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저널 2013.09.09
석유화학 시장이 이상하게 돌아가는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예전 같으면 국제유가가 폭등하면 바로 나프타 가격이 크게 상승하고 이어 기초유분 및 합성수지 가격에 반영되는 것이 일반적이나, 최근에는 국제유가 폭등에도 불구하고 미미하게 오르거나 별 반응이 없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국제유가는 8월29일 미국의 시리아 공습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115달러 수준으로 5달러 가까이 폭등했다.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인 사린가스를 발사해 무고한 국민 수백명을 살상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미국이 시리아에 대한 공습을 감행하면 중동정세가 극도로 불안해질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석유화학 시세는 나프타 가격이 960달러 수준으로 30달러 오른 것을 제외하고는 별 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에틸렌이 1230달러로 15달러, MEG가 1100달러로 25달러 올랐을 뿐 SM은 1727달러로 12달러 하락했고 BTX는 전혀 반응이 없었다. 합성수지도 동북아시아의 PE 가격이 10-15달러 상승했으나 동남아시아는 보합세를 나타내거나 급락세로 전환됐고, PS 및 ABS는 SM 약세를 반영해 10달러 정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예전에는 중동에 전운이 감돌아 중동정세가 불안해지면 국제유가가 20-30달러 폭등하고 연이어 나프타가 100-200달러 오름으로써 기초유분 및 BTX, 합성수지 가격이 급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났었다. 국제유가 폭등은 바로 원료코스트 급등을 의미하고 원료코스트가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 가수요가 발생함으로써 석유화학제품 가격의 급등 또는 폭등을 유인했기 때문이다. 물론 국제유가가 급락하면 원료코스트가 떨어지기 때문에 반대현상이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중동정세 불안이 심화되고 있음에도 국제유가가 크게 폭등하지 않고 있으며 예전과 같은 폭등세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중동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배럴당 150달러까지 폭등할 수도 있다고 예측하고 있으나, 120-125달러 이상으로는 오르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국이나 유럽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북미에서 셰일가스 및 셰일오일이 대량 채굴되면서 중동산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나프타 역시 미국의 공급과잉물량이 아시아 시장에 유입될 징후를 보이고 있어 1000달러는 몰라도 1200-1300달러로 폭등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석유화학제품은 전체적으로 공급과잉이 심해 국제유가나 나프타 가격 폭등을 반영하기 어려운 실정이며, 수익성이 개선된다고 풀가동체제로 전환하는 순간 폭락세를 면키 어려워 진퇴양난의 함정에 빠져 있다. 우물을 벗어날 개구리의 묘책과 고양이의 목에 방울을 달 수 있는 용기를 찾아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화학저널 2013년 9월 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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