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산화수소(Hydrogen Peroxide)는 국내 반도체용 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을 크게 개선하지 못하고 있다.
과산화수소는 범용 그레이드가 톤당 300-400달러, 반도체용이 최대 800달러로 1000달러 미만에 불과하고, 수요비중에서 고부가화 비중이 50%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도체 세정용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3D Nand 생산을 확대함에 따라 미세공정이 늘어나 2017년 3만7000톤 수준으로 2016년 2만8000톤에서 9000-1만톤 가까이 급증하며 2018년에는 4만톤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과산화수소는 불순물을 산화시켜 제거하는 웨이퍼 세정에 투입되고 있으며 반도체가 공정미세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세정 횟수가 늘어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과산화수소 시장은 한솔케미칼, SKC의 자회사 Evonik Degussa, OCI, 태광산업 등이 생산하고 있으며, 반도체용은 한솔케미칼과 OCI가 60대40으로 양분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동부하이텍 등 반도체 생산기업에게 고순도 정제공정을 거쳐 공급하고 있다.
한솔케미칼은 Mitsubishi Gas Chemical과 49대51로 합작해 설립한 삼영순화를 통해 공급하고 있으며, OCI는 Sumitomo Chemical의 자화사인 동우화인켐에게 공급하고 있다.
한솔케미칼은 9만톤, OCI는 8만5000톤 공장을 가동해 약 20% 수준을 반도체용으로 투입하고 있다.
특히, 한솔케미칼은 과산화수소를 풀가동하고 있으며 부족분은 OCI로부터 구매해 삼영순화에게 공급할 정도로 수급타이트가 심화되고 있다.
SKC가 지분 45%를 보유하고 있는 EDPK(Evonik Degussa Peroxide Korea)는 10만5000톤 플랜트를 가동하고 있으며 90%를 SKC의 PO(Propylene Oxide) 제조용으로 투입하고 있다.
태광산업은 2012년 5월 900억원을 투자해 5만5000톤 공장을 건설했으나 범용 그레이드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용 과산화수소 시장은 반도체 생산기업들이 생산라인마다 독점 공급권을 부여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의 15라인, 16라인을 동우화인켐이 공급권을 확보해 OCI의 점유율이 3년간 크게 높아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삼영순화는 최근 삼성전자의 17라인을 수주했고 3D Nand를 생산하는 18라인도 수주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솔케미칼은 2013년 700억원을 투자해 중국 Xian 소재 과산화수소 2만5000톤 공장을 완공했으며 2014년에는 범용을 중심으로 약 1만5000톤을 생산했다.
특히, LCD(Liquid Crystal Display) 식각액과 반도체 세정액용 수요가 매년 증가해 2018년에는 2만5000톤을 풀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중국 반도체용은 동우화인켐을 통해 공급하고 있으며 2018년에는 약 6000톤 투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CD 식각액용은 과산화수소계를 LG디스플레이가 유일하게 채용하고 있으며, 한솔케미칼은 솔브레인, ENF테크놀로지, 동우화인켐, 동진쎄미켐에게 공급해 80%를 장악하고 있고 나머지는 OCI가 동우화인켐을 통해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는 국내 LCD 생산능력을 축소하고 있어 신규 진입하는 타이완 및 중국 패널기업들을 중심으로 영업력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과산화수소는 반도체 세정액용 수요가 확대돼도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과산화수소는 섬유 및 제지 표백용 등 범용 그레이드, LCD 식각용, 반도체 세정액용으로 구분하며 2017년 기준 범용 가격은 380달러, LCD 식각용은 500달러, 반도체용은 800달러 수준으로 1000달러 미만이어서 수요가 급증해도 수익을 창출하는데 한계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본 정제기술에 의존하고 있는 삼영순화, 동우화인켐 등은 20%에 가까운 영업이익률을 창출하고 있으나 OCI와 한솔케미칼은 큰 수혜를 입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솔케미칼은 매출 4604억원에 영업이익 821억원, 당기순이익 589억원 수준이고, 삼영순화로부터 발생하는 지분법 수익은 매출 376억원, 영업이익 49억원, 당기순이익 44억원으로 10% 미만 수준이며 반도체용 수요가 급증해도 영업이익의 10%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OCI도 범용 과산화수소를 동우화인켐에게 공급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어 수익 창출에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
<허웅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