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젠(Benzene)은 당분간 공급과잉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벤젠 시장은 2014년 하반기부터 P-X(Para-Xylene) 플랜트 신증설로 공급과잉이 악화됐고 2015년 상반기에는 중국이 페놀(Phenol)을 신증설함에 따라 수급밸런스 전환을 기대했으나 수요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벤젠은 2016년에도 다운스트림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희박해 침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국내기업들은 중국시장이 공급과잉을 지속함에 따라 미국 수출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나 미국도 가격 등락이 극심해 적자생산을 계속할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다.
SK·한화, 공급과잉 악화 “신호탄”
벤젠은 2014년 7월부터 P-X 플랜트 신증설로 국내 생산능력이 147만톤 증가해 공급과잉이 심화되고 있다.
벤젠 생산능력은 2014년 하반기에 SK인천석유화학 45만톤, 한화토탈 42만톤, SK종합화학 60만톤을 신증설함에 따라 2014년 497만톤에서 2015년 644만톤으로 크게 확대됐다.
다운스트림인 페놀(Phenol), SM(Styrene Monomer) 신증설이 부진한 가운데 국내수요는 350만톤 수준으로 변동이 없어 수출에 집중하고 있다.
한화토탈은 벤젠을 대부분 SM에 투입하고 있으며 2015년 4월 SM 생산능력을 28만톤 디보틀넥킹해 39만톤으로 확대함에 따라 벤젠 수요가 10만톤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SK종합화학은 105만톤 늘어남에 따라 수출을 30만톤에서 80만톤 수준으로 크게 확대했다.
벤젠 수출은 2012년 156만343톤에서 2013년 139만3227톤으로 줄었으나 2014년 188만1937톤, 2015년 252만5107톤으로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본산 벤젠이 일부 수입되고 있으나 2012년 9만9678톤에서 2015년 2만톤으로 크게 감소했다.
벤젠은 나프타(Naphtha)와의 스프레드가 2014년 톤당 397달러에서 2015년 197달러로 좁혀져 수익악화가 심화됐으며 자가소비가 어려운 SK그룹이 가장 극심한 수익악화를 겪었던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다만, P-X를 중국에 꾸준히 수출했고 수익성도 양호해 P-X가 벤젠의 수익악화를 커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15년 상반기에 중국이 페놀 플랜트를 신증설해 수출을 50만톤으로 확대했으나 공급과잉 극심해짐에 따라 일부 플랜트가 셧다운에 돌입했고 나머지 플랜트도 가동률을 60-70%로 조절함으로써 하반기에는 수출량이 10만톤에 그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페놀 공급과잉이 심각한 수준에 다다르고 있어 2016년에도 가동률이 회복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다운스트림 페놀수지(Phenolic Resin), BPA(Bisphenol-A), PC(Polycarbonate) 등도 공급과잉이 심각해 중국의 벤젠 수요가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시장 침체로 적자수출 “감내”
국내 생산기업들은 중국 수출이 어려워지자 미국수출에 의존했고 일부는 타이완, 일본 수출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상반기에는 한국산 가격이 미국가격을 역전함에 따라 중국수출에 집중했으나 하반기에는 중국수출이 어려워져 다시 미국 수출에 집중했다.
중국은 거래량이 부족했고 현물가격도 FOB Korea에 비해 50-100달러 이상 저렴해 수출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시장 관계자는 “중국은 Sinopec을 중심으로 자급화 전략을 구축함으로써 2015년 2/4분기부터 벤젠 내수가격을 수출가격에 비해 저렴하게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국내 생산기업들은 중국시장은 더 이상 수출을 확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하고 2016년에도 미국 수출에 집중할 방침이다.
하지만, 미국도 가격 스프레드가 2015년부터 100달러 이상 벌어지지 않고 평균 22달러에 그쳐 적자수출을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송비인 톤당 60달러를 감안하면 대부분 미국수출은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수출을 지속했다.
