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고무 장갑 시장의 호황이 장기화하고 있다.
최근 합성고무 장갑 수요가 계속 증가하면서 다운스트림인 장갑 가공기업들이 증설을 계속하고 있으며 원료 생산기업들도 공급기반 확충에 주력하는 등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금호석유화학이 NB-라텍스(Nitrile Butadiene-Latex) 생산능력을 기존 40만톤에서 55만톤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다른 글로벌 NB-라텍스 생산기업들도 가동률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증설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무장갑은 얼마 전까지 천연고무제가 주류를 이루었으나 아나필락시스 쇼크 등 라텍스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면서 선진국 일부 병원에서는 천연고무제 장갑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알레르기 반응이 적을 뿐만 아니라 가볍고 강도까지 높은 NB-라텍스 베이스 장갑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으며 성장률이 연평균 10%대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아세안(ASEAN) 등 신흥국들도 고무장갑 수요가 계속 신장할 것으로 예상돼 NB-라텍스 투자를 활성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은 1인당 고무장갑 150장, 유럽은 100장을 사용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6장, 인디아 8장, 아세안 국가들은 11장 정도에 머무르고 있어 앞으로 경제성장에 따라 소비규모가 더욱 확대되면 수요가 대거 창출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고무장갑 메이저 Top Glove는 2019년 상반기 상업가동을 목표로 NB-라텍스 장갑 44억장을 생산할 수 있는 신규 생산설비를 도입할 예정이다.
최근까지도 생산능력 확대에 주력해왔으며 NB-라텍스 생산비중이 2014년 20%에 머물렀으나 2017년에는 천연고무 라텍스 파우더제품을 처음으로 넘어서며 35%를 기록했다.
NB-라텍스 장갑 메이저인 하르타레가(Hartalega)도 증설을 적극화하고 있으며 2017-2019년 생산능력 47억장의 생산설비를 3기 추가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Kossan Rubber, Supermax 등 다른 메이저들도 NB-라텍스 생산비중을 순차적으로 확대한다.
NB-라텍스 생산 확대에 따라 원료 생산기업들도 증설을 서두르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2016년 울산 NB-라텍스 공장의 생산능력을 20만톤에서 40만톤으로 2배 확대했으나 수요 호조에 대응하기 위해 풀가동 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2019년 1/4분기 완공을 목표로 15만톤을 추가 증설하기로 결정했다.
LG화학도 NB-라텍스를 생산하고 있으며 역시 시장 성장에 맞추어 높은 가동률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LG화학은 2008년 NB-라텍스 상업생산을 본격화한 이후 생산능력을 14만톤으로 10배 가까이 확대했으며 현재 세계시장에서 점유율 15%를 기록하고 있다.
2013년에는 라텍스의 한계를 뛰어넘는 「라텍스 모폴리지」 기술을 구현해 무게가 3g 수준으로 기존 장갑에 비해 1-2g 가볍고 강도와 내구성을 각각 20%, 2.5배 향상시킨 초경량 산업용·의료용 장갑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앞으로 지속적인 연구개발 및 투자를 통해 초경량 타입 뿐만 아니라 내침투성을 강화한 신제품을 개발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국내외 NB-라텍스 생산기업들에게 원료 AN(Acrylonitrile)을 공급하는 동서석유화학도 디보틀넥킹을 통해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동서석유화학의 모회사 Asahi Kasei Chemicals(AKC)은 울산 플랜트를 증설하거나 가동을 중단하고 있는 No.1 7만톤 라인을 재가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동남아시아나 울산에 신규 플랜트를 건설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AKC는 AN을 일본 Mizushima 사업장과 자회사 동서석유화학, 타이 PTT Global Chemical(PTTGC)과의 합작기업을 통해 생산하고 있으며 동서석유화학을 통해서는 49만톤 체제를 갖추고 있다.
동서석유화학을 현재 생산라인 2개를 풀가동하고 있으나 No.1 7만톤을 중국발 공급과잉 여파로 2015년부터 가동을 중단한 이후 여전히 재가동하지 않고 있다.
영국 Synthomer도 공급체제 확충에 주력하고 있으며 2018년 말레이지아에서 9만톤 가량을 증설하고 앞으로 6만톤을 추가 증설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