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는 2014년 하반기 이후 하향안정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두바이유(Dubai) 기준 2015년 배럴당 평균 50.88달러, 2016년 41.61달러로 40-50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16년 상반기에는 30달러대 후반에서 40달러대 초중반 선에서 혼조세가 지속됐으며 하반기에는 40달러대 후반을 유지했다.
그러나 OPEC(석유수출국기구)이 2016년 11월 총회에서 감산에 합의하면서 55달러를 넘어섰으며 비OPEC까지 감산에 합의함으로써 60달러를 돌파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하지만, 2017년에는 글로벌 수요가 감소하고 미국이 셰일가스(Shale Gas) 생산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아져 주요 예측기관들은 배럴당 50달러대 초반을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HS는 2017년 상반기에 브렌트유(Brent) 기준 배럴당 55.08달러, EIA는 49.19달러로 전망했으며 27개 예측기관 평균치는 56.30달러로 파악되고 있다.
이란, 국제유가 상승 막았다!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2016년 1/4분기 배럴당 30.51달러, 2/4분기 43.24달러, 3/4분기 43.35달러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4/4분기에는 47.20달러를 형성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 감소, 일부 산유국의 공급 차질, 미국 달러화의 약세에 따른 투기성 자금 유입, OPEC 감산 합의 등으로 상승했으나 이란의 원유 수출 확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의 원유재고 누적, OPEC의 시장점유율 확보 경쟁 등이 상승을 억제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OECD는 원유 공급과잉이 지속돼 상업용 재고가 2016년 5월 기준 하루 30억7400만배럴로 2015년에 비해 1억6800만배럴 증가함으로써 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했으나 수요가 회복되고 있어 재고가 계속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4년 9월부터 저유가 지속으로 셰일오일 등 채산성이 낮은 비OPEC의 에너지 생산이 감소하면서 공급과잉이 2015년 하루 180만배럴에서 2016년 80만배럴로 감소하는 등 공급과잉이 완화되고 있다.
글로벌 원유 수요는 저유가와 경기 회복으로 OECD 뿐만 아니라 인디아를 비롯한 신흥국들도 증가해 2015년에 비해 하루 150만배럴 늘어 9540만배럴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OECD는 영국의 브렉시트(Brexit) 선언으로 금융 불안이 예상됐으나 미국, 유럽, 일본의 경기 회복과 저유가 지속으로 수요가 증가했으며, 비OECD도 러시아,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의 경제성장률이 둔화됐으나 아시아의 빠른 성장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2017년에는 OECD, 러시아, 남미 등도 경기가 개선돼 원유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원유 생산은 북미, 중남미, 아시아, 아프리카 등 비OPEC이 공급을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이란산 수입제재 해제와 OPEC의 시장점유율 확대 경쟁으로 2015년에 비해 하루 50만배럴 증가해 9620만배럴에 달했다.
하지만, 북미는 국제유가가 회복되면 미국의 미완결 유정들이 생산을 개시하고 캐나다의 오일샌드 공급도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우디, 국제유가 지배력 “상실”
OPEC은 회원국별 생산한도를 정해 11월30일 OPEC 총회에서 하루 120만배럴 감산에 합의했으며, 비OPEC도 12월1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최한 OPEC과의 회담에서 하루 55만8000배럴을 감산하기로 결정했다.
러시아, 알제리, 카타르의 중재로 사우디가 이란의 생산 확대 필요성을 예외적으로 인정하면서 합의가 성사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OPEC은 러시아 30만배럴, 멕시코 10만배럴, 오만 4만5000배럴, 아제르바이잔 3만5000배럴, 카자흐스탄 2만배럴, 기타 5만8000배럴을 감산하기로 결정했다.
