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이 중국 현지화에 안착했으나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는 고부가화가 요구된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범용 그레이드에 의존해 영업실적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서도 범용제품 위주로 생산함에 따라 시장변화에 취약한 사업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2015년에는 국제유가 하락과 스프레드 개선으로 견고한 영업실적을 기록했으나 범용제품에 의존하는 구조적 리스크는 여전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에틸렌(Ethylene), 프로필렌(Propylene) 등 범용제품 의존도가 50%를 넘어 스프레드에 따라 영업실적의 가변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에틸렌 및 프로필렌계 매출비중은 LG화학 38%, 롯데케미칼 57%, SK종합화학 19%, 대한유화 66%, 한화케미칼 72%로 SK를 제외하고는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중국투자도 올레핀계를 중심으로 범용 그레이드에 집중하고 있어 영업적자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스프레드 개선에만 의존해 연명하고 있다.
특히, 중국도 범용제품을 자급화함에 따라 국내기업들의 경쟁력이 갈수록 약화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다만, 최근 들어서는 자동차용 폴리머, 2차전지를 중심으로 고부가화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성장률 둔화로 투자방향 전환 “필요”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에 따라 고부가화를 서두를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북미와 중국은 셰일가스(Shale Gas), 석탄, 에탄(Ethane) 등 석유 대체원료를 기반으로 에틸렌 증설에 나서고 있으며 2019년까지 세계적으로 에틸렌 생산능력이 약 3000만톤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폭락해 셰일가스, 석탄, 에탄의 코스트경쟁력이 약화됐으나 제조코스트 변동이 유동적이어서 NCC(Naphtha Cracking Center)는 안정적인 수익구조 창출의 위험부담이 크다”고 주장했다.
세계은행은 「2016년 세계경제 전망」을 통해 2016년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면서 중국은 6.7%로 전망했다. 중국 국책연구소인 중국과학원도 경제성장률을 6.7%로 예측했다.
경제성장률 6.7%는 1991년 이후 25년만에 최저수준으로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발 위기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2008년 세계적 금융위기의 진원지가 미국이었다면 2016년 이후에는 중국에서 경제위기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중국에서 경제위기가 발생하면 중국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수출국과 아시아 신흥국들은 대응에 취약해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위안화 평가 절하가 중국 뿐만 아니라 주변국가에도 전이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연상시킨다며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중국 석유화학산업은 성장세를 계속하고 있으나 경제위기가 증폭되면 화학공장을 대거 폐쇄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오히려 중국 화학공장이 대거 폐쇄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중국에는 소규모 화학공장이 즐비해 공급과잉이 심화되고 있으며 평균 가동률이 아주 낮다”며 “군소기업들이 도산하면 치킨게임을 통해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해 수급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내 석유화학기업은 중국이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석유화학 기초소재에 집중함으로써 오히려 경제위기를 맞으면 직격탄이 우려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중국기업들이 소규모로 생산하고 있는 화학제품은 다운스트림이 대부분”이라며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Butadiene), BTX 등은 재무구조가 튼튼한 대기업들이 생산해 도산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BASF, 중국에서도 고부가화 영역 “집중”
글로벌 메이저들은 중국에 고부가화 화학제품을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BASF는 고기능 안료, EP(Engineering Plastic) 생산을 확대하면서 R&D를 강화하는 등 고부가 영역에 집중하고 있다.
2015년 상반기에 Shanghai 소재 PA(Polyamide) 중합공장을 가동했으며 PA6 및 PA66 중합공장의 생산능력이 10만톤에 달하고 있다.
BASF는 Ludwigshafen, 벨기에 Antwerp, 미국 Freeport, 브라질 Saopaulo에서 PA 중합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SCIP(상하이 화학공업단지)에는 중합공장을 건설함은 물론 PTHF(Polyetrahydrofuran) 등 중간원료 생산설비도 가동하고 있다.
또 TDI(Toluene Diisocyanate), MDI(Methylene di-para-Phenylene Isocyanate)는 합작 플랜트를 가동하고 있으며 Shanghai Huayi와는 합작으로 자동차 도료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헬스케어 및 퍼스널케어 원료 생산도 Maoming 소재 INA (Isononyl Alcohol) 플랜트를 2015년 10월 상업화했고 DMAPA(Dimethylaminopropylamine) 및 폴리에테르아민(Polyetheramine) 공장은 2016년 1월부터 신규가동하고 있다.
