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P, 화석연료 수요 감소 가능성 제기 … 수소 중심 재생에너지 투자
석유정제산업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사업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화석연료는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나 코로나19 사태로 새롭게 자리를 잡고 있는 생활양식과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의식이 확대되고 있는 시대적 트렌드를 타고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정유기업들은 날로 확대되는 불확실성에 맞추어 재생가능에너지, 수소 등 새로운 에너지원의 가능성을 도출하는 종합에너지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판단 아래 투자를 적극화하고 있다.
BP는 최근 2050년까지 에너지 시장이 장기적으로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하고 GHG(온실가스) 감소율에 따라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Net Zero, Rapid, Business as Usual(BAU) 등 3가지이며 Net Zero와 Rapid 시나리오는 글로벌 화석연료 수요가 2019년 이후 감소하는 미래상을 제시하고 있다.
에너지원의 저탄소화 트렌드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침체 장기화, 사람들의 이동량 감소 등을 반영한 것이며, BP는 미래 예측이라기보다 가설에 가까운 시나리오라고 밝히고 있으나 현재의 시장구조와 상당히 달라 충격을 주고 있다.
반대로 아시아 국가들은 신흥국을 중심으로 개발도상국의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화석연료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만약, BP의 예상대로 화석연료 수요가 특정 시점을 기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한다면 미래 수요를 기대하고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해온 세계 각국의 정유공장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욱이 석유정제설비 대부분이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2020년 초부터 가동률을 낮춘 상태이고 하반기까지 타격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석유 수요 감소 예상은 상당히 충격적인 시나리오로 평가되고 있다.
석유정제설비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이동 수요가 급감하면서 국제유가가 폭락함에 따라 대규모 재고평가손실을 입었고 정제마진 약세까지 겹침으로써 수익성이 대폭 악화된 상태이다.
국내 정유 4사는 상반기에 코로나19 여파로 SK이노베이션 2조2149억원, 에쓰오일 1조1716억원, GS칼텍스 1조1651억원, 현대오일뱅크 5500억원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내면서 총 적자액이 약 5조원에 달했다.
석유정제 분야는 코로나19 사태로 수요 감소 현상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대대적인 개편이 요구되고 있다.
국내와 석유정제능력이 비슷한 일본은 코로나19 영향이 반영된 2019회계연도(2019년 4월-2020년 3월)에 300억엔을 상회하는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전국적으로 정유공장 21개를 가동하고 있으나 코로나19 사태 뿐만 아니라 수년 전부터 내수 축소에 대비해 구조재편이 요구됨에 따라 석유화학기업과의 연계 강화 등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
2019년 11월 에네오스(Eneos)와 미츠비시케미칼(Mitsubishi Chemical)이 가시마(Kashima) 정유공장을 수직계열화하기 위해 LLP(유한책임사업조합)를 설립했고, 에네오스는 휘발유(Gasoline) 생산량을 제로(0)화하겠다는 장기목표 아래 정유공장의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재생에너지를 비롯한 비 화석에너지 개발도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다.
에네오스는 중기경영계획을 통해 연료유, 전력, 수소 등 에너지 공급과 모빌리티, 생활 지원 등을 접목시킨 Eneos 플랫폼에 대한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이데미츠코산(Idemitsu Kosan)은 경영통합을 거쳐 재생에너지 풀라인업을 갖추고 일본과 해외에서 전력원 개발에 주력하고 있고, 코스모에너지(Cosmo Energy)는 해상풍력 투자를 적극화하고 있다.
도시가스도 저탄소화를 위한 개발에 나서고 있다.
도쿄가스(Tokyo Gas)는 2050년 이후 빠른 시기에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제로화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으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LNG(액화천연가스)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재생에너지 전원을 활용한 수소 제조기술 등 차세대 기술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국내 정유 4사는 수소산업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SK에너지는 11월 가동을 목표로 평택에 수소충전소를 건설하고 있으며 7월에는 수소 물류 얼라이언스 참여를 공식화했다.
수소 물류 얼라이언스는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사업으로 군포물류단지 등에 수소 화물자동차 충전소를 설치하고 연료 보조금 지원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다.
에쓰오일은 서울시와 협의해 마곡연구소 부지에 수소충전소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현대오일뱅크는 기존 주유소 인프라를 활용해 수소충전소를 2025년 약 8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강윤화 선임기자)