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 장기화에 따라 글로벌 경기 둔화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이 중국과의 관계 강화에 나서 주목된다.
일본은 경단련, 상공회의소 등이 중국 방문단을 구성하고 9월11일부터 베이징(Beijing)을 방문해 중국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회담을 가졌다.
회담에서는 중국 상무부 등 경제부처 관계 간부들에 대한 제언 등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은 중국과 미국이 무역마찰 상황에 놓이면서 국제사회가 분열되고 있고 글로벌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으며 세계무역기구(WTO) 개혁 등 경제시스템 재구축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에 대한 제언은 중국이 세계 경제대국 가운데 하나라는 인식 아래 선진국과 동등한 입장에서 높은 수준으로 세계경제 질서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해달라는 내용으로 작성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제언에 대해 리커창 총리는 “중국은 위대한 개발도상국”이라고 답변해 양국 사이의 의견 차이가 드러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일본은 Society 5.0 확립을 위해 핀테크, 셰어링 서비스 등 디지털 경제를 급속도로 발전시키고 있는 중국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실현을 위해서는 데이터 유통의 공평성과 투명성을 감안한 새로운 환경정비가 필요하고 양국이 공동활동을 펼치기 위해서는 외상투자법에 명기된 외국인 투자기업의 지적재산권 보호, 사이버 보안법 적용을 고려해야 하는 등 과제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도 일본과의 연계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으나 중국 방문단과의 만남에서는 자국을 개발도상국이라고 계속 언급하면서 일본과 동등한 수준으로 협력하기 어렵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에 일본 재계 관계자들은 중국이 국제적인 규율을 따르게 만들기 위해서는 결국 미국과의 연계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마찰로 자국 경제가 악화된 것을 인정하고 있으며 일본과 투자 및 기술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세계경제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어 앞으로도 일본기업 투자를 적극 수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과의 상호보완성이 높은 산업으로는 환경, 의료, 디지털, 제3국과의 협력 등 일본기업들이 강점을 나타내고 있는 분야가 부각되고 있다.
에너지 절약과 환경 분야에서는 화학기업들이 많은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아사히글래스(Asahi Glass)의 이시무라 카즈히코 회장은 중국 공업정보화부와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에서 “제조업이 직면한 환경보호 과제 해결을 위해 중국과 협력하고 싶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유리 제조공정인 플로트 공법에서 인공지능(AI)을 사용하는 암묵적 지식(Tacit Knowledge)에서 명시적 지식(Explicit Knowledge)으로 전환되고 고도의 제어기술을 공유할 수 있다고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도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해양 폐플래스틱 문제에 대해서는 쇼와덴코(Showa Denko)의 타카하시 쿄헤이 상담역이 생분해성 수지, 종이 등 대체소재 개발, 이용 촉진을 언급하면서 “경제성을 고려한 리사이클과 재자원화 촉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양국 정부에게 리사이클, 이노베이션 관련법안 정비를 촉구하면서 “양국이 아시아를 주도하고 세계 지속가능성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 관계자는 정책과 기술 면에서 일본과 서로 이해도를 높이고 싶다면서 녹색기준 상호인증 등을 추진하자는 의사를 내비쳤다.
일본은 안전보장상 주요 관계국인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를 펼치면서 상당한 딜레마에 놓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자국 산업구조 상 글로벌화의 수혜를 누리는 것만이 생존을 위한 길이라는 인식 아래 중국이 글로벌화를 중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과의 협력을 계속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미국이 중국경제에 대해 궤도 수정을 요구하고 있어 앞으로 방향성을 명확히 잡아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강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