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il, PP 40만톤에 PO 30만톤 건설
S-Oil은 2018년 4월 완공을 목표로 4조7890억원을 투입해 잔사유를 프로필렌(Propylene), 휘발유 등 고부가가치제품으로 전환하는 RUC와 함께 PP(Polypropylene) 40만톤 및 PO(Propylene Oxide) 30만톤 생산을 위한 ODC(Olefin Downstream Complex)를 건설하고 있다.
특히, PO는 당분간 글로벌 수급타이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상업가동 후 조기 수익성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2009년 이후 일본 Cosmo Oil, 네덜란드 Shell, 롯데케미칼 등 국내외 화학기업과 합작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Cosmo Oil과 합작한 현대코스모는 P-X(Para-Xylene)를 비롯한 석유화학제품 생산능력을 142만톤으로 확대한 가운데 아시아 수급타이트에 따라 수혜를 누리고 있다.
롯데케미칼과는 현대케미칼을 합작 설립한 후 2016년 말부터 나프타 100만톤 및 M-X(Mixed-Xylene) 100만톤 플랜트를 가동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최근에는 NCC 건설도 함께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석유화학, 범용제품 규모화만 집착…
국내에서는 정유기업들까지 NCC(Naphtha Cracking Center) 건설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범용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계속 유지하고 있어 장기 시장 대응능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당초 산업통상자원부가 2015년 이후 석유화학산업을 구조조정 산업군으로 분류하고 고부가화를 중심으로 구조조정할 것을 요구했으나 규모화에만 집중하고 있다.
대한유화가 2017년 6월 온산 소재 NCC를 증설해 에틸렌(Ethylene) 생산능력을 47만톤에서 80만톤으로 확대했으며, 한화토탈은 대산 NCC 사이드 크래커를 증설해 에틸렌 생산능력을 109만톤에서 140만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2018년 말까지 여수 NCC의 에틸렌 생산능력을 100만톤에서 120만톤으로 확대해 국내 생산능력을 총 230만톤으로 늘리고 우즈베키스탄 및 말레이지아 크래커와 2018년 하반기 완공 예정인 미국 ECC(Ethane Cracking Center)까지 포함해 총 생산능력을 450만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LG화학 역시 2019년까지 총 2870억원을 투자해 대산 NCC의 에틸렌 생산능력을 104만톤에서 127만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석유화학 전문가들이 2017년 하반기부터 미국이 셰일(Shale) 베이스로 탁월한 가격경쟁력을 갖춘 에탄을 활용해 생산한 PE(Polyethylene) 등을 아시아 시장에 대거 수출함에 따라 국내는 물론 아시아 석유화학기업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으나 국내기업들은 여전히 단기적인 수익 향상만을 목적으로 규모화에 집착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2017년 9월에는 롯데케미칼과 한화토탈이 대산에 첨단화학 특화단지를 조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히며 스페셜티 육성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됐으나 실제로는 범용제품 중심의 생산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 한국투자 확대 “봇물”
일본 화학기업의 한국 투자가 본격화된 것도 2017년의 특징으로 요약된다.
일본기업의 국내 투자액은 2017년 1-9월 16억9000만달러(약 1조8361억원)로 전년동기대비 90.2%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기업의 직접투자는 양국 관계가 악화된 2016년까지 4년 연속 감소했으나 2017년 들어 삼성SDI와 LG화학 등이 주도하는 전기자동차(EV) 배터리 사업에 대한 설비투자가 늘어나면서 증가세로 전환됐다.
EV용 배터리를 생산하는 한국기업에게 부품·소재를 공급하는 일본기업들의 수주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Toray는 LG화학에게 소재를 공급하고 있으며 2020년까지 LiB(Lithium-ion Battery) 분리막 증설 등에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도레이배터리세퍼레이터필름(도레이BSF Korea)에 2017년 2000억원을 투자했으며 2020년까지 2000억원을 추가 투자해 구미 분리막 공장의 생산능력을 3배 확대할 방침이다. 코팅능력 증설에도 1500억원을 투자해 EV 보급 확대에 따른 LiB 수요 신장에 대비할 계획이다.
동남아 위생소재 수요를 겨냥한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도레이첨단소재는 2000억원을 투자해 2016년 7월 준공한 군산 소재 PPS(Polyphenylene Sulfide) 공장에 추가로 1000억원을 투자해 PPS 수지는 1만8600톤, 컴파운드는 6600톤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스펀본드 부직포 사업에 115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특히 PP(Polypropylene) 부직포는 2016년 구미에 1만8000톤 공장을 건설한데 이어 2018년에도 증설을 실시해 국내 총 생산능력을 6만4000톤으로 대폭 늘릴 예정이다.
