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대표 조남성)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마치고 배터리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SDI는 노트북, 스마트폰 등 중소형 배터리에 집중하는 한편 신 성장동력으로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ESS(에너지저장장치)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배터리는 R&D(연구개발) 비용이 높은 사업으로 투자자금 확보가 시급함에 따라 삼성SDI는 집중도가 떨어지고 비중이 낮은 사업에서 과감한 철수를 감행하고 있다.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하던 케미칼 사업부를 롯데케미칼에게 매각했고 불필요한 인원을 감축하는 한편 투자 사업에서는 신규 채용을 확대했다.
수익성이 악화된 중국의 VFD(Vacuum Fluorescent Display) 사업도 구조조정을 단행했으며, 배터리 부문에서도 경쟁력이 떨어지는 수소연료전지 사업에서 철수했다.
하지만, 주행거리, 인프라 구축 등 전기자동차가 상용화되기까지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많아 당분간은 영업적자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그룹은 전기자동차(EV) 등 친환경 자동차 보급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배터리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물인터넷(IoT)이 발전함에 따라 무선화되는 기기들이 늘어나고 있어 고용량 배터리의 용도 및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케미칼사업부 매각으로 “영업적자”
삼성SDI는 케미칼사업부를 매각한 후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삼성SDI는 2016년 1월 케미칼 사업부문을 분할해 「SDI케미칼」을 설립하고 지분 90%를 롯데케미칼에게 2조3265억원을 받고 매각했으며, 나머지 10%도 2018년 추가 매각할 방침이다.
삼성SDI는 에너지솔루션, 케미칼, 전자재료 등 주요 3가지 사업에서 에너지솔루션 사업이 영업적자를 지속하는 가운데 케미칼 및 전자재료 사업부가 영업실적을 견인해왔다.
하지만,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했던 케미칼사업부를 롯데케미칼에게 매각함에 따라 적자전환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삼성SDI는 영업이익이 2014년 708억원에서 2015년 마이너스 598억원으로 떨어졌고 2016년에도 영업적자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케미칼사업부는 영업이익이 2014년 135억5700만원에서 2015년 2076억6200만원, 전자재료사업부는 2014년 835억7700만원에서 2015년 2281억6500만원으로 폭증했다.
반면, 에너지솔루션사업부는 2014년 영업이익이 마이너스 263억원1600만원, 2015년 마이너스 4956억5900만원으로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상태이다.
삼성SDI는 케미칼사업부 매각으로 전기자동차(EV)용 배터리, ESS(Energy Storage System) 등에 대한 연구개발(R&D) 및 생산라인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삼성SDI는 케미칼사업부를 매각해 집중사업이 명확해졌지만 캐시카우를 잃어버림으로써 재무구조가 불안정해졌다”며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ESS 등에 투자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SDI는 에너지솔루션에 비해 다른 사업의 투자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2015년 총 설비투자액 6822억원 중 에너지솔루션 부문이 5288억원으로 77%를 차지해 절대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ESS(에너지저장장치)에 투자역량을 집중했기 때문이다.
반면, 케미칼 및 전자재료 사업부문은 설비투자액이 1534억원에 불과했다.
삼성SDI는 집중사업을 명확히 함에 따라 2015년 10월 케미칼사업부를 SDI케미칼로 분할한 후 롯데케미칼에게 지분 90%를 매각했다.
케미칼사업부는 ABS(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 PC(Polycarbonate) 등을 생산해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했으나 삼성그룹의 경영전략에 따라 구조조정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SDI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업을 매각 또는 철수함으로써 규모를 최소화했으나 2016년 설비투자액은 전년대비 1.4배 확대한 9746억원으로 일부에서는 무리한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배터리, 중국을 중심으로 투자 확대
삼성SDI는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삼성SDI는 SDI케미칼 매각액 2조3265억원, 삼성물산 지분 매각 7000억원을 포함 총 3조원을 2020년까지 모두 배터리 사업에 투자할 방침이다.
글로벌 자동차기업들이 중국 생산라인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LiB(Lithium-ion Battery) 시장규모가 2015년 52억8100만달러에서 2020년까지 186억8800만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SDI는 중국기업과 비교해 기술력이 2-3년 앞서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중국 정부가 전기자동차 도입에 범국가적인 지원을 계속함에 따라 중국을 중심으로 공략하고 있다.
중국은 전기자동차 인센티브 제도를 2014년 대폭 확대하는 등 지원정책을 다양화하면서 글로벌 전기자동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SDI도 2015년 10월 중국 Xian 소재 1GW 배터리 공장을 완공했으며, LG화학 역시 Nanjing 소재 EV 5만대 및 PHEV 18만대 이상에 공급 가능한 배터리 공장을 준공했다.
