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JX에너지(JX Nippon Oil & Energy)가 Muroran 정유공장, Idemitsu Kousan이 Tokuyama 정유공장의 원유정제를 중단하고, Tonen General이 Kawasaki 및 Wakayama 정유공장, Cosmo Oil이 Yokkaichi 정유공장, Taiyo Oil 및 Kyokuto Petroleum이 정제능력을 대폭 감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2013년 3월 에너지 공급구조 고도화법에 따른 공급능력 적정화 달성기한이 종료됨으로써 앞서 중단‧감축물량을 포함하면 피크에 달했던 2008년 4월에 비해 정제능력을 20% 가량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80% 수준에 머물렀던 가동률은 2014년 90%까지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앞으로도 일본 수요가 계속 감소할 것으로 보여 지속적인 구조개혁이 요구되고 있다.
정제설비, 가동률 90% 회복도 일시적
2010년 7월에 발표된 에너지 공급구조 고도화법은 석유정제제품의 공급기반 안정화를 위해 상압증류장치의 중질유 분해비율 향상을 의무화해 수요 감소 및 원유의 중질화, 백유화 등 관련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을 유도하고 있다.
고도화법 시행으로 정제능력은 피크에 달한 2008년 초 하루 처리능력 489만배럴에서 2014년 3월 말 391만배럴로 20% 가량 감소했으며 최근 80% 가까이 하락한 가동률이 90%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동률이 회복되면 석유제품 마진이 늘어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공급이 유지되면 정유공장의 경영상황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또 중질유 분해장치 비율은 고도화법 개정 이전 10% 수준에서 13%로 상승함으로써 백유화 대응능력도 높아지게 됐지만 연료유 수요는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종합자원에너지조사협회에 따르면, 2013-2017년 연료유 수요가 연평균 1.6% 감소할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2020년에는 설비 가동률이 다시 80% 수준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정유기업 단위의 생산능력 감축은 한계에 도달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014년 4월 이후 JX에너지만 정유공장을 3개 이상 보유하게 됨으로써 나머지 정유기업은 정유공장 폐쇄나 정제능력 감축 등의 노력이 오히려 사업효율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불분명한 사업환경 속에서 포스트 에너지 공급구조 고도화법이 추진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종합자원에너지조사협회의 석유‧천연가스소위원회가 2014년 2월 하순부터 에너지 공급구조고도화법 고시 및 개정검토에 돌입했다.
동북지방 대지진 이후 에너지 믹스, 미국의 셰일오일(Shale Oil) 생산 본격화 등 고도화법을 제정한 이후의 변화를 반영할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발전용 C중유 수요는 2012년과 유사수준을 유지한다는 전제 아래 2017년까지 5년 동안 가솔린(Gasoline) 수요는 1.7% 감소하는 반면 중유는 감소폭이 1.1%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태리의 석유‧가스기업 애니(Eni)는 글로벌 원유 생산량 가운데 중질유 비율이 2010년 14.3%까지 상승한 이후 2년 연속 감소해 2012년 13.6%까지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중질원유도 2012년에 감소한 반면 경질원유 생산은 늘어나 미국의 경질 셰일오일 생산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일본, 수출 경쟁력에 석유화학 연계 강화
포스트 에너지 공급구조 고도화법을 검토하고 있는 종합자원에너지조사협회의 석유‧천연가스소위원회는 앞으로 일본의 석유정제사업이 나아가야할 방향으로 전략적인 원유 조달, 정유공장의 생산성 향상, 판매망 최적화, 물류효율 향상을 제시했다.
원유 조달은 중동산 원유의 중질화를 꾀하는 한편 캐나다의 오일샌드(Oil Sand), 베네주엘라의 Orinoco Tar Sands, 브라질의 Marlim 원유 등 초중질유 도입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원유의 초중질화, 중‧경질유의 가격 차이 확대에 대비하기 위해 정유공장의 생산성 및 공급보안 향상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북미의 경질 셰일오일 증산과 미국의 원유수출 금지 해제조치 등을 감안해 초중질유, 경질유 모두 포괄할 수 있는 전략적인 원유 조달을 진행함과 동시에 정유공장의 정제설비가 다양한 원유 조달에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유공장의 생산성 문제는 일본 정유공장들이 설비고도화를 진행하고 있어 시장변동 리스크에 대비한 수율 유연성이 비교적 높은 것에 착안해 아시아의 새로운 정유공장에 비해 규모화 등에서 불리한 부분을 설비최적화를 통해 해소하고 연료 및 기초화학제품 생산체제를 강화해 수출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방안을 제시했다.
동일 컴비나트에서 정유공장과 화학 플랜트를 연계하는 배관투자로 유분을 융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등 연계가 이루어졌으나 석유정제‧석유화학과 관련한 설비집약, 증설, 비효율설비 폐기 등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지역적으로 떨어진 컴비나트 사이에 정유공장 등을 건설하고 통합운영을 위한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또 석유제품은 차별화 전략이 어렵기 때문에 마진 확보를 위해 석유정제 사이에 석유제품 공급의 협력관계 구축, 판매망 확대 추진에 의한 물류‧판매망 최적화도 중요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에너지 공급구조 고도화법 개정은 석유정제사업이 직면하고 있는 당면과제에 대해 관련기업들이 취해야 할 대응책을 개선목표 형태로 가시화한 것으로, 석유‧천연가스소위원회 참여자들은 석유제품의 마진이 적은 가장 큰 이유로 수요와 공급 불균형에 따른 가동과잉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과잉공급을 해소하기 위해 정제설비 재검토가 필수적이며, 아시아 국가들의 공급능력이 강화됨에 따라 석유제품 수출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자체완결형 사업형태로 탈바꿈한 뒤 수출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설비 축소만으로는 사업환경 개선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석유사업이 축소균형을 이루는 방향으로 전환되면 석유화학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오히려 해외사업 전개 및 수출경쟁력 강화 전략을 추진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어 수출 확대가 중요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