시장 관계자는 “셰일가스 개발로 미국 벤젠 시장의 극심한 수급타이트가 예상됐으나 세계적으로 불황이 계속돼 미국이 유럽·아시아 등에서 여유롭게 수입을 지속할 수 있는 구조”라며 “에탄(Ethane) 크래커가 본격가동되는 2017-2018년 공급 부족으로 수급타이트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운스트림, 2016년 공급과잉 악화 우려
다운스트림인 SM은 2015년 상반기에 강세를 지속해 벤젠의 적자생산을 상쇄할 수 있었으나 2016년에는 SM도 시장침체가 예상되고 있어 국내 아로마틱 사업이 적자생산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SM은 2년 주기로 정기보수를 실시하고 있으며 2016년에 비해 2015년에 실시하는 생산기업이 많아 수급타이트를 이용해 높은 수익을 창출했다.
시장 관계자는 “SM은 2011년, 2013년, 2015년에 수익성이 좋았다”며 “호황 사이클을 단정 지을 수 없으나 2년 주기를 감안했을 때 2016년에는 정기보수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판단돼 침체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SM은 2015년 말부터 중국을 중심으로 생산능력을 200만톤 수준 확대할 예정이었으나 공급과잉이 우려되면서 증설계획을 연기·취소했다.
중국에서는 Sinopec이 40만톤, Alber가 50만톤을 2015년부터 신규가동할 예정이었으나 지연·축소를 검토하고 있다.
SM 다운스트림인 PS(Polystyrene), ABS(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 EPS(Expanded PS) 등도 수요 증가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2015년에 이은 적자생산이 우려되고 있다.
국내 페놀 시장은 PC, 에폭시수지(Epoxy Resin)의 원료인 BPA에 80% 이상 투입되나 국내수요가 정체되면서 공급과잉이 극심해지고 있다.
벤젠은 전자제품 수요가 증가해야 과잉물량을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전자제품용 플래스틱도 이미 재고가 높은 수준에 다다르고 있어 2016년에 침체를 계속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PC는 BPA와의 가격격차가 벌어지고 있어 무리한 재고확보가 계속되고 있다”며 “중국을 중심으로 전자제품 생산이 증가하기만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PC는 PC, 태블릿PC, 스마트폰 등 퍼스널 디바이스에 주로 투입되고 있으나 세계 출하량 신장률이 둔화돼 공급과잉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수출에 목매고 있으나…
석유화학 및 정유기업들은 2016년 아로마틱 사업이 벤젠의 수익성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고 국내 수급과 미국 수출을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기대했던 미국 수출이 적자생산을 이어가고 있어 국내기업들은 중국이 공급과잉에서 벗어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중국에서 수급타이트가 발생하면 미국에 비해 운송비 부담없이 현물거래로 높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 관계자는 “미국 수출은 장거리 운송비 부담과 운송기간인 40여일 동안 가격변화에 민감해 가격 스프레드가 좁혀진 상황에서 수익을 창출하기 힘들다”며 “중국은 단거리에 운송비도 저렴해 현물거래라도 유지하는 것이 수익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2015년 하반기에 중국시장이 좋지 않아 미국수출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ABS, PC, PS, EPS 등이 호조를 나타내야 벤젠 수요가 증가하며 2015년 말부터 2016년까지 ABS 생산능력이 35만톤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수요 증가가 기대되고 있다.
SM은 Chevron Phillps가 11월 상순에 Al-Jubail 소재 77만7000톤 플랜트를 재가동해 벤젠 수급이 소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기업들은 안정적인 매출을 위해 미국에 30% 정도를 수출하고 중국에 50%, 기타 아시아에 20% 수출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벤젠은 가격경쟁이 심화돼 장기계약에 비해 현물거래가 아시아를 중심으로 크게 확대되고 있어 미국수출을 고정적으로 끌고 가고 중국을 비롯 타이완, 일본까지도 단기거래를 중심으로 수출량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2015년에는 중국시장 침체가 계속돼 일부 미국 수출과 가격이 맞으면 타이완, 일본 등에도 마구잡이로 수출함에 따라 벤젠 처리에 급급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허웅 기자: hw@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