러시아는 2016년 10월10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원유 감산을 지지한다고 밝혔고 WTI(서부텍사스 경질유)가 51.35달러, 브렌트유가 53.14달러로 1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주요 산유국에 대한 감산 기대감이 줄어들어 다시 하락하는 등 혼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저유가시대를 탈출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IEA(국제에너지기구)의 팀 굴드 에너지헤드는 2016년 10월12일 개최된 세계지식포럼 「2017년 국제유가 전망」에서 “OPEC은 더이상 시장의 균형자 역할을 수행하기 어려워졌고 신흥국 수요와 비OPEC 산유국의 생산이 국제유가를 좌우하고 있다”며 “사우디는 원유 생산을 주도했으나 비OPEC이 생산량을 확대하고 있어 지배력을 상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과학협회 에너지연구소 소장도 “OPEC과 비OPEC 산유국들이 감산에 합의해도 2-3년 동안 하향안정세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킹스칼리즈 프리드베르트 플루거 에너지연구소장은 “러시아까지 감산에 합의하면서 단기적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있지만 미국이 셰일오일 생산을 확대해 상쇄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IEA 팀 굴드 에너지헤드는 “하지만, 미국기업들이 생산을 결정하고 실행에 옮기는데에는 6-9개월 정도가 소요돼 2017년 상반기까지 상승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반박했다.
국제유가, 2017년 50달러대 상회
국제유가는 OPEC이 2016년 11월30일 감산 합의에 성공했지만 상승세로 전환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골드만삭스는 WTI가 2016년 말 배럴당 43달러, 2017년 53달러로 전망하고 있으며 2017년 상반기에 감산을 시행하면 7-10달러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이 불안정하고 감산 후에도 OPEC의 생산이 수요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 2016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씨티그룹은 국제유가 60달러 이상으로 상승하면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기업들이 수혜를 입고 생산을 확대해 상승폭이 제한적이라고 판단해 2017년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60달러 이하에 거래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2017년 전망치를 대부분 50달러대 초반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OPEC 감산에도 배럴당 60달러 이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OPEC은 비OPEC을 경계하고 있고 미국 셰일가스 생산기업들이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60달러대를 넘어서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OPEC 산유량이 하루 3324만배럴 수준이지만 회원국 합의대로 최대 74만배럴을 감산해도 국제유가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이란, 리비아, 나이지리아 등이 생산 확대를 시도하고 있어 감산 시행에서부터 난항을 겪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유4사, 미국산 도입 가능할까?
미국은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 이전까지 월 3억배럴의 원유를 수입해 최대 수입국으로 자리잡았으나 2011년 셰일오일 및 가스 개발로 3억배럴 이하로 감소했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2014년 하반기부터 공급과잉으로 폭락해 배럴당 30-40달러를 유지함에 따라 셰일오일 생산기업들이 채산성 악화에 시달려 생산량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은 원유 생산이 2015년에 비해 하루 100만배럴 수준 감소했으며 시추리그 수 감소가 계속돼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다.
셰일오일 생산기업들은 손익분기점이 50달러 수준이며 저유가 지속으로 2015년에도 글로벌 원유기업 58곳이 파산한 가운데 파산기업 중 미국이 39개를 차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은 2015년 12월 통합세출예산법을 통과시켜 원유 수출금지를 해제한 후 원유 수출이 월 2000만배럴 수준 증가해 공급과잉을 유발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캐나다는 원유 수출금지 해제 이전에도 수출이 가능해 미국으로 90% 이상 수출했으나 2015년부터는 유럽, 남미, 아프리카, 아시아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WTI-브렌트유 및 두바이유의 스프레드가 좁혀졌으나 저유가로 운임이 낮아지고 테스트물량 제공 등 마케팅 전략으로 원유 수출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017년에도 WTI-브렌트유 및 두바이유의 스프레드가 작게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수익성이 높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아시아, 중동 등 장거리 운송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VLCC(Very Large Crude Oil Carrier)급 초대형 유조선이 접안 및 선적할 수 있는 수출항이 부재한다는 점에서 대량 수출, 장거리 운송 등은 경제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돼 유럽, 중남미 지역으로 수출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시아는 중국, 일본, 한국 등이 일부 미국산을 도입하고 있으나 채산성이 떨어질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GS칼텍스는 2016년 11월 미국 Eagle Ford에서 생산된 원유 100만배럴을 수입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국내 정유·화학기업들은 Permian, Eagle Ford 등의 셰일분지에서 생산된 원유나 초경질 컨덴세이트(Condensate)를 일부 수입하고 있으나 운송비 부담으로 대부분 수입을 포기했으며 이란산 원유 및 컨덴세이트가 저렴하게 유입돼 미국산 수입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S칼텍스는 미국산 11월물을 테스트용으로 수입했으며 이란산도 채산성을 비교해 수입할 계획이다.
