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고부가화 투자로 선회
동남아시아에서는 말레이지아의 Petronas Chemicals Group(PCG), 타이 PTT Global Chemical(PTTGC)이 국영 석유·가스기업의 자회사라는 인식을 불식하고 화학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고부가가치화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9년 대규모 석유정제·화학 컴플렉스 RAPID(Refinery & Petrochemical Integrated Development) 상업생산을 시작하는 PCG는 다운스트림으로 아크릴산(Acrylic Acid), SAP(Super-Absorbent Polymer), 우레탄, 합성고무, PA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도제품 프로젝트는 경기 악화의 영향으로 보류한 바 있으나 최근 제조기술을 보유한 해외기업과 다시 접촉하기 시작했다.
PTTGC는 2018년 8월 PTA(Purified Terephthalic Acid) 및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를 사업화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P-X(Para-Xylene)부터 일관생산체제를 구축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어 PTTGC와 처음으로 합작하는 Mitsui Chemicals(MCC)이 어떻게 시너지를 최대화할지 주목되고 있다.
앞으로는 고부가가치제품 제조기술을 보유한 일본기업들이 원료자원이 풍부한 동남아 국영기업과 합작하는 사례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2022년까지 에틸렌 1200만톤 확대
아시아 석유화학 시장은 2015년 이후 세계적인 경기 회복, 국제유가 하락, 아시아 수요 신장 뿐만 아니라 중동 및 중국의 대규모 투자 중단의 영향으로 활황을 이룬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다시 대규모 신증설에 나서고 있다.
에틸렌은 2018년부터 2022년 말까지 완공이 확실한 설비만 총 1200만톤에 달하고 있다.
특히, 프로판(Propane), 부탄(Butane) 등 LPG를 원료로 투입할 수 있는 나프타 크래커를 비롯해 석탄을 원료로 사용하는 CTO(Coal to Olefin)가 주류를 이루고 있어 주목된다.
중국에서는 최근 석유정제·석유화학 통합 프로젝트가 증가하고 있으며 정유공장의 상압증류장치 및 각종 분해장치에서는 LPG가 생성됨에 따라 에틸렌 원료로 이용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폴리에스터(Polyester) 메이저 Hengli Petrochemical은 다롄(Dalian)에, Zhejiang Petrochemical은 저장(Zhejiang)에 LPG를 투입할 수 있는 나프타 크래커를 건설하고 있으며 모두 2019년 상업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CTO 프로젝트는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자원 전략의 일환으로 에틸렌 증설물량 1200만톤 가운데 350만톤으로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CTO는 일반적으로 물 사용량이 많아 중국 정부의 환경보호정책과 모순되나 자급 가능한 원료를 활용할 수 있는 선택지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되고 있다.
PE, 무역전쟁으로 미국산 유입 주춤하지만…
미국에서는 2017년 가동한 쉐브론필립스(ChevronPhillips)의 메탈로센(Mettalocene) LLDPE(Linear Low-Density PE) 50만톤, 엑손모빌의 LLDPE 2라인 130만톤 등 대규모 PE 플랜트의 가동률이 서서히 높아지고 있다.
현지에서는 일반적으로 원료 에틸렌과 PE의 스프레드가 파운드당 12센트를 넘어서면 수출이 가속화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에틸렌 생산 확대에 따른 현물시세 하락으로 스프레드가 0.3달러까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미국산 PE의 아시아 유입에 제동을 걸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8년 8월23일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에 대응해 보복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으며 관세 인상대상에는 LLDPE, HDPE(High-Density PE)가 포함되고 있다.
LLDPE는 미국의 주력 투자제품으로 중국 수출이 불가능해지면 과잉물량이 동남아시아 등으로 유입돼 시장에 혼란이 발생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시아에는 이미 미국제품 판매·유통기업의 브랜드명으로 공급하는 곳이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기에 2018-2019년에는 사우디 페트로라비, 말레이지아 RAPID, 베트남 NSRP, 한국 에쓰오일(S-Oil) 등이 폴리올레핀 플랜트를 잇따라 가동할 예정이어서 공급과잉이 심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부상하고 있다.
에틸렌·MEG로 파급 확산
셰일 혁명의 영향은 PE에만 한정되지 않고 있다.
미국 에너지 개발 및 천연가스 물류 메이저 Enterprise Products Partners(EPP)와 화학제품 물류기업 Navigator Holdings는 2018년 1월 미국산 에틸렌 수출터미널 운영을 2020년 초 시작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아직 투자에 대한 최종결정은 내리지 않았으나 Mitsubishi상사에 이어 북미산 에틸렌 수출시장에 진입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EPP의 수출량은 약 100만톤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따라 북미는 에틸렌 수급이 거의 균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며 수출을 추진하던 노르웨이 화학제품 물류기업 오드펠(Odfjell), 캐나다 노바케미칼(Nova Chemicals)은 모두 철수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합섬원료 MEG(Monoethyene Glycol)도 미국이 수출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2018년 말 사솔(Sasol)이 28만톤, 롯데케미칼이 70만톤을 가동한데 이어 2019년에는 MEGlobal이 70만톤, 2020년 Formosa Plastics Group(FPG)이 80만톤 플랜트를 신규 가동할 계획이며 상당량이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에 유입돼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디지털화 통한 서플라이 체인 개혁이 중요
아시아 화학기업들은 수요 신장에도 불구하고 시장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규모화와 함께 공급의 유연성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따라 디지털화가 중요한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면 영업담당자와 공장이 수시로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생산계획을 유연하게 변경하거나 성수기와 비수기에 각각 다른 가격을 제안할 수 있어 사업규모가 작아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으며 적극적인 가격 제안을 통해 서플라이 체인 내에서 영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일회용 플래스틱제품 사용 제한 움직임에 대해서도 화학산업은 방법론을 제시함으로써 큰 역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수요기업들이 생분해성 수지 사용 증가 등에 따른 소재가격 상승분을 경영코스트에 반영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리펠릿 기술, 이산화탄소(CO2) 고정화 기술에 대한 니즈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환경 관련기술 개발이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