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폴리오 개선에 10년간 100억달러 투자
아람코(Saudi Aramco)는 석유화학 분야에 10년 동안 1000억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다.
머지않아 석유 수요가 절정에 도달하면 정유산업의 쇠퇴가 불가피하다는 판단 아래 석유화학 등 다운스트림을 중시하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앞으로 10년 동안 화학사업에 총 10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사우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여러건의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함으로써 사업규모를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특히, 중국, 인디아의 잠재 수요에 주목하고 있다.
사우디는 석유·가스 등 천연자원에 대한 의존이 심한 편이며 의존도 탈피를 위해 다운스트림 사업 강화 등 다양한 성장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천연자원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과제이며 화학 사업이 매우 적합하다고 판단하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다만, 한때 검토했던 사빅(Sabic)에 대한 출자는 투자 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중국과 인디아 투자에 나설 예정이며, 중국에서는 저장(Zhejiang), 랴오닝(Liaoning)의 석유정제 및 석유화학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투자할 방침이다.
인디아에서도 Indian Oil, Hindustan Oil, Baraat 등이 마하라슈트라(Maharashtra)에서 계획하고 있는 대규모 정유공장 건설 및 석유화학 사업 진출 프로젝트에 참여할 예정이다.
양국에서만 일일 200만배럴 상당의 원유에서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원유 환산 300만배럴로 석유화학제품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중국, 인디아 외에 말레이지아, 미국에서도 석유정제 및 석유화학 통합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사우디 국내에서 석유정제 프로세스를 거치지 않고 원유에서 바로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컴플렉스를 건설할 계획이다.

1조6000SAR 투입해 미들스트림 강화
사우디 정부는 미들스트림을 중심으로 화학산업을 적극 육성할 계획이다.
사우디 정부는 신산업전략 NIDLP를 통해 2030년까지 화학산업 가운데 미들스트림 분야를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홍해 연안 라비(Rabigh)와 얀부(Yanbu), 아라비아만과 가까운 주베일(Jubail) 등 3곳에 복합소재, 필름, 접착제, 수지관, 고무 가공제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원료부터 수직계열화함으로써 가격경쟁력을 개선하고 화학제품을 수출산업 확대를 위한 핵심소재로 성장시킬 방침이다.
NIDLP는 2030년까지 1조6000억사우디리얄(SAR)을 투자하고 광업, 공업, 물류, 에너지 등 4개 분야를 육성하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2016년 정부가 원유 의존형 경제에서 탈피하기 위해 발표한 비전 2030을 산업 육성을 중심으로 구체화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4개 분야 가운데 공업은 총 300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화학제품은 라비에서 복합소재, 필름 등 중간소재와 함께 접착제·봉지재 등을 양산화할 예정이며 수지관, 고무 가공제품 등 생산도 시작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다만, 페트로라비가 수지 등 화학제품을 가공하는 공업단지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나 해당 지역에서 진행할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NIDLP에는 아라비아만 연안을 중심으로 한 자동차부품 산업 육성안도 포함돼 있다.
구체적으로는 알루미늄 주조합금 및 포일, 연료펌프 공장을 유치할 방침으로 상승효과에 따른 화학산업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복합소재, 우레탄폼(Urethane Foam) 사업화도 자동차 분야 적용을 위해 추진할 계획이다.
아람코-사빅 통합 가능성에 한국 연계 확대
사우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화학산업 다각화에 맞추어 국영기업 2사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람코와 사빅은 NILDP 발표에 앞서 나프타(Naphtha)를 경유하지 않고 원유를 직접 분해해 에틸렌 등 화학 기초원료를 생산하는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한 연구를 더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프랑스 Axens, TechnipFMC와 함께 2021년까지 원유를 화학제품으로 직접 전환하기 위한 기술 정립에 나설 예정이다.
아람코는 조만간 주베일에서 토탈(Total)과 함께 대규모 석유화학 컴플렉스 건설 프로젝트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에틸렌(Ethylene) 생산능력 150만톤 크래커를 중심으로 총 6조원을 투입해 2024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도제품은 전부 확정하지 않았으나 2019년 1월 폴리이소부텐(Polyisobutene) 상업화를 우선 결정했다.
폴리이소부텐은 윤활유나 연료유 첨가제, 엔진오일에 사용하며 자동차산업 육성을 위해 상업화하는 것으로 기술을 보유한 대림산업과 합작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람코는 사우디 정부가 원유 의존 탈피와 함께 원유 안정 판매처 확보에 집중함에 따라 국내시장을 중심으로 영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미 에쓰오일의 최대주주로 자리하고 있으며, 최근 현대오일뱅크 지분을 약 20% 확보함으로써 2대 주주로 등극했다.
사빅의 아람코 인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원래 아람코가 원유 정제 및 석유제품 생산을, 사빅은 화학제품 생산으로 역할이 구분돼 있으나 아람코가 화학 분야 진출을 하며 경계가 애매해짐에 따라 통합 가능성이 등장하고 있다.
다만, 사빅이 시장의 원칙을 중시하면서 자국 화학산업 육성에 대한 기여가 불충분하다고 판단된다면 합병을 미루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사빅은 2007년 GE Plastics을 인수해 유럽, 미국의 생산·영업거점을 확보한 바 있고 앞으로 원료에 강점을 갖춘 아람코를 수직 통합한다면 경쟁력이 더 강화될 것이라는 평가도 있어 합병 가능성을 완전히 무시하기는 어려운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