수가격 결정에 있어서는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1998-99년에는 경상이익에서 300억원 안팎의 적자를 기록하고 순이익도 400억원 안팎의 적자를 기록했음은 물론, 2000-2001년에는 경상이익에서 2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그리고 당기순이익은 3883억원 및 2111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4년 연속 적자상태를 보여 인수가치가 크게 하락했으나 2002년 들어서는 전혀 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2002년의 경영실적으로 보아서는 1조5000억원 안팎에 매각하겠다는 채권단의 견해가 그리 무리하게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호남석유화학이나 LG화학이 석유화학 시장상태 등을 예로 들면서 1조원 이상은 지불할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할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매각-인수가격 및 조건에 합의하는 것 자체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특히, 호남석유화학-LG화학 컨소시엄이 상당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입찰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전혀 없지는 않다. LG와 롯데는 IMF 직후부터 유통과 석유화학 사업을 교환하는 Big Deal을 추진했던 경험이 있고, 현대석유화학 인수에서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LG그룹과 롯데그룹은 현대석유화학 인수를 마무리하기 이전에 호남석유화학-LG화학 컨소시엄의 배경을 명확히 하고, 인수 이후에는 석유화학-유통 빅딜을 전개할 것인지, 아니면 협력체제를 구성할 것인지를 분명히 하는 것이 순서가 아닌가 한다. 호남석유화학과 LG화학이 현대석유화학 인수가격을 낮추기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했다면 적법성 여부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표, 그래프 | 현대석유화학의 매출액 | 현대석유화학의 경상이익 및 순이익 | <CHEMICAL JOURNAL 2002/11/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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