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레핀, 수요 부진으로 수익성 악화 장기화 … 85%가 손익분기점
아시아 올레핀(Olefin) 시장은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중동산 유입이 줄어들면서 나프타(Naphtha) 수급이 타이트해진 반면 에틸렌(Ethylene), 프로필렌(Propylene), 부타디엔(Butadiene) 등 올레핀은 주요 유도제품 수요가 활기를 상실하면서 약세를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3가지 올레핀의 상호 보완적 관계에 따라 좌우되는 NCC(Naphtha Cracking Center)의 높은 가동률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올레핀은 최근 나프타 가격이 강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유도제품 수요가 부진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나프타 평균가격(MOPJ: Mean of Platts Japan)은 2019년 8월 톤당 469달러에서 9월 503달러, 10월 530달러를 나타내는 등 9월을 경계로 상승세를 멈추지 않고 있다. 12월 말에도 C&F Japan 톤당 560-570달러로 초강세를 계속했다.
국제유가가 브렌트유(Brent) 기준 배럴당 65-66달러로 강세를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중동산 및 유럽산 유입이 줄어들고 아시아는 동북아시아를 중심으로 스팀크래커들이 풀가동을 계속해 수급타이트가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수급 밸런스에 맞추어 부가되는 프리미엄은 9월 중순 이후 일시적으로 6배 폭증했고 다소 약화된 11월 중순에도 4배 수준에 달해 동북아 지역의 수급타이트 상태가 본격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12월에는 톤당 평균 47-48달러를 형성했다.
반면, 올레핀 가격은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에틸렌은 2019년 10월 FOB Korea 톤당 700달러대에서 등락을 반복한 후 12월 초 일시적으로 810달러를 회복했으나 곧바로 700달러대로 폭락하는 등 600달러대 후반에서 800달러대 초반 사이를 오르내리고 있다.
프로필렌은 장기간 900달러 초반을 유지했으나 3개월 동안 120달러 하락하면서 11월 초까지도 840달러를 형성했으나 중국이 PDH(Propane Dehydrogenation) 가동률을 높이면서 12월 초 800달러가 무너졌고 12월 말에는 770달러에 그쳤다.
부타디엔 역시 스팀크래커들이 여름철에 LPG(액화석유가스) 투입을 확대하면서 생산량이 줄어들어 1200달러 안팎의 강세를 유지했으나 가을철에 접어들면서 공급과잉이 재현돼 900달러 전후로 무려 250달러 폭락했다. 12월 말에는 920달러로 상승했으나 추가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이다.
모두 유도제품 수요 부진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으로, 10월에는 아시아에서 NCC 여럿이 정기보수를 실시했으나 현물가격에 미친 영향은 미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스팀크래커 가동률을 좌우하는데 중요한 나프타와의 스프레드가 가동률 조정을 결정하는 기준에 근접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에틸렌은 800달러 전후로 저가에 머무르고 있으나 나프타는 여전히 500달러대 중반과 후반 사이에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에틸렌과 달리 나프타 이외의 원료 비중이 높은 프로필렌은 양호한 수준의 스프레드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PDH, FCC(유동층 접촉분해장치) 등 나프타 이외 원료를 사용하는 플랜트에서 설비 트러블이 발생하면서 공급이 제한된 가운데 유도제품 중 수요의 60% 가량을 차지하는 PP(Polypropylene)가 중국을 중심으로 자동차, 가전, 일반 소비재 용도 등에서 크게 부진함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또 AN(Acrylonitrile), 페놀(Phenol) 등 유도제품 수요도 크게 증가할 요소가 없어 하락세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부타디엔 역시 자동차 생산 부진으로 SBR(Styrene Butadiene Rubber) 등 합성고무 수요가 회복되지 못하면서 손익분기점을 밑도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아시아 NCC들은 한국을 중심으로 가동률 조정을 본격화하고 있다.
국내 NCC 일부는 12월 가동률을 5-10% 낮추었고, LG화학도 2020년 1월 스팀크래커의 가동률을 90-95%로 감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 NCC는 3가지 올레핀이 수익성을 상호 보완하면서 높은 가동체제를 유지했으나 나프타 강세에 올레핀 약세가 장기화되면서 조정국면에 돌입한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나프타 강세가 2020년까지 유지되면 손익분기점 가동률인 85%가 무너질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일본은 스팀크래커의 가동률이 10월에도 94.6%를 기록하면서 3개월 연속 실질적 풀가동 기준인 95% 이상을 넘기지 못했다. 태풍 19호 영향으로 일부 크래커가 가동률을 낮추었기 때문이다.
다만, 손익분기점 기준인 90% 이상은 71개월 연속 유지했다.
일본은 경제환경의 변화가 영향을 미치면서 11월 이후 가동률을 95% 이상으로 끌어올리기는커녕 80%를 유지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