Sumitomo Chemical(SCC)도 Toray와 마찬가지로 배터리, 위생소재 수요 확보를 위해 국내에 6000억원 상당을 투입하고 있다.
2016년 SAP(Super Absorbent Polymer) 6만톤을 상업가동한 Sumitomo Seika Polymers에 820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2018년 12월까지 생산능력을 12만톤으로 2배 확대할 계획이며 평택 터치스크린 패널 공장에 1540억원, 대구 배터리 분리막 4배 증설에 2030억원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이 기초소재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어 원료 공급이 수월하고 주요 산업단지들이 중국 등 수요처와 지리적으로 가까울 뿐만 아니라 국내 산업용 전기요금이 일본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한국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전기요금은 화학제품 제조코스트의 10-30% 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제조공정에 전기가 많이 소모돼 전기요금이 수익성을 좌우하는 탄소섬유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Toray가 국내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우듀폰, 특수제품 강화 “시동”
유럽, 미국 화학산업은 DowDuPont이 대표하듯 2017년에도 대규모 재편이 잇따라 진행됐다.
Dow Chemical과 DuPont은 2015년 12월 50대50 통합에 합의하고 관계당국과 주주의 승인을 얻어 2017년 8월 통합 작업을 완료했다.
앞으로 농업화학·종자(Agriculture), 과학·화학소재(Material Science), 스페셜 첨단제품(Speciality Products) 등 3개 부문으로 독립기업을 설립해 분리할 계획이며 2017년 하반기에는 소재과학과 특수제품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가치 창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존에 과학·화학소재 사업으로 분류했던 다양한 사업을 스페셜 첨단제품 사업으로 이관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으며 이관 이후 매출규모가 과학·화학소재 독립기업은 400억달러, 스페셜 첨단제품 독립기업은 21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동안 Dow Chemical이 영위해온 자동차용 접착제, 액상제품, PS(Polystyrene) 폼(Foam) 단열재 등 건축자재 솔루션, 수처리 관련제품, 의약품·식품 솔루션, 미생물 관리 사업 등을 스페셜 첨단제품 독립기업에 포함시킬 예정이다.
또 자회사 Dow Corning의 반도체, LED(Light Emitting Diode), 의료용 실리콘(Silicone), 자동차·산업기기용 윤활유, 컴파운드 사업과 DuPont의 아라미드 섬유(Aramid Fiber) 브랜드 「Kevlar」 및 「Nomex」, 고밀도 PE 부직포 「Tyvek」 등 고기능 폴리머 사업도 함께 이관한다.
이관 대상 사업들은 2016년 기준으로 매출액이 80억달러에 달하며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24억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셜 첨단제품 독립기업은 포트폴리오 재구축에 따른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전자 & 이미징, 수송 & 첨단 폴리머, 안전 & 건설, 영양 & 바이오 과학 등 4대 사업부를 중심으로 운영하며 이관작업 완료 후 매출은 210억달러, EBITDA 마진이 25%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화학소재 부문은 패키징 & 특수 플래스틱, 산업용 중간소재 & 인프라, 고기능성 소재 & 코팅 등 3개 사업부를 중심으로 폴리올레핀(Polyolefin), 엘라스토머(Elastomer), 폴리우레탄(Polyurethane), 실리콘, 아크릴계(Acryl) 화학제품, EO(Ethylene Oxide) 및 PO 유도제품, 셀룰로오스(Cellulose) 등을 용도에 맞추어 사업부에 공급하는 구조로 운영할 방침이다.
액티비스트, 글로벌 M&A를 좌우한다!
DowDuPont과는 대조적으로 대규모 경영통합이 무산된 사례가 많았다는 것도 2017년 유럽, 미국 화학산업의 특징으로 파악된다.
Clariant와 Huntsman은 5월 50대50 경영통합에 합의했으나 Clariant의 주식을 20% 이상 보유하고 있는 액티비스트의 입김으로 10월 돌연 철회를 발표했다.
Clariant는 11월 Huntsman과의 합작 포기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고 2018년 초 별개의 M&A 안건을 포함한 성장전략을 공표하겠다고 밝혔다.
AkzoNobel은 PPG로부터 3월부터 계속 인수를 제안받았으나 계속 거절했다.
PPG는 AkzoNobel을 인수하면 양사 모두 더 높은 주가 시현, 매출 증가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수차례에 걸쳐 직접적인 압박을 가하면서 인수를 추진했으나 최종적으로 철회하고 앞으로 주식 공개매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AkzoNobel이 스페셜티 케미칼 사업 분사를 결정하고 미국 Axalta Coating Systems과 협상을 시작했으나 또다시 무산됐고, 일본 페인트 메이저인 Nippon Paint가 Axalta Coating Systems 인수를 시도했으나 자금조건을 맞추는 것이 어려워 주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포기했다.
<강윤화 선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