삼성SDI는 중국에 이어 유럽에도 신규 배터리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 및 중국 영업지사와 협력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삼성SDI 및 LG화학이 생산하는 전기버스용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에 대한 보조금을 축소하고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생산하는 중국기업을 집중 지원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최근 중국 정부가 전기버스용 배터리에 대한 지원을 축소해 국내기업들이 타격을 입었으나 소형 자동차용 배터리는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ESS, 합작투자로 리스크 줄여…
삼성SDI는 전기자동차 배터리에 이어 ESS 사업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삼성SDI는 LiB 생산기술을 바탕으로 가정용·산업용·전력용 ESS를 생산하고 있으며 글로벌 ESS 점유율이 23.6%에 달하고 있다.
글로벌 ESS 시장은 2014년 696MW, 2016년 4100MW, 2018년 1만2196MW, 2020년 2만9016MW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시장도 2014년 100MW, 2016년 740MW, 2018년 1980MW, 2020년 3900MW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삼성SDI는 독일 최대의 에너지기업 E.ON과 ESS 공동개발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글로벌기업과의 합작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방침이다.
2014년에는 중국 Sungrow와 합작기업을 설립하고 ESS 배터리 시스템 개발, 생산, 판매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2016년에도 중국과의 합작을 물색하는 등 2017년까지 ESS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2015년 12월 일본 합작기업인 Toda Kogyo로부터 자회사 STM의 지분 28.2%를 전량 인수하고 배터리 투자로 전환했다.
삼성정밀화학(현 롯데정밀화학)의 전지소재 사업을 양수하면서 삼성정밀화학이 보유한 STM의 지분 58%를 이관받음으로써 지분을 71.8%로 확대했으며 나머지도 Toda Kogyo로부터 인수했다.
삼성SDI는 삼성정밀화학이 롯데케미칼에게 매각되기 이전에 STM을 100% 자회사로 편입하고 배터리 소재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STM은 LiB 핵심소재인 정극재를 생산하고 있으며, 정극재는 국내에서 일부 전문기업만 생산하고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국산화 확대가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울산, ESS 투자 거점으로 “활용”
삼성SDI는 울산에서 ESS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2016년 1월 울산공장에서 울산시, 씨브이네트, 경동도시가스, 에너지 다소비 사업장 관계자 등과 「ESS 보급 확대 협약」을 체결했다.
경동도시가스와 씨브이네트는 관련기업 대상 홍보활동에 주력할 예정이며,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공단은 정부 차원의 투자지원을 담당할 방침이다.
울산은 석유화학 등 최대 산업단지가 조성돼 있어 국가 에너지의 12.3%를 소비하는 등 에너지 수급이 풍부해 앞으로 ESS 수요가 많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총 5조원에 달하는 10GW를 보급하기 위해 에너지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특히 울산시에 국내 ESS 생산량의 10%를 보급하는 등 중점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울산시는 2023년까지 ESS 사업규모를 42조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2030년에는 정부 ESS 보급목표의 10%에 해당하는 1GW를 에너지 다소비기업, 송·변전설비 등에 보급할 방침이다.
재무구조 악화로 비주력사업 매각 “불가피”
삼성SDI는 수소연료전지, 태양광 등 비주력 사업에서 과감한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는 수소(H2)와 산소(O2)가 반응해 물(H2O)를 생성하는 과정에서 전기를 발생시켜 이산화탄소(CO2) 배출을 절감할 수 있는 친환경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SDI도 수소연료전지 연구개발(R&D)에 주력해왔으나 시장 형성이 미미하고 전기자동차용 LiB에 밀려 시장 확대가 지지부진해 구조조정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SDI는 2016년 연료전지 연구결과 및 장비 매각을 검토하고 있으며 인수기업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유력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연료전지 부문을 비롯한 수익성이 악화된 사업의 차·부장급 고연령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신청받는 등 인력감축도 단행했다.
삼성SDI는 2015년 인력 구조조정을 위한 경영진단 감사를 실시한 후 2016년 3월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등 수익성이 낮은 사업에 대해 강력한 구조조정을 계속하고 있다.
2014년 말 태양광 사업을 중단한 후 태양광 협력기업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해온 파일럿 라인도 2016년 3월까지 이관해 태양광 사업에서 완전 철수할 방침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케미칼사업부를 매각하고 재무구조가 악화됨에 따라 비주력사업과 과잉인력에 대해 강력한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에서도 수요가 부진한 VFD 사업에서 철수했다.
삼성SDI Shanghai 법인은 주력제품인 VFD 및 노트북용 소형 전지의 수요가 부진해 구조조정이 불가피했으며 2016년부터 Tianjin 법인과 통합 운영할 방침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비주력사업 매각을 통해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및 ESS 사업으로 투자를 전환하고 있다”며 “전기자동차 상용화 속도에 따라 수익성 개선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현섭 기자: jhs@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