석유화학, 에틸렌 하락으로 수익 악화
국내 정유·화학기업들은 IEA, CERA(캠브리지 에너지 연구소) 등의 국제유가 전망치를 참고하면서 2017년에는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50달러대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석유화학 관계자는 “국제유가를 개별기업이 예측하기는 어렵다”며 “글로벌 에너지기관의 전망치를 참고하면서 나프타(Naphtha), 올레핀(Olefin), 아로마틱(Aromatics) 등 석유화학제품 가격을 예상해 2017년 영업 목표를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프타는 두바이유와 연동되고 있어 가격변동을 예측하기 쉬우나 에틸렌(Ethylene), 프로필렌(Propylene), 부타디엔(Butadiene) 등 기초 석유화학제품은 수급에 따라 가격이 형성돼 예측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2015-2016년 수익과 직결됐던 에틸렌 가격전망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에틸렌은 2015년 2/4분기 초강세를 나타냈고 2016년에도 강세가 이어져 국내기업들의 영업실적을 견인했으나 2017년에는 미국의 ECC(Ethane Cracking Center) 가동이 본격화됨에 따라 침체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2015-2016년 20-60달러대를 넘나들었으나 에틸렌은 대부분 1000달러대를 넘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대를 상회했던 2014년 가격을 비슷하게 유지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국제유가와 에틸렌 가격은 연관성이 떨어지고 있다”며 “특히, 아시아 가격은 수급에 따라 움직이고 있으며 2015-2016년은 일본 및 중국시장의 움직임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에틸렌 강세가 일본의 크래커 폐쇄, 중국 CTO(Coal to Olefin) 및 MTO(Methanol to Olefin) 프로젝트의 지연·중단 등에 연유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2016년까지 일본이 크래커 폐쇄를 지속했고 중국도 CTO 및 MTO 상업화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져 아시아 가격이 급변하는 사태가 벌어지기 어려웠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중국 CTO 및 MTO 프로젝트의 상업화가 계속 지연돼 에틸렌이 약세를 나타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석탄은 중국가격이 2016년 1월 톤당 60달러를 형성했으나 7월부터 급등해 11월 122달러를 나타냈으며 2016년 말에는 100달러로 제조코스트가 크게 상승해 2017년에도 석탄화학은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국내기업들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65-70달러를 넘어서지 않으면 석탄 베이스 에틸렌 및 PE(Polyethylene)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어 중국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프타, 2017년 500달러 넘어서기 힘들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나프타-에틸렌-PE와의 수직계열화를 통해 수익을 창출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에틸렌-PE의 스프레드는 100달러 이하를 유지해 적자생산을 계속했으나 대부분 나프타-에틸렌-PE를 수직계열화하고 있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내기업들은 국제유가가 2017년 50달러대를 상회해도 나프타는 최대 톤당 500달러를 넘어서지 않으나 에틸렌은 1000달러대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나프타-에틸렌 스프레드는 2016년 톤당 평균 700달러 수준으로 NCC(Naphtha Cracking Center)를 가동하는 석유화학기업들의 수익 창출을 견인했다.
그러나 2017년에는 나프타가 500-550달러 수준을 형성하고 에틸렌이 PE를 역전하는 사태가 빈번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미국산 PE가 중국시장에 유입되는 시기가 2017년 하반기 이후”라며 “PE는 공급과잉이 심화돼 에틸렌이 PE를 역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허웅 기자: hw@chemlocus.com>
표, 그래프 : <국제유가 전망><미국의 석유 시추리그 수 변화><비OPEC 원유 감산 합의량><국제유가와 나프타·에틸렌 가격의 상관관계>
<화학저널 2017년 1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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