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타(Naphtha)는 2014년 하반기에 국제유가가 폭락하면서 동반 폭락함으로써 석유화학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2014년 6-12월 하락률은 브렌트유(Brent)가 43.0%에 달했고 나프타도 45.2%로 국제유가 폭락과 비슷했다.
중국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 정부는 2014년 국제유가가 폭락하고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함께 급락하자 나프타 구매를 늦춰 재고량을 대폭 줄였고, 나프타 수입을 줄이면서 올레핀(Olefin) 및 유도제품 구매도 감축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NCC(Naphtha Cracking Center)의 가동률이 하락했고 아시아 수요가 크게 감소하면서 나프타 가격 하락률이 원유 가격 하락률을 약간 상회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2015년 2월 국제유가가 바닥을 친 상황으로 일변하자 중국 정부는 낮은 재고수준을 해소하기 위해 서둘러 구매에 나섬으로서 나프타 가격 상승폭이 국제유가 상승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나프타 수급 및 가격을 중국이 좌우할 수 있다는 증거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나프타, 유럽이 아시아 가격 좌우
아시아 나프타 가격은 유럽시장에서 공급받는 물량에 따라 큰 영향을 받고 있다.
2014년 아시아는 중동에서 월평균 302만톤을 공급받았고 유럽은 절반인 150만톤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의 나프타 수출량은 전량 아시아에 공급되기 때문에 가격변동 폭이 적은 편이나 유럽은 공급과잉 상태에 있어 수요가 풍부한 아시아 공세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공급량 변동 폭이 큰 편이다.
유럽 나프타 시장은 브렌트유 가격 변동에 연동해 움직이고 아시아도 두바이유(Dubai)보다는 브렌트유 가격의 영향을 받고 있다.
아시아에서 부족한 나프타 150만톤은 아시아 이외 지역에서 공급받을 수밖에 없는 가운데 특히 유럽의 역할이 크기 때문이다.
아시아는 나프타 수급을 완화하기 위해 선박 운송비용을 감당하고서라도 유럽에서 나프타를 수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가격상승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럽은 최대 200만톤 정도 공급여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아시아 부족물량을 유럽이 충분히 보완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미국, 나프타 주요 공급국으로 부상
미국은 영향이 한정적이지만 앞으로 나프타 공급 면에서 주목되고 있다.
미국은 가솔린 수요가 세계적으로 높아 가솔린 블렌딩용 나프타를 수입해왔으나 셰일(Shale) 혁명이 일어난 이후 나프타 공급과잉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법률상 원유와 달리 나프타 수출은 합법이어서 아시아 시장에 나프타를 일부 수출하고 있다.
나프타는 원유 정제과정에서 얻는 정제제품과 셰일가스 개발과 함께 증가하고 있는 콘덴세이트(Condensate)가 있으며 정제제품은 셰일오일 생산 확대와 함께 공급이 늘어나고 있다.
셰일오일은 일반적으로 경질원유이기 때문에 정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나프타의 비율이 기존의 원유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나프타는 가솔린 블렌딩용 외에도 최근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오일샌드(Oil Sand)에서 생산되는 고점도 원유의 희석제로도 사용되고 있으나 석유화학 원료로는 거의 사용하지 않아 최근 나프타 공급량이 증가하면서 수입에서 수출로 전환되고 있다.
수출설비가 정비돼 있지 않기 때문에 수출이 한정적이나 수출능력은 월 100만톤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고 수출에 소요되는 경비가 점차 줄어들면서 앞으로 수출능력을 한층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나프타 수출은 일반적으로 멕시코 연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어 아시아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파나마 운하를 경유하며 파나마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탱커는 나프타를 5만톤 적재할 수 있는 선박이 최대이다. 2014년 파나마 운하 확장공사가 완공될 예정이었으나 추가 경비가 발생해 현재 공사를 중단한 상태이다.
그러나 공사 재개가 확실시됨에 따라 현재보다 대형 탱커를 운항할 수 있게 돼 미국-아시아 운송 코스트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4년 미국의 아시아 수출량은 200만톤 정도로 많지 않았으나 앞으로는 아시아 시장에서 핵심 공급원으로 부상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아시아 나프타 시장은 최근 수요가 크게 늘어 공급부족 상태로 부족물량을 중동과 유럽에서 공급받고 있다.
나프타 공급이 부족하면 가격이 상승하고 유럽산을 수입함으로써 보완하는 구조이고, 유럽이 아시아 공급을 확대하면 공급과잉으로 전환되는 사태도 나타나고 있다. 공급과잉이 발생하면 가격이 다시 하락하고 유럽산 유입이 정체돼 수급밸런스로 전환되고 있다.
나프타 가격은 일시적으로 떨어지는 시기도 있지만 아시아 수요가 뒷받침하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개입하면서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국의 움직임을 주시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OPEC 대 신흥국ㆍ이슬람 영향 고려해야
국제유가는 앞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신흥국의 관계를 주목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신흥국이 셰일오일을 중심으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을 때는 새로운 유전 개발에 자금이 대량 투입됐으나 셰일오일을 비롯해 원유 공급이 대폭 늘어나면서 공급과잉을 지속하고 있다.
OPEC은 원유 공급국이 새로 늘어날 것을 우려해 유전 개발을 추진하지 않는다는 기본원칙 아래 국제유가 상승을 피하기 위해 공급을 늘리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어 브렌트유가 배럴당 70달러를 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원유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브렌트유가 40달러 아래로는 떨어지지 않고 40-70달러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하지만, 이슬람 국가들이 앞으로 원유 생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에서 이슬람 국가들이 국제유가 상승 시나리오를 고려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동·유럽에 미국까지 가세
아시아는 2014년 나프타 수입량이 정점을 찍으면서 감소하는 반면 유럽이 대량으로 나프타를 공급하는 상황이 지속되면 수급타이트가 완화될 가능성이 있고, 앞으로 미국의 공급량이 늘어나면 공급과잉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나프타 수급밸런스를 측정하는 지표는 크랙 스프레드(Crack Spread)로 나프타 가격과 국제유가 차이를 나타내며 나프타 가격에서 브렌트유 가격에 7.5를 곱한 숫자를 빼 산출하고 있다.
나프타는 2014년 상반기 공급부족에서 하반기에는 국제유가 폭락과 함께 공급과잉으로 전환됐고, 2015년 들어 국제유가가 반등함에 따라 나프타 가격도 동반 상승하면서 가수요가 늘어나 공급부족으로 전환됐다.
그러나 공급부족도 일시적인 현상으로 수급밸런스를 맞춰가고 있으며 2015년 하반기에는 수급밸런스에 가까운 상태로 전환돼 크랙 스프레드가 50-100달러 사이에서 움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슬람의 영향 등 불확실성이 많지만 브렌트유가 50-70달러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측하면 크랙 스프레드가 50-100달러 사이에서 움직이고 수급이 밸런스를 나타내면 나프타 가격은 425-625달러 범위에서 변동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현재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하락할 수밖에 없어 나프타 수급타이트를 가정하더라도 425-625달러보다 낮은 수준을 형성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2016년 이후에는 미국의 경기에 따라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표, 그래프 : <나프타·브렌트유 가격동향><아시아 나프타 수급현황(2014)><국제유가 변동에 따른 나프타 크랙 스프레드><일본의 나프타 수입가격 변화><나프타 가격 흐름><크랙 스프레드 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