공급망 뿐만 아니라 R&D의 현지 기반을 강화하며 상하이의 대형 연구개발 거점 「아시아·태평양 이노베이션 캠퍼스」에 9000만유로를 투자했고 자동차, 건설, 헬스케어, 퍼스널케어 등과 관련된 소재, 배합, 화학 프로세스 연구개발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BASF에 이어 Lanxess, Dow Chemical 등도 기초소재가 아닌 다운스트림 및 고부가화 영역에 집중해 중국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LG화학, 국내기업 최초로 R&D센터 건설
LG화학은 중국에서 자동차용 EP 및 ABS(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를 중심으로 고부가화제품을 생산하고 편광판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자동차용 2차전지에 투자를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은 중국 Chongqing의 Changzhou에 EP 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하고 현지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
Guangzhou, Tianjin, Ningbo에서 EP 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Chongqing 플랜트를 건설함으로써 생산능력을 2만-3만톤 수준 확대해 중국의 EP 생산능력이 13만톤에서 최대 16만톤으로 늘어나게 된다.
Chongqing은 자동차 생산기지로 GM, Ford, Suzuki 등에 이어 현대자동차도 2017년부터 30만대 공장을 본격 양산할 계획이다.
LG화학은 2015년 10월부터 중국 Guangzhou에 고객지원 전담조직인 「화남테크센터」를 설립하고 생산에 이어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화남테크센터」는 약 100억원을 투자해 설립됐으며 고객 지원을 위한 첨단 분석 및 가공설비에만 약 30억원을 투입했고 소속 연구인력이 40여명에 달하고 있다.
LG화학은 고객에게 발생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A/S 차원을 넘어 개발에서 품질 개선, 생산성 향상, 설비 개조에 이르기까지 B/S(Before Service)를 아우르는 토털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테크센터는 BASF, Lanxess 등 글로벌 화학기업들이 이미 설립해 고객들과 미리 접촉해 토털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품질 개선 및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다.
LG·한화, 중국 PVC 사업 매각 “가시화”
LG화학과 한화케미칼의 중국 PVC(Polyvinyl Chloride) 사업은 계속된 적자로 폐쇄·매각할 필요성이 나타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PVC 중국법인을 설립해 Ningbo 소재 PVC 30만톤 플랜트를 가동하고 있으나 가동률이 50% 불과하며 당기순손실이 2013년 238억원, 2014년 542억원에서 2015년 3억원으로 흑자전환됐다.
LG화학도 PVC를 생산하는 Tianjin LG Dagu Chemical의 당기순손실이 2013년 53억원, 2014년 302억원, 2015년 105억원에 달했다.
중간원료인 EDC(Ethylene Dichloride), VCM(Vinyl Chloride Monomer)을 생산하는 Tianjin LG Bohai Chemcial은 당기순손실이 2013년 72억원, 2014년 437억원, 2015년 956억원에 달해 적자생산이 극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LG화학은 2015년 12월 LG Bohai Chemical로 하여금 Tianjin LG Dagu Chemical을 흡수·합병토록 하는 등 물량공급과 코스트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기업은 석탄 베이스 카바이드(Carbide) 공법을 채용해 우수한 코스트경쟁력을 갖춤에 따라 에틸렌공법을 채용하고 있는 LG화학과 한화케미칼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PVC는 중국의 자급률이 100%를 넘어서 공급과잉이 심화되고 석탄 원료를 중심으로 생산을 계속함에 따라 시장전망이 어두운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부에서는 LG화학이 중국 PVC 사업에서 철수하기 위해 흡수·합병을 서둘렀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LG화학의 중국 PVC 관련기업은 적자생산을 이어가고 있어 흡수·합병으로 시너지 효과를 나타내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매각 및 철수절차를 단순화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자동차용 EP에 “관심”
롯데케미칼은 Yaxing그룹과 75대25 합작으로 Weifang Yaxing Lotte Chemical을 2004년 4월 상업화한 후 중국 현지화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Weifang Yaxing Lotte Chemical은 2014년 영업손실이 71억원 수준으로 적자생산을 계속해 범용제품 투자에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Jiaxing 소재 에탄올아민(Ethanolamine) 5만톤 플랜트를 2012년 12월부터 상업생산에 돌입했으나 역시 당기순이익이 계속 적자를 기록함에 따라 수익성 악화가 심화되고 있다.
에탄올아민 플랜트는 현지생산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자급화가 가속화되고 해안지역은 수입제품에 의존하고 있어 가동률이 50% 수준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케미칼은 중국 뿐만 아니라 해외투자도 대부분 올레핀계 범용제품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Titan Chemcal은 말레이지아에서 2014년까지 당기순이익이 마이너스를 계속했으나 2015년 스프레드 개선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영국 PTA(Purified Terephthalic Acid) 생산법인은 시장침체로 영업손실이 이어져 2014년 투자금을 전액 손상차손으로 처리했다.
롯데케미칼도 범용제품에서 수익 창출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고부가화 투자를 검토하고 있으나 중국시장에서 고부가화에 성공한 경험이 없어 신규 아이템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동차용 EP 중심으로 투자를 논의하고 있으며 인수한 삼성SDI의 케미칼사업부에서 ABS(Acrylonitirle Butadiene Styrene), PC(Polycarbonate) 등을 중심으로 중국에 EP 플랜트를 투자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2015년 4월 중국 Shenyang에 법인 설립 및 투자건이 승인됐으며 중국사업 네트워크 확대를 위해 신규 아이템을 검토하고 있다.
Shenyang은 자동차산업이 밀집돼 있어 롯데케미칼은 자동차 소재를 중심으로 중국시장을 공략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SK, 올레핀 합작투자로 웃었으나…
SK그룹은 뒤늦게 중국 현지화에 뛰어들었다.
SK종합화학은 중국 최대 국영기업인 Sinopec과 함께 총 3조3000억원을 투자해 중국 Wuhan에 석유화학 단지를 건설해 2014년 1월부터 상업생산에 돌입했다.
중국 합작사업은 생산능력이 에틸렌 80만톤, 프로필렌 56만톤 크래커를 비롯해 부타디엔 14만톤, PE(Polyethylene) 60만톤, PP(Polypropylene) 40만톤 등으로 총 250만톤에 달하고 있다.
SK종합화학은 김형건 사장을 비롯해 전략본부를 중국 상하이로 이전해 중국시장 공략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Wuhan Sinopec은 국제유가가 하락해 원료와의 스프레드가 개선됨에 따라 2015년에 이어 본격 가동 첫 해인 2016년 4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영업이익은 2014년 마이너스 396억원에서 벗어나 2015년 플러스 3141억원으로 호조를 나타냈다.
Sinopec과 합작으로 약 3400억원을 투자하는 Chongqing 소재 1,4-BDO(Butanediol) 20만톤 플랜트는 2015년 말 완공하고 2016년 상업가동할 예정이었으나 국제유가 하락으로 원료인 천연가스의 코스트경쟁력이 약화됨에 따라 착공을 보류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차전지 사업도 중국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베이징자동차그룹·베이징전공과 함께 전기자동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했으며 전기자동차 1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배터리 팩 제조라인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2017년까지 생산규모를 2만대 분량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한화, 중국에서도 오로지 “태양광”
한화그룹은 한화케미칼 PVC사업, 한화솔라원 태양광사업, 한화첨단소재 자동차부품 공장을 중심으로 중국 케미칼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2011년 6월 한화차이나를 출범해 중국사업을 총괄 지휘·지원하면서 케미칼 부문에서 약 1조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PVC 사업에서 고전하고 있어 중국 태양광 시장 공략을 강화해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도약할 방침이다.
중국 태양광 시장은 발전 모듈과 폴리실리콘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핵심시장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태양광 발전소 투자를 중심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일 계획이다.
한화솔라원은 태양광 잉곳, 웨이퍼, 전지, 모듈에 이르는 수직계열화를 통해 태양광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중국 우시, 옌타이 등 100MW의 태양광 발전소를 설립해 성장하고 있다.
한화첨단소재는 2004년 공장을 준공한 북경법인에 범퍼, 시트백, 언더커버 등의 자동차 부품에 사용되는 GMT(열가소성플래스틱)와 자동차용 충격흡수재, 포장재용 충격흡수재에 사용되는 EPP(Expanded Polypropylene)를 생산하고 있다. <허웅 기